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산업기능요원 자살에 대하여 사용자인 방위산업체에 손해배상책...
- 번호
- 2012가단7921
- 일자
- 2013-08-05
【원 고】 A외 2명
【피 고】 주식회사 D
【변론종결】 2013. 4. 10.
1. 피고는 원고 E, B에게 각 85,608,894원, 원고 C에게 6,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7. 8.부터 2013. 5.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E, B에게 각 181,528,669원, 원고 C에게 10,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7. 8.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기초사실
(1) 당사자의 지위
피고 회사는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사용자로서 단조제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방위산업체 회사이고, 망인은 2009. 3. 11. 피고 회사에 산업기능요원 자격으로 입사하여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1. 7. 8. 울산 남구 소재 자택 아파트 24층에서 투신하여 자살한 사람이며, 원고 A은 망인의 부, 원고 B는 망인의 모, 원고 C는 망인의 형이다.
(2) 망인의 업무 및 근무환경
(가) 망인은 2009. 3. 11.부터 김해시에 있는 피고 회사의 공장(이하 ‘F공장’)에서 설비관리부 소속 프레스정비 업무를 주로 맡아 수행하였고, 그 외에도 정비보조, 설비점검 및 부서 내 잡무 등을 처리하고 있었다.
(나) 피고 회사는 2011. 1.경 김해시에 공장(이하 ‘G공장’)을 증축·가동하기 시작하면서 F공장에 근무하던 인원을 G공장으로 파견하였고, 이에 따라 F공장의 근무인원은 당초 부장 H을 포함한 5명에서 망인을 포함한 실무 직원 2명으로 감축되었다.
(다) 피고 회사는 망인에게 피고 회사 내에 기숙사를 제공하다가 2010. 12.경 이를 폐쇄하였고 이에 망인이 피고 회사와 떨어진 곳에서 숙소를 잡았다. 망인은 토요일 연장근무나 일요일 근무 등이 없는 경우에는 토요일 저녁에 울산 자택으로 와서 쉬다가 다음날 오후에 망인의 숙소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생활을 하였다.
(라) 한편, 망인의 2010. 6. 1.부터 2011. 6. 15.까지의 연장근로 및 휴무, 연속근무일수는 아래 표와 같다.
(마) 한편, 병역법 제40조, 제41조 등에서는, 망인과 같은 산업기능요원이 종사하고 있는 지정업체로부터 해고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산업기능요원 편입이 취소되고 그에 따라 편입되기 전의 신분으로 복귀하여 기존 복무일수에서 일부 기간을 공제한 나머지 기간에 대하여 현역병 등으로 다시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가) 망인은 2011. 1.경 F공장의 인원감축이 있은 후부터 원고 B에게 가중된 업무부담에 대하여 고충을 토로하기 시작하였다.
(나) 망인은 2011. 5. 16. 위장염 진료를 받았고, 2011. 5. 24. ~ 5. 25. 어깨통증으로 병원진료를 받았다.
(다) 망인은 2011. 6. 2. 및 같은 달 7. 병원진료를 받았고, 토요일인 2011. 6. 18. 피고 회사의 체육대회 도중에 빠져나와 I병원에서 내시경검사(검사결과 : 역류성 식도염 및 위염)를 받은 후 울산 자택으로 귀가하였다.
(라) 망인은 월요일인 2011. 6. 20. 울산 자택에서 몸살로 출근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피고 회사에 연락을 한 뒤 병원진료를 받았고, 오후에 원고 B와 함께 망인의 숙소로 돌아왔다.
(마) 망인은 2011. 6. 21. ~ 6. 22. 정상근무를 하였으나 다시 건강상태에 이상이 발생하여 2011. 6. 23.부터 2일간 병가를 내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한편 망인은 2011. 6. 24. 아침에 돌연 피고 회사 정문 경비실로 가서 “회사에 사표를 냈다”는 말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였다.
(바) 망인과 원고 B는 2011. 6. 24. 오후에 울산 자택에 돌아간 뒤 J한의원에서 "심신불안, 무기력증, 두통, 떨림증, 양측 견배부긴장 등으로 인해 현재 정상적인 근로활동이 불가능한 바 심신의 안정을 위한 안정가료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며 향후 4주간 경과관찰을 요하는 상태입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망인의 진료소견서를 발급받아 이를 피고 회사에 팩스로 송부하면서 2011. 6. 27. ~ 7. 24.까지 병가처리를 부탁하였다.
(사) 망인은 2011. 6. 27. ~ 6. 29. J한의원에서, 2011. 6. 28. ~ 6. 29. K의원에서, 2011. 6. 30. L의원에서, 2011. 7. 1. 다시 K의원에서 각 진료를 받았는데, 특히 위 정신과 진료에서는 정신분열적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항우울제 및 향정신성 약물을 처방받았다.
(아) 한편, 피고 회사는 위 팩스를 받고서 망인 및 원고 B에게 병가처리를 위해서는 망인 본인이 직접 회사에 와서 서명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탈영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독촉하였고, 이에 망인과 원고 B는 2011. 7. 4. 병가 신청을 위해 피고 회사에 방문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피고 회사의 M 차장은 망인에게 평소 근무태도, 근무시간, 대기시간 등에 대하여 다그치듯 추궁을 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 B가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상호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있었다.
