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회사자료를 유출했으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없어 업무상 배...

번호
2012고정1678
일자
2013-04-01

【피고인】 조○○, 삼성에버랜드노조 부위원장

【검 사】 최○○(기소), 서○○(공판)

【변호인】 변호사 권○○, 고○○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06.10.경부터 삼성에버랜드 주식회사 리조트 사업부에서 식품·물류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위 회사에 근무하며 보안서약서, 영업비밀보호서약서 등을 작성하고, 보안교육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 왔으므로 회사 영업비밀이나 주요한 영업자산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을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2010.9.경부터 2011.4.경까지 사이에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 310에 있는 에버랜드 주식회사 리조트 사업부 내 사무실에서 노조설립 후 단체교섭시 사용할 목적으로 사내 전산회계 보조장부시스템에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ID로 접속한 다음 회사 매입·매출자료(세금계산서 출납내역, 매출처, 매출처 이메일, 전표일자, 작성일, 금액, 공급가액, 부가가치세액, 담당직원, 품목, 관리번호, 수정사유 등)를 피고인의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고, 2011.7.4.경 위 사무실에서 사내 이메일(***.***@samsung.com)을 이용하여 개인 이메일(*****@naver.com)로 위 매입·매출자료가 담긴 파일을 각 전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시가 불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삼성에버랜드 주식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주장의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취득 및 유출한 파일은 회사 영업비밀이나 주요한 영업자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파일자료를 개인 이메일로 전송받은 후 열람해보려 하였으나 회사의 보안프로그램의 작용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인해 자료가 깨어져 확인조차 할 수 없었고 또한 다른 곳으로 전송하거나 유출한 사실이 없으므로 유출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자료를 위와 같이 전송한 것은 노조설립 후 자신이 근무하고 있던 리조트사업부의 경영투명성을 확인할 의사로 한 행위일 뿐 임무를 위배하여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 아니었으므로 피고인은 배임의 고의를 갖고 있지 않아 무죄라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영업비밀 여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바, 여기에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04.9.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등 참조),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대법원 2009.4.9. 선고 2006도9022 판결 등 참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전송하였다는 공소사실 기재 각 파일(이하 ‘이 사건 각 파일’이라 한다)이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 회사의 정보보호규정에는 회사가 기술상, 경영상의 내용 및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수집, 관리되고 있는 회사 내 고객정보 등의 개인정보, 이를 포함하고 있는 문서, 전산시스템 등을 정보자산으로 정의하면서 임직원이 회사에 재직 중 업무와 관련하여 직·간접으로 생성하거나 취득한 정보자산에 대해 소유권 등 제반권리는 회사에 있으며 임직원을 회사의 승인 없이 이를 외부에 유출, 배포, 전송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문서 등 정보자산의 생성시 회사의 비밀분류 기준에 따라 극비, 대외비, 일반의 3등급으로 구분하여 표시하되 이러한 표시가 없는 문서이지만 회사의 고유한 기술정보, 경영정보가 나타나 있는 정보자산은 대외비로 간주한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인은 2007.3.20. 문서로, 2010.4.30. 및 2011.5.3. 각 온라인상으로 업무수행 중 또는 업무와 관련 없이 취득한 영업비밀에 대하여 지정된 업무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을 제외하고는 복사 등 방법에 의한 복제를 일체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영업비밀보호 서약서’를 작성하였던 사실, 또한 피해자 회사 직원이 마이싱글 접속 후 SAP 운영시스템에 접속하면 “본 시스템은 삼성에버랜드(주) 임직원을 위한 시스템으로TJ 인가된 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불법으로 사용 시에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문구가 뜨는 사실은 인정되나, 외와 같은 규정 및 서약서, 경고문의 내용은 피해자 회사가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영업비밀누설금지의무 등을 부과한 것에 불과하고,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각 파일에 대하여 ‘극비’ 또는 ‘대외비’의 구분표시를 한 바 없고 피고인과 같이 이 사건 각 파일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고지한 바도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파일을 자신의 회사 내 PC에 다운로드 받거나 이를 메일에 첨부하여 개인메일로 전송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보안장치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파일이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관리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파일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영업상 주요자산 여부에 대한 판단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한 행위를 업무상배임죄로 의율함에 있어서는, 그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는 해당할 것을 요한다(대법원 2011.6.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각 파일은 최대 약 1년동안의 피해자 회사의 매입(22,000건)·매출(5,500건) 세금계산서를 모은 것으로서 각 전표번호, 거래회사명, 거래처의 사업자 등록번호, 작성일, 공급가 및 부가세액, 발행일과 승인일, 담당사원번호 및 사원이름, 품목, 관리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점, 이 사건 각 파일에는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거래처들의 회사명 및 공급가액, 개략적인 품목(‘임대료’, ‘행사비’, ‘숙박비’, ‘광고비’ 등)이 적혀 있을 뿐 거래처들과 사이에 진행된 거래의 구체적인 거래조건이나 회사가 취득하는 원가의 이윤, 거래처별 대금할인비율 등의 정보는 포함하고 있지 아니한 점, 일정기간 작성된 전자세금계산서를 모아놓은 것으로서 특별히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이라고는 보이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파일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재산상의 이익 취득 여부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업무위배행위로써 스스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여야 하는 바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나, 사무처리자나 제3자가 어떠한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바 없다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9.7.9. 선고 99도311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각 파일을 수집·전송한 것은 이 사건 각 파일 내에 피해자 회사의 회장의 자동차경기장관련 사적인 지출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여 노조설립 후 그 부분에 대하여 교섭을 통하여 시시비비를 가리고 또한 그 자료를 바탕으로 회사에 다른 자료를 요구해서 노조의 교섭활동을 하는데 사용할 목적이었고, 각 파일은 피고인을 비롯한 노조간부 3명(박○○, 김○○, 백○○)만 피해자 회사 사무실 내에서 같이 보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각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1.7.12.경 피고인이 부위원장이 되어 피해자 회사 내에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던 점, 피고인이 회사 내에서 사용하던 PC를 경기지방경찰청사이버수사대에 디지털증거분석 의뢰한 결과 이 사건 각 파일의 존재흔적은 발견되나 피고인이 이를 네이버 메일로 전송한 후 다시 외부로 유출하였는지 확인할 수 없고, USB 저장식 이동매체의 접속흔적은 발견되나 의심할 만한 이동식저장매체를 찾을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은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직후 2011.7.12.경 피해자 회사의 감사에 이 사건 각 파일전송사실이 적발되어 내부조사를 받고 같은 달 18.경 이 사건 각 파일 유출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해고통보를 받아 현재 부당해고임을 다투고 있으며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경쟁업체로 이직 또는 취업하려 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파일을 제3자에게 유출하였다거나 자신의 재산상 이익을 얻기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볼 정황도 없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가사 이 사건 각 파일의 유출행위가 피해자 회사에 대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해자 회사에게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파일의 전송으로 피고인이나 제3자가 어떠한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는 점에 관해서는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아울러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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