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자진퇴직자 있는데도 정리해고를 강행한 것은 부당하여 무효로...
- 번호
- 2012가합4394
- 일자
- 2013-07-01
【원 고】 강○○
【피 고】 울산광역시 대표자 교육감
【변론종결】 2013. 3. 13.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2. 2. 29.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기초사실
1) 원고는 1997. 11. 25. 피고가 설치.운영하는 공립학교인 C초등학교의 당시 학교장인 D과의 사이에, 학교급식종사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근무하던 자이고, 피고는 공법인인 지방자치단체로 교육에 관한 사무의 귀속 주체이며 그 집행기관으로 교육감을 두고 있는 자이다.
2) C초등학교의 장인 E(이하 ‘학교장’이라 한다)은 2011. 11.경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하여 종래 8명이던 급식종사원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통보하였으며, 이에 급식종사원들이 소속되어 있는 노동조합인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은 학교장과 감원 여부 및 방식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여 2011. 12. 22.(주1) ‘2012학년도 급식종사원에 대한 감원 인원수를 1명으로 하고, 감원대상자 선정은 희망퇴직신청을 받아 우선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내용의 급식조리원 고용조정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이에 따라 C초등학교는 2012. 1. 30. 7명의 인원을 기준으로 한 세출예산안을 확정하였다.
3) 학교장은 2012. 2. 17. 원고에게 정리해고를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는데, 그 직후인 2012. 2. 20. C초등학교의 다른 급식종사원인 F이 2012. 2. 29.자로 자진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며,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은 2012. 2. 29. 발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원고의 사용자는 직접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학교장이므로 피고에게는 당사자적격이 없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본안 전 항변을 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이 사건 학교장과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공립학교의 설치.운영의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이고 그 교육사무의 집행기관이 교육감이며, 각 학교장은 공립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학교직원의 임용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효력은 이 사건 학교의 설립 및 경영의 주체이자 그 교육사무의 귀속주체인 지방자치단체로서 공법인인 피고에게 귀속되는 것인바, 피고에게 이 사건 소송의 당사자적격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는, ① 피고가 정리해고 과정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로서 그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는 해고회피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서면 통지 절차도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성이 없고, ② 가사 학교장이 피고로부터 해고의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F의 자진 사직으로 인하여 정리해고를 해야 할 경영상의 필요성이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2) 피고는 이에 대하여, 학교장에게 해고의 권한 및 단체교섭에 응할 정당한 권한이 있었고, 초등학생 150명당 1명의 조리원을 두도록 한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지침에 비추어 학생 수의 지속적인 감소를 겪고 있던 이 사건 학교로서는 인건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급식종사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으며, 정리해고에 앞서 무급휴직제나 임금조정안을 제안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히 협의하는 등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해 정리해고대상자를 선정하여 서면통지절차까지 마친 데다가, 원고에게 해고통보가 이루어진 시점은 2012. 2. 17.이어서 해고의 정당성 판단에 F의 사직 여부가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해고권한의 소재
공립학교의 설치.운영의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이고 그 교육사무의 집행기관이 교육감이며, 각 학교장은 공립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학교 직원의 임용여부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학교장에게 급식종사원에 대한 해고 권한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일부 주장은 이유 없다.
2) 단체협약에 위반한 해고의 효력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 여부는 사용자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단체교섭이나 합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용자가 정리해고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이른바 고용안정협약 등을 체결한 경우 이는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것으로서 유효하며,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협약체결 당시 예상하지 못하였던 사정변경이 있어 협약의 효력을 유지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부당한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반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또한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을 보장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한 당사자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발생했는지 여부는 협약에 반하는 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서에서 C초등학교의 2012학년도 조리원 감원 인원수를 1명으로 하고 감원대상자는 희망퇴직신청을 받아 우선적으로 선정하고, 2013학년도부터는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초등학교 조리원 배치기준에 따라 감원하기로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은 고용안정협약으로서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합의서는 위와 같이 2012학년도의 정리해고 인원을 1명으로 제한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2012. 2. 29.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지기 전에 F이 자진 사직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 중 ‘감원대상자는 희망퇴직신청을 받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는 사항이 충족되었다. 따라서 원고를 감원대상자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합의서에 반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이 사건 해고의 효력 유무는 해고 통보 당시인 2012. 2. 17.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① 위 해고 통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예고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이는 장래의 어느 시점에 근로자를 해고하겠다는 내용의 통지에 불과하여 해고행위 그 자체와 동일시 할 수는 없는 점, ② 해고의 정당성 유무를 판단하는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는 그 자체로 가변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 점, ③ 정리해고는 고용주 측의 사정으로 인한 것임에 비추어 그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법적 안정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고용관계 존속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점, ④ 경영사정의 변화로부터 발생하는 제반 위험은 사용자 스스로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는 점, ⑤ 사업주에게 정리해고 근로자에 대한 우선 재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등 근로자의 지위를 최대한 보호하고자 하는 여러 현행 법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해고의 효력 유무는 해고 당시인 2012. 2. 29.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2. 2. 29.자 해고는 무효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도진기(재판장), 홍지현, 이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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