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노조 이중가입을 이유로 한 울산항운노조의 제명처분 무효확인...

번호
2012가합385
일자
2013-10-28

【원 고】 A외 4명

【피 고】 F

【변론종결】 2012. 4. 11.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1. 4. 22. 대의원대회에서 한 별지 ‘효력을 정지할 결의의 표시’ 기재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의 원고 A, B, C, D에 대한 2011. 8. 12.자, 원고 E에 대한 2011. 8. 13.자 각 취업중지처분 및 원고들에 대한 2011. 8. 17.자 제명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G연맹의 산하단체로서 울산에 주사무소를 두고 울산지역 내의 항만에서 하역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근무하던 중인 2011. 8. 17. 제명처분을 받아 피고 조합에서 제명된 자들이다.

나. 피고는 항운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을 허가받아 하역업체에 근로자들을 공급하면서 그 소속 조합원이 아니면 하역작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클로즈드 샵(closed shop)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다. 원고들은 2011. 7. 1. 이후부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자, 2011. 8. 11. 산업별 노동조합인 H노동조합의 지부로서 H노동조합 I본부 J지부(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설립을 신고하였으며, 원고 A은 지부장, 원고 D은 사무국장으로 각각 선출되고 나머지 원고들은 조합원이 되었다.

라. 원고들은 피고가 영위하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통한 취업기회를 유지하기 위해 이 사건 조합에 가입한 이후에도 피고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였다.

마. 이에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조합을 설립하여 노동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2011. 8. 12. 원고 A, B, C, D에 대하여, 같은 달 13. 원고 E에 대하여 각 취업중지의 처분(이하 ‘이 사건 취업중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어 2011. 8. 17.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들에 대하여 제명처분(이하 ‘이 사건 제명처분’이라 한다) 결정을 하고, 2011. 8. 23. 운영위원회를 열어 제명처분을 최종 결정하였다.

바. 한편, 피고는 2010년 대의원 선출을 위한 선거절차를 진행하였는데, 입후보자 등록 마감 후 사퇴로 인하여 입후보자 수와 선출할 대의원 정원의 수가 같아 대의원 중 45명을 투표 없이 선출하였다. 피고는 2011. 4. 22.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위와 같이 무투표 당선된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규약 및 제규정집 중 징계규정 제10조의 제명 사유로 별지 ‘효력을 정지할 결의의 표시’ 기재 사유를 추가한다는 징계규정변경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를 하였다.

사. 피고의 규약 및 제규정집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규약 및 제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갑2호증 내지 갑4호증, 갑6호증, 을1호증, 을7호증, 을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가 2011. 4. 22.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한 이 사건 결의는 다음과 같은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1) 이 사건 결의에 참여한 대의원(50명)들 중 대다수(45명)는 입후보자 등록 마감 후 사퇴로 인하여 정족수일 때에 해당하여 선거규정 제33조에 따라 무투표 당선된 자들이다. 그런데 선거규정 제33조는 대의원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선출한다는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위 선거규정 제33조에 의하여 선출된 대의원들은 정당한 대의원자격이 없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이 대의원자격이 없는 이들이 참석한 대의원대회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결의는 무효이다.

2) 이 사건 결의는 이 사건 제명사유 조항 등을 안건으로 한다는 공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이 사건 결의에는 공고절차를 거치지 않은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나.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취업중지처분 및 제명처분은 아래와 같은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1) 이 사건 결의가 위와 같은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위 결의에 의하여 추가된 이 사건 제명사유 조항 역시 무효라 할 것인바,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취업중지처분 및 제명처분은 모두 무효이다.

2) 피고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에 대한 제명처분을 결정하였는바, 원고들에 대한 제명처분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인사위원회의 구성도 정당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들을 제명 처분한 인사위원회 위원들은 대다수가 무투표 당선된 자들로 구성된 2011. 4. 22. 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것으로, 그 위원들 역시 자격이 없다 할 것이므로, 위 위원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한 이 사건 제명처분은 무효이다.

3) 가사 이 사건 결의에 아무런 절차상의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노동조합 이중가입을 조합원 제명사유로 하는 것은 헌법 제33조가 정하는 근로자의 단결권과 노동조합법 제5조에서 정한 노동조합 조직 및 가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이 사건 제명사유 조항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제명처분 역시 무효이다.

4)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 가입 등을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 하여 이를 금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여타의 노동조합과 달리 그 소속 조합원에 대하여 취업 알선권을 보유하고 있어, 사용자 또는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다 할 것임에도, 원고들이 이 사건 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이 사건 제명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노동조합법이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결의의 무효여부

1) 무투표 당선된 대의원들에 의한 이 사건 결의의 무효여부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이 노동조합의 최고의결기관인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대회의 대의원을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그 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합 내 민주주의, 즉 조합의 민주성을 실현하기 위함에 있으므로, 이는 강행규정(대법원 2000. 1. 14. 선고 97다41349 판결 참조)이다.

