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
- 번호
- 2012고정1390
- 일자
- 2013-04-22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사례
【피고인】 김○○
【검 사】 고○○(기소), 송○○(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
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에 있는 ○○전자(주)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00명을 사용하여 금형제작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3. 3. 29.부터 2011. 6. 30.까지 관리직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오○○의 퇴직금 46,050,889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주장
근로자 오○○은 1993. 3. 29. 입사한 ㈜△△에서 2000. 7. 1. 계열사인 ○○전자(주)로 전적함에 있어 사전에 전적 사실을 명시적으로 구두 통지를 받고 이에 동의하였고, 이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11년간 ○○전자(주)의 소속원으로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하여 임원직인 이사까지 승진하였는바, 위와 같이 오○○은 전적에 대하여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동의를 한 것이므로 전적은 유효하고, 그 법률 효과로서 ㈜△△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어 ○○전자(주)에 승계되지 않으므로 오○○의 퇴직금은 ○○전자(주)로 소속을 변경한 2000. 7. 1.부터 근속연수를 기산하여 퇴직일인 2011. 6. 30.까지의 산정금액인 56,741,720원이며 위 금액은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은 무죄이다.
나.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
(1) 전적은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므로,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서는 당사자 사이에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자의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되고, 이적하게 될 기업이 당해 근로자의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전적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2270 판결 참조).
(2)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오○○이 2000. 6.경 강○○ 회장으로부터 ○○전자(주)로 소속이 변경될 것임을 구두로 통보받고 2000. 7. 1.자로 소속이 변경되어 특별한 이의 없이 2011. 6. 30. 퇴직일까지 근무해온 사실, ② 위 두 회사의 오○○에 대한 인사서류상, ㈜△△은 2000. 6. 30.까지의 오○○의 퇴직급여를 17,343,990원으로 산정하고 오○○이 회사로부터 대출받은 미변제 가불금 10,580,000원을 공제한 후 5,456,030원을 지급하기로 결재한 내역이 있고, 전적 후 ○○전자(주)에서의 오○○의 급여명세서에는 ‘회사가불’과 ‘공제내역’이 모두 0원으로 처리되었으며, ○○전자(주)는 2000. 7. 1.자로 오○○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하는 기안서에 결재한 내역이 있는 사실, ③ 또한, ㈜△△은 2000년도에 오○○의 퇴직금 17,343,990원에 대한 퇴직소득세 283,600원을 세무서에 신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해 보면, 오○○의 명시적 혹은 묵시적 동의로 인하여 전적은 유효하고, 따라서 ㈜△△과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어 ○○전자(주)에 승계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3) 그러나, 다른 한편, 이 사건 기록을 모두 살펴보아도 ① 오○○이 전적 사실을 통보받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 외에, 전적의 실질적인 법률 효과(즉, 전적은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의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그로 인하여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는 것과 그에 따라 퇴직금은 기존 기업에서 중간정산되고 새로운 기업으로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이 통산되지 아니한다는 것)를 인식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동의를 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할 자료가 없고, ② 나아가 위와 같은 두 회사의 내부 기안서류들 외에 오○○이 직접 작성한 ㈜△△에서의 사직서나 ○○전자(주)와의 새로운 근로계약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중간정산된 퇴직금을 지급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금융자료나 오○○의 서명이 있는 영수증 등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오○○의 ㈜△△과의 근로관계는 ○○전자(주)에 승계된다고 볼 여지도 있는 것이다.
다.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 유무
(1) 한편,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2) 위에서 본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오○○의 전적이 유효한지 여부, 그로 인한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는 법률 전문가라 하더라도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라 할 것이고, 피고인은 회사 내부의 인사관련 서류들을 신뢰하고 오○○의 전적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여 전적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 퇴직금을 산정하고 그 지급을 완료하였는바, 법률 문외한인 피고인으로서는 전적 이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 부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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