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업무가 다소 과중하나 상병 직전 특별히 가중된 바 없다면 ...
- 번호
- 2011구합2808
- 일자
- 2013-12-23
【원 고】 A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3. 7. 11.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1. 9. 26.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7. 3. 20. C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엔진생산관리부서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해오던 중, 2011. 1. 9. 16:00경 원고의 집에서 쓰러졌고, ‘좌측 자발성 뇌 실질 내 출혈, 우측 편마비, 이차적 인지기능 및 언어기능 장애’(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진단받아,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나. 이에 피고는 2011. 9. 26. “원고의 뇌 CT에서 좌측 시상핵 부위에 자발성 뇌출혈 소견 관찰되나, 작업력상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 돌발상황 및 육체적, 정신적 업무과로가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고혈압 등의 기존 질환이 자연적으로 악화되어 발병한 것으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을 불승인(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고혈압이지만 약을 복용하면서 잘 관리하고 있는 상태에서 2010년 한 해 동안 한 달에 약 90 내지 130시간 정도의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를 하여 만성적으로 피로가 누적된 것과 이 사건 상병 발생 2개월 전부터 난방시설이 없는 작업장에서 추위에 노출된 채 인력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여야 하는 등 이전보다 근무조건이 악화되어 스트레스를 받은 것에 기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 사실
1) 원고의 업무 및 작업 환경
가) 원고는 소외 회사의 4-밸브 엔진공장에서 엔진이 컨베이어를 따라 운반되어 자동화시스템으로 트럭에 상차되면 그 트럭을 운전하여 의장공장으로 가서 호이스트로엔진을 그곳의 컨베이어벨트에 하차하는 엔진 운반 업무를 해왔다. 원고는 2010. 10. 1.부터는 작업 장소를 에쿠스 생산라인이 철거되고 외벽만 남은 ‘구 에쿠스 공장’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는 자동화시스템이 없이 바닥에 놓인 엔진을 지게차로 들어올려 트럭에 상차하면, 트럭을 운전하여 의장공장으로 가서 그곳의 컨베이어벨트에 하차하는 일을 하였다.
나) 트럭에는 엔진이 9대 실리고, 상차에 소요되는 시간은 15분 정도이며, 구 에쿠스 공장에서 트럭을 운전하여 의장공장에 갔다가 오는 시간은 1회 왕복에 40 내지 50분이 소요되고, 하루에 7 내지 8회를 운행한다. 구 에쿠스 공장으로 이전한 이후에는 수작업으로 하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에 부서의 근무자가 13명에서 20명가량으로 늘어났다.
다) 구 에쿠스 공장은 난방시설이 철거되고, 난로만 몇 대 놓인 상태였다.
라) 2011. 1. 1.부터 2011. 1. 8.까지 사이에 울산 북구의 최저 기온은 영하 2.6℃ 내지 영하 7.8℃다.
마) 원고는 소외 회사에서 1주 단위로 주·야간 2교대 근무를 하였고, 평일에는 대부분 기본 8시간 근로 외에 발병 6개월 전부터 적게는 하루 1.83시간 많게는 하루 3.33시간의 연장근무를 하였으며, 주말에는 17:00 시작하여 다음날 08:00까지 근무하는 휴일철야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5개월 이내의 근무일수 및 근무 시간은 다음 표와 같다.
바)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전날인 2011. 1. 8. 토요일 08:00 부터 20:00까지 10시간의 특근을 하고 귀가한 후, 2011. 1. 9. 16:00경 그 날 17:00부터 시작되는 휴일 철야근무를 하러 가기 전 원고의 집에서 쓰러졌다.
2) 원고의 건강 및 생활습관, 수진내역 등
가) 원고는 1956년생으로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만 54세였고, 신장은 174cm, 몸무게는 2008년 이후 81 내지 82kg이었다.
나) 원고는 2002년경 동강병원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다) 원고는 정기적으로 소외 회사 사내 부속병원 및 울산대학교병원에서 혈압 측정을 하고, 혈압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여 왔는데, 2009. 1. 8.부터 이 사건 상병 발병일 즈음까지의 최고/최저 혈압 측정치, 혈압약 처방량, 처방 간격 및 처방약 복용 과부족(전달 처방량 - 처방 간격)은 다음 표와 같다.
라) 원고는 다음 표와 같이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
마) 원고는 2008. 6. 23.자 건강진단에서 간장질환(알콜성 지방간) 소견, 과음 삼가, 체중조절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2009. 6. 18.자 건강진단에서는 간장질환 의심, 신장질환 의심, 이상지질혈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2010. 4. 21.자 건강진단에서는 간장질환 의심, 신장질환 의심, 기타흉부질환 의심, 이상지질혈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각 받았다.
바) 원고는 2003년 이후로는 흡연을 하지 않았으나, 1주일에 1, 2회 술을 마셨다.
3) 의학적 소견
가) 피고 자문의 소견
- 2011. 1. 11. 두부 CT에서 뇌실내 출혈 소견 보이며 원고의 고혈압 병력, 이전 뇌경색 과거력을 고려하고, 명백한 과로나 스트레스가 인정되지 않아 재해와 연관 없는 자연경과적 발병으로 판단됨.
나)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사실조회 결과
- 2002. 10. 21.자 동강병원 두부 CT상 특이소견 없으나, 2007. 10. 26.자 동강병원 두부 MRI상 우시상부의 오래된 뇌출혈이 인지되었음. 위 MRI상 뇌동맥류나 뇌혈관이상은 인지되지 않았음. 위 오래된 뇌출혈은 2002. 10. 21. 발생된 출혈성뇌경색증이 있다가 흡수된 것으로 사료됨.
