판례
서울지하철노조가 총회에서 의결한 ‘민주노총 탈퇴’가 무효라...
- 번호
- 2011가합11649
- 일자
- 2012-02-20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이 노동조합의 규약에 기재된 이상 그에 관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의는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여 노동조합의 특별결의를 요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의결은 피고 규약 제5조의1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이어서 노조법 제16조 제2항 단서에 규정된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해당함에도 출석조합원의 53.02%의 찬성에 그쳐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인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무효.
【원 고】 별지 목록 기재와 같다.
【피 고】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조합
【변론종결】 2011. 10. 14.
1. 피고가 2011. 4. 27.부터 2011. 4. 29.까지 조합원 총회에서 ‘새로운 상급단체 설립가맹[국민노총(가칭)] 및 민주노총 탈퇴’의 건에 대하여 한 의결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근로자들로서 피고에 가입되어 있는 조합원들이며, 피고는 조합원 8,639여 명이 가입되어 있는 단위노동조합이다.
나. 피고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되어 있었고, 피고의 규약 제5조의1 (가맹)은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다. 피고는 2011. 4. 27.부터 같은 달 28.까지 사이에 ‘새로운 상급단체 설립가맹[국민노총(가칭)] 및 민주노총 탈퇴’(이하 ‘이 사건 안건’이라 한다)를 안건으로 하여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였는바, 투표 결과 조합원 8,639명 중 8,197명(94.88%)이 투표에 참여하여, 4,346명(53.02%)이 찬성하고 3,822명(46.63%)이 반대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발표하였다(이하 ‘이 사건 의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규정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11조(규약)
노동조합은 그 조직의 자주적ㆍ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하여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1. 명칭
2. 목적과 사업
5. 소속된 연합단체가 있는 경우에는 그 명칭
10. 규약변경에 관한 사항
제16조(총회의 의결사항)
① 다음 각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1. 규약의 제정과 변경에 관한 사항
2. 임원의 선거와 해임에 관한 사항
3.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
4. 예산ㆍ결산에 관한 사항
5. 기금의 설치ㆍ관리 또는 처분에 관한 사항
6. 연합단체의 설립ㆍ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
7. 합병ㆍ분할 또는 해산에 관한 사항
8.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
9. 기타 중요한 사항
② 총회는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규약의 제정ㆍ변경, 임원의 해임, 합병ㆍ분할ㆍ해산 및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④ 규약의 제정ㆍ변경과 임원의 선거ㆍ해임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의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에 의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규약
제5조 (사업)
조합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 각호의 사업을 추진한다.
1. 조합원의 노동조건 개선 및 복지증진에 관한 사항
2. 조합원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에 관한 사항
3. 조합원의 문화수준 향상 및 산업안전, 보건, 지하환경개선, 산업재해에 관한 사항
4. 지하철 경영의 합리화 촉진과 실질임금 향상 및 공정한 소득분배에 관한 사항
5. 사회보장제도의 확립과 노동관계법의 개정, 준수에 관한 사항
6. 복지후생시설 및 그 사업에 관한 사항
7. 생활권과 노동권 확립에 관한 사항
8. 연합단체의 설립과 가입에 관한 사항
9. 관련단체 및 목적을 같이하는 단체와 제휴에 관한 사항
10. 노동조합 발전 및 조직강화에 관한 사항
11. 기타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항
제5조의1 (가맹)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
제19조 (의결)
② 총회의 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장하며 총회투표구는 선거관리규정의 위원장선거의 투표구를 적용한다.
제51조 (설립과 결의)
조합의 각종 회의는 별도 규정이 없는 한 재적구성원 과반수 이상의 참석으로 성립되고, 참석인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한다. 단, 가부동수일 경우 의장이 결정한 바에 의한다.
제53조 (특별결의)
다음 사항은 특별결의로서 재적구성원 과반수 이상의 참석과 참석인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하며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한다.
1. 규약의 제정 및 변경에 관한 사항
2. 각급 임원, 간부의 징계 및 불신임에 관한 사항
3. 조합원 징계에 관한 사항
4. 합병, 분할, 해산 및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
3.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이 사건 안건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탈퇴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는 피고의 규약 제5조의1을 변경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의결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노조법 제16조 제2항과 피고의 규약 제53조에 따라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함에도 이 사건 의결은 출석조합원 53.02%의 찬성에 그쳐 위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무효이다.
2)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의결은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피고의 규약에 반하는 의결로서 효력이 없다.
3) 또한 이 사건 의결 당시 투표용지 색을 각 지부에 따라 5가지로 구분하고 투표용지에 소속 지부와 지회의 이름을 명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개표시에 지회별로 개표결과를 집계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는바, 이는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투표권 및 비밀투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노조법과 피고의 규약에 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
이 사건 의결은 위 규약의 변경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연합단체의 탈퇴 및 가입’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총회의 일반결의에 의할 수 있고, 연합단체의 설립·가입·탈퇴를 위해 반드시 위 규약의 개정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연합단체의 탈퇴 등을 위한 결의를 한 다음 별도의 결의를 통하여 위 규약의 변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4. 판단
노조법은 ‘소속된 연합단체가 있는 경우에는 그 명칭’을 노동조합의 규약에 기재하여야 하도록 규정하고(노조법 제11조 제5호),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은 노동조합의 특별결의(재적조합원의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노조법 제16조 제2항). 그런데 한편 노조법은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면서도(노조법 제16조 제1항 제6호) 총회의 특별결의에 관한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이를 특별결의 대상으로 명시적으로 나열하고 있지는 아니하고 있고, 역시 피고 총회의 특별결의에 관한 피고의 규약 제53조에서도 이를 특별결의사항으로 명시적으로 나열하고 있지는 않고 있어,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은 피고의 특별결의가 아닌 일반결의(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로 가결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관련 규정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이 노동조합의 규약에 기재된 이상 그에 관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의는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여 노동조합의 특별결의를 요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의결은 피고 규약 제5조의1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이어서 노조법 제16조 제2항 단서에 규정된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해당함에도 출석조합원의 53.02%의 찬성에 그쳐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인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무효라고 봄이 옳다.
① 노조법 제11조 제5호에서 ‘소속된 연합단체가 있는 경우에 그 명칭’을 규약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는바, 규약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이 기재된 이상 소속된 연합단체를 탈퇴하는 것은 기존의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에 관한 피고의 규약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인 점.
② 총회의 의결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노조법 제16조 제2항은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조합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총회의 의결방법에 관한 위 규정은 강행규정인데(대법원 1995.8.29. 자 95마645 결정 참조), 규약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 피고의 주장과 같이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이 일반결의로 통과되어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고 해석하면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에 대해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한 위 강행규정을 사실상 잠탈하게 되는 점.
③ 또한 피고의 주장과 같이 연합단체의 가입·탈퇴 등에 관한 의결과 별도의 의결을 거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에 관한 규약을 변경할 수 있다고 보면 ‘연합단체의 가입·탈퇴 등에 관한 사항’은 가결되더라도 그에 따라 규약을 변경하기 위한 특별결의는 부결되거나 규약변경을 위한 결의 자체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현실과 상이한 규약이 생겨나고, 이는 노동조합이 소속된 연합단체에 관한 사항을 정확하게 신고하도록 함으로써 행정당국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대한 효율적인 조직체계의 정비관리를 할 수 있게 하려는 노조법 제11조 제5호의 취지에 반하게 되는 점.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김수일(재판장), 박성구, 백효민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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