(자) 그 후 망인은 다시 울산 자택으로 돌아와 2011. 7. 6. ~ 7. 8. J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2011. 7. 8. 진료를 받고 돌아 온 후 같은 날 23:19경 자택 아파트 24층에서 투신하여 자살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차)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2012. 1. 16.경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원고 A, B에게 각 유족일시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2호증, 갑4호증의 1, 2, 갑7~14호증, 갑16, 18, 19, 21, 23, 24호증, 을1~4호증, 을7, 10호증(가지번호가 따로 표시되지 않은 호증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의 각 기재, 증인 M의 증언, 원고 B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 결과, 이 법원의 K의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책임의 발생
(1) 기본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진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위 거시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는 망인이 산업기능요원으로서 피고 회사에 대하여 작업환경, 업무내용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운 불리한 지위에 있음을 기화로 하여 과중한 업무를 부과하였고, 그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로 건강하였던 망인에게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침해가 발생하여 급기야 이 사건 사고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는바, 결국 피고 회사는 피용자인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망인 및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 아 래 -
① 망인의 지위, 망인이 수행하고 있던 업무의 성격 및 내용, 망인의 연장근로시간 및 월휴무일수, 연속근무일수의 정도를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이 업무가 상당히 과중하였고, 그로 인해 망인의 피로, 스트레스가 누적되었다.
② 피고 회사는 2011. 1.경 망인이 근무하던 F공장의 실무 인원을 2명(망인의 상사 1인과 망인)으로 갑자기 줄였고, 이에 따라 잔류인원 중 부하직원이었던 망인의 본업 외의 잡무 등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다.
③ 피고 회사는 망인에게 피고 회사 내에 기숙사를 제공하다가 2010. 12.경 이를 폐쇄하면서 특별히 대체수단을 마련해주지 아니하여 망인이 F공장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자비로 숙소를 잡았다. 이와 같이 망인의 업무부담은 가중된 반면 그 근무여건 및 환경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④ 이에 망인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는데, 피고 회사로서도 망인의 병원진료 및 병가신청, 정신적·신체적 고충토로 등이 잦아지기 시작한 2011. 5.경부터는 망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문제가 생겼음을 인식하였거나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는 망인에 대하여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오히려 산업기능요원으로서의 지위를 상기시키면서 망인에게 명시적·묵시적으로 업무 복귀를 압박한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망인의 상사인 M 차장과 원고 B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⑥ 망인은 위와 같은 직장상사와 모친 간의 갈등을 목격하면서 다시 회사에 복귀하였을 때에 겪게 될 상황에 대하여 고민이 깊어졌을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산업기능요원으로서 군 재복무에 대한 불안감 등이 중첩되면서 그 정신질환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의 항변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정신병적 기질이 원인이 되었거나 혹은 망인의 가정불화 또는 여자친구와의 애정문제 등이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고 회사에게 망인의 자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5~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경남지방병무청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회사 입사 전까지 망인에게 신체·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점, ② 오히려 망인은 학교에서 모범상을 받고 학급 반장을 맡는 등 정신적으로 건전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여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망인이나 그 가족에게 정신병력이 있었다는 자료가 전혀 발견되지 아니한 점, ④ 또한 망인에게 자살을 선택할 정도의 가정불화가 있다거나 애정문제 등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정신병적 기질이나 기타 가정불화나 여자친구와의 애정문제 등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책임의 제한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망인으로서도 과중한 업무가 힘들더라도 이를 이겨내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거나 업무에 문제가 있다면 간부 등 상급자들에게 정당하게 문제를 제기하여 이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자살이라는 극단적 행동을 선택한 잘못이 있고,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는 망인의 이러한 잘못도 중대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인바, 이를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망인 및 원고들의 손해액에 대하여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이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재와 같다(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단리로 공제하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라 현가계산하고, 계산의 편의상 월 미만, 원 미만은 버림)(별지생략).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이를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2) 직업 : 망인은 2009. 3. 11.부터 피고 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3) 소득실태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회사에서 받은 월수입은 2,294,368원(2010. 7.~ 2011. 6.까지의 평균 월수입) 상당이다. 다만, 피고는 군복무를 대신하여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그 복무만료가 예정되어 있기는 하나, 병역법 제38조, 제39조에 의하면 산업기능요원 편입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자격이나 면허(학력별 기술자격 등급기준 등) 등 일정한 자격이나 경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점, 산업기능요원의 경우 복무 후 그대로 해당업체에 그대로 취업하거나 동종 업종에 취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점, 그 밖에 망인이 피고 회사에서 수행한 업무, 나이, 건강, 경력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복무만료 후에도 적어도 위 급여 수준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앞서 본바와 같이 망인의 소득은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가동 종료일로서 만 60세가 되는 2048. 5. 30.까지 위 소득액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5) 생계비 공제 : 수입의 1/3을 공제한다.
(6) 계산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일실수입 합계란’ 기재와 같다.
나. 과실상계
(1) 망인의 과실비율 : 40%(위 1.의 다.항 참조)
(2) 과실상계 후 계산 : 220,259,328원{= 367,098,880원 × (1 - 0.4)}
다. 공제
(1) 공제액 :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유족일시금 94,041,540원
(2) 공제 후 계산 : 126,217,788원(= 220,259,328원 - 94,041,540원)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4, 5, 7, 19, 20, 21호증, 을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위자료
(1) 참작사유 :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 성별, 직업,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피해자 과실의 정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2) 인정금액
망인 : 25,000,000원
원고 A, B : 각 10,000,000원
원고 C : 6,000,000원
마. 상속관계
망인의 손해액 151,217,788원(=재산상손해 126,217,788원 + 위자료 25,000,000원)은 원고 E, B가 각 1/2의 비율로 상속하였다.
바.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E, B에게 각 85,608,894원(상속분 75,608,894원 +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C에게 6,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1. 7. 8.부터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3. 5.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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