갑7호증, 갑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결의에 참여한 대의원(50명)들 중 대다수(45명)는 입후보자 등록 마감 후 사퇴로 인하여 정족수일 때에 해당하여 피고 규약 선거규정 제33조에 따라 무투표 당선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갑6호증, 을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규약 제25조는 대의원 선출은 선거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선거규정 제1조는 조합에 등록된 조합원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다, 선거규정 제31조는 투표의 비밀을 엄격히 보장하기 위하여 무기명 투표를 한다, 선거규정 제32조는 입후보자의 성명 밑에 ○표로써 기표한다고 각 규정하여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관한 규정들을 마련하고 있고, 선거규정 제33조 제2, 3호는 대의원 선거에 있어서 입후보자가 정족수일 때(입후보자의 수가 선거할 대의원 정원의 수와 같을 때) 찬·반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대의원 입후보자 등록마감 후 사퇴로 인하여 정족수일 때(남은 입후보자의 수가 선거할 대의원 정원의 수와 같을 때)는 무투표 당선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무투표 당선을 예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항만, 철도, 육상운송 분야에서 주야를 가리지 않고 작업을 하는 조합원들이 대의원 선거를 위해 하루 시간을 비우고 모여서 투표하는 것이 힘이 들고, 입후보자가 정족수를 넘지 않는 경우 투표의 실익이 없다는 피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십 년 전부터 무투표 당선에 따른 대의원 선출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고, 이에 따라 원고 A, E도 대의원으로 수차례 무투표 당선된 사실이 있는 점, ③ 선거에 관한 모범규정으로 볼 수 있는 국회의원 선출의 경우 헌법 제41조 제1항으로 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공직선거법 제188조 제2항에서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가 1인이거나 후보자등록 마감 후 선거일 투표개시 시각 전까지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가 사퇴·사망하거나 등록이 무효로 되어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수가 1인이 된 때에는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에 대한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여, 이 사건과 같은 취지의 무투표 당선을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예외적인 경우에 무투표 당선을 규정하고 있는 위 선거규정이 노동조합법 제17조의 내용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무투표 당선된 대의원들의 자격 없음을 이유로 이 사건 결의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공고절차 위반으로 인한 이 사건 결의의 무효여부

을10호증, 을18호증, 을26호증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1. 4. 13. 규약개정 심의 안건이 누락된 공고문(갑10호증)을 게재하였다가 위 안건이 누락된 사실을 알고, 같은 날 규약개정 심의 안건을 추가한 공고문(을10호증)을 다시 게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공고절차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결의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설사 원고들 주장과 같이 피고가 규약개정 심의 안건이 추가된 공고문을 게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대의원대회에 노조 규약상 소집공고기간의 부준수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대회에 모든 대의원이 참석하였고, 거기서 다룬 안건의 상정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도 없었다면 그 하자는 경미한 것이어서, 그 대의원대회에서 한 결의는 유효하다(대법원 1992.3.27. 선고 91다29071 판결 참조) 할 것인데,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결의의 내용인 규약개정 안건 등이 사전에 공고된 바가 없다 하더라도, 갑6호증, 을13호증, 을20호증, 을2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결의가 있기 전인 2011. 4. 1., 2011. 4. 15. 두 차례에 걸쳐 피고 규약 제32조에 따라 규약개정위원회가 열려 복수노조 시행에 따른 이 사건 징계규정 조항 등을 내용으로 하는 규약개정안을 대의원대회에 상정하기로 한 사실, 이에 따라 2011. 4. 22. 대의원대회에서 총원 50명 중 49명의 대의원(1명은 해외여행으로 참석불가)이 참석하여 이 사건 징계규정 조항을 포함하여 피고 규약을 개정하는 것으로 모두 동의하여 이 사건 결의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결의에 소집공고 등의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위 하자는 모두 치유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제명처분 및 취업중지처분의 무효여부

1) 이 사건 결의가 대의원자격이 있는 대의원들에 의하여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결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이 사건 징계규정 조항이 무효라거나, 인사위원회 위원들의 자격 없음을 이유로 이 사건 제명처분 및 취업중지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제명사유 조항이 근로자의 단결권, 노동조합 조직 및 가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노동조합법 제5조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7 제6항에 근로자가 2개 이상의 노동조합에 가입한 경우를 전제로 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음에 비추어, 현행 법령상 이 사건과 같이 피고 조합원인 원고들이 산업별 노조인 이 사건 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 스스로가 그 조직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 규약을 통하여 조합원들에게 다른 노동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할 수 없도록 의무를 지우고 이를 위반한 조합원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경우 그것이 근로자들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앞서 본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합은 피고와 같이 울산지역 내의 항만에서 하역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받아 울산 항만에서의 하역업 등에 근로자를 공급하는 사업을 하는 것으로, 피고와 이 사건 조합은 서로 경쟁관계에 있어 이해가 상충될 것이 예상되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제명조항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제명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제명처분이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피고를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 또는 그 유사한 지위에 있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서 배제·시정하여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지배·개입 주체로서의 사용자인지 여부도 당해 구제신청의 내용, 그 사용자가 근로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구체적 형태, 근로관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의 유무 및 행사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0.3.25. 선고 2007두888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근거하여 보건대, 피고가 근로자공급사업을 허가받아 하역업체에 근로자들을 공급하면서 그 소속 조합원이 아니면 하역작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클로즈드 샵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는 항만근로관계의 특수성 등에서 비롯된 이례적인 것으로서, 개별적 근로관계에서조차 모든 면에서 일률적으로 그렇게 볼 것은 아니며, 을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8호증의 각 기재, 증인 L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기본적으로 원고들과 같은 항운근로자들의 단결권의 행사로서 조직·운영되어 온 점, 원고들과 같은 조합원들이 피고를 상대로 임금 등 근로조건 유지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거나, 피고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조합원들의 임금 등 근로조건은 피고와 M협회가 체결한 임금협약에 의하여 전적으로 결정되어 온 점, 피고는 위 임금협약에 따라 하역업체로부터 조합원들이 제공한 근로의 대가를 일괄하여 지급받아 조합비를 공제한 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분배하여 온 점, 피고가 노동조합 이중가입을 이유로 이 사건 제명사유 조항에 근거하여 원고들을 제명처분 한 것은, 노동조합의 단결 등을 위한 정당한 내부적 통제권의 행사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를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거나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더 나아가 이 사건 제명처분을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원수(재판장), 채대원, 장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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