- 임상적 주관으로는 연장근무가 발병일 전 7일 동안 20% 증가, 발병 30일 전 10% 증가시 과로나 스트레스 가중으로 뇌졸중이 발생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어, 원고는 발병일 전 7일간 11.65시간 연장근무하여 20.8%, 발병일 전 1개월간 64.8시간 26% 연장근무 한 것으로 계산되어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사료됨.
- 기존의 고협압이 있었으나 약물복용하여 고혈압은 잘 조절되고 있어 20%이상 작업시간 연장으로 인한 과로나 스트레스가중으로 인하여 뇌출혈이 발생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사료됨.
- 치료받지 않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은 뇌내출혈의 위험인자는 될 수 있으나 치료받은 경우에는 위험인자라고 하기 어려움. 위험인자를 치료하고 예방하면 정상인과 차이가 없음.
- 뇌경색이 2002년 발병 후 2011. 1.까지 재발이 없었고, 좌상하지마비가 발생되었으나 호전되어 10년 전의 뇌경색이 10년 후 뇌출혈 발생과는 연관성이 희박하다고 사료됨.
- 매서운 강추위가 발생하여 뇌졸중이 발생될 위험이 어느 정도 증가가능성은 있으나 이에 대한 정확한 문헌보고는 없음.
다) 이 법원의 울산대학교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 2009. 6. 30. 단백뇨 발생으로 내원. 원고는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었음. 혈압은 안정적으로 조절되었음.
라) 양산부산대학교 병원의 작업관련성 평가
- 원고는 뇌출혈로 확인이 되었는데, 뇌출혈을 유발시킬 수 있는 개인적 요인인 고혈압이 있어서 개인적 요인에 의한 발병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혈압약을 복용하여 잘 조절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야 하며, 평소 월 평균 90시간 이상의 장시간 연장근무를 하였는데 장시간 노동은 뇌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강력한 요인이며, 또한 교대근무도 시행하였는데 교대근무 또한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사건 상병 발생 2개월 전부터 난방이 안 되는 작업현장에서 일함으로써 갑작스런 작업환경의 변화는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게서 혈압상승 등의 요인을 제공하는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상병은 기존의 개인적 요인에 작업적 요인이 악화요인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됨.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 결과, 울산대학교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2) 이 사건에서, 원고의 과로와 스트레스, 추운 작업장 등 환경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되었는지 여부를 보건대, 앞서 본 인정 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기존 질환인 고혈압이 자연 경과적으로 악화되어 발병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추단하기에는 부족하다.
가) 원고가 월 휴무일이 3 내지 5일에 불과한 적이 많고 월 근무시간이 260 내지 300시간에 이를 정도의 근무를 주·야 2교대 방식으로 수행한 것은 신체에 부담이 되었으리라고 보이나, 한편 위와 같은 원고의 장시간 근무, 평일 연장근무, 휴일 특근 및 철야근무는 원고와 소외 회사 근무자들이 작업 물량의 증감에 따라 종래부터 계속하여 해오던 것이고 주·야 2교대 근무도 오랫동안 해오던 방식이어서 특별히 이 사건 상병 발병 즈음에 원고의 업무 시간이나 업무량이 증가된 것은 아니었고, 갑자기 원고에게 피로나 부담이 가중될 만한 사정은 없었다.
나) 2010. 10. 1.경 원고의 작업장소가 구 에쿠스 공장으로 바뀌면서, 종전에 4-밸브 엔진공장과 같은 자동화시스템이 갖추어지지 못하여 인력과 지게차를 이용하여 엔진을 상차해야 하는 등 원고의 업무 자체는 가중되었다고 할 것이나, 그에 맞추어 원고가 속한 부서의 근무자가 13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났고, 원고의 업무 자체(엔진 상차, 운전, 컨베이어에 하차)는 소요 시간 및 운행 횟수 및 작업 방식 등에 비추어 근무강도가 아주 높은 업무라고는 할 수 없다.
다) 원고가 2010. 10. 1.부터 작업한 구 에쿠스 공장에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점은 있으나, 원고의 업무는 계속 구 에쿠스 공장에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1회당 상차하는 15분이 구 에쿠스 공장에 있는 시간이고, 나머지 40 내지 50분은 의장공장으로 운전을 하여 오가는 시간, 의장공장에서 엔진을 트럭에서 하차하는 시간이어서 추위에 노출된 시간이 제한적인 점,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시간 및 장소가 16:00경 집이었던 점에서 위와 같은 공장의 추위가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주었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
라) 제시된 의학적 소견에 따르면, 원고는 혈압약을 복용하여 고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었고, 치료받고 있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은 뇌내출혈의 위험인자라고 하기 어렵다는 전제하에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나, 원고는 소외 회사 사내 부속병원 및 울산대학교 병원에서 혈압약을 처방받았는데, 2009년, 2010년 혈압약 처방량과 처방 간격을 비교해보면, 처방량에 비하여 처방 간격이 길어 그 차이만큼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일수가 많아 보이는 점, 원고는 2002년 뇌경색을 앓은 전력이 있고, 적어도 2008년 이후 건강진단에서 계속적으로 고혈압, 신장 및 간장 질환, 고지혈증 등의 이상 소견이 있어 음주 삼가, 체중조절 및 혈압관리의 필요성을 주지 받았으나, 1주일에 1, 2회 음주를 계속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과체중 상태에서 체중을 감량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혈압약을 계속 복용하였음에도 혈압측정시 여러 차례에 걸쳐 최고 혈압이 140 이상, 최저 혈압이 90 이상이었던 점, 원고는 구 에쿠스 공장으로 옮기기 이전인 2008년부터 고혈압에 따른 합병증으로 보이는 망막 혈관 폐쇄, 상세불명의 고혈압성 심장 및 콩팥(신장)병이 발병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의학적 소견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대(재판장), 장원석, 선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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