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지병인 우울증이 있더라도 공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것...
- 번호
- 2012구단29700
- 일자
- 2014-05-02
과로로 인한 질병이란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으로 급속히 악화된 경우까지도 포함한다. 또한 업무기인성을 판단하는 데 직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해당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원고가 재해일 전 3개월간 월평균 약 35시간의 근로를 했고, 업무 과정에서 민원인을 직접 상대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보건소 위생과로 발령돼 새로운 업무에 적응해야 했던 사정에 비춰보면, 공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상병의 원인이 됐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 고】 ○○○
【피 고】 공무원연금공단
【변론종결】 2014. 4. 4.
1. 피고가 2012. 4. 27. 원고에 대하여 한 공무상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1. 5. 1.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 보조수로 처음 임용된 이후 1989. 7. 1.부터는 구로구 선거관리위원회의 10급 사무원(타자)으로, 2004. 10. 1.부터는 ○○구청 소속의 기능 8급 지방공무원(워드)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원고는 2011. 12. 1. 기능 7급(필기)으로 승진하여 근무 중이던 2012. 2. 7. 07:30경 출근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어 ‘뇌내출혈 우측 기저신경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고(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2012. 4. 17. 피고에게 이에 대한 공무상 요양을 신청하였다.
다. 피고는 2012. 4. 27. 일상적이고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과도한 업무가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고혈압 등의 체질적 소인과 같은 공무 외적요인이 작용하여 원고가 이 사건 상병에 이르게 되었다는 이유로 공무상 요양을 승인하지 않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12. 7. 25.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2. 9. 18.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4, 갑 제18호증, 을 제 1, 2,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월 평균 53시간이 넘는 만성적 초과근로를 하였고, 특히 2011. 8. 1. 민원인을 주로 상대해야 하는 주민참여팀으로 전보되면서 업무량이 증가하고 민원인과의 갈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으며, 이 사건 재해 발생 직전인 2012. 1. 20.에는 식품위생1팀 위생과로 발령받아 업무적응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이 많았다. 원고에게는 고혈압이 있었으나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으며 잘 관리하여 왔다. 결국 이 사건 상병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는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1) 업무내용 및 업무량 등
가) 2011. 3. 30. 이후 원고의 소속과 담당업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나) 원고가 주민참여팀에서 담당했던 업무 중 방범 CCTV 관리 업무의 경우에는 CCTV 설치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설치 요구가 있을 경우 현장 확인이 필요하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자 및 6. 25. 납북자 피해접수 업무의 경우에는 신청인이 고령인 경우가 많아 담당자가 제출서류를 상세히 안내하고 많은 시간 얘기를 들어 주어야 하는데, ○○구청은 이러한 이유로 위 각 업무의 담당자가 처리에 상당한 부담감을 가진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다) 2011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의 기간(13개월) 동안 원고의 시간외 근무내역은 아래 표와 같다. 갑 제5호증의 1~13의 ‘개인 시간외 근무 내역’에 기재된 ‘시간외 근무시간’은 시간외 근무수당이 지급되는 근무시간인 것으로 보여 실제 초과 근로시간은 위 내역서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기준으로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는데, 위 출퇴근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시간외 근무수당이 지급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초과 근로가 이루어진 시간을 산정한 것이 아래 표의 ‘반영되지 않은 시간외 근무’ 내역이다(평일뿐 아니라 토요일과 일요일 근무의 경우에도 점심 식사시간과 저녁 식사시간 각 1시간씩을 제외하고 산정한 것이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최후 3개월 동안의 실제 초과근로시간은 월 평균 35시간 13분이고, 13개월 전체로는 시간외 수당이 지급된 시간보다 월 평균 4~5시간 정도의 초과 근로가 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 ○○구청은 기능직 공무원의 고유 기능이 상실되어 감에 따라 반복적이고 일반적인 행정업무를 기능직 공무원에게 맡기고 있으며, 전환시험을 통하여 이들을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2)원고의 건강상태 등
가) 원고는 2006. 3. 16.부터 이 사건 재해일까지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계속적으로 받아 왔다.
나) 2006. 7. 11. 실시된 일반건강검진에서 원고의 혈압은 162/100mmHg로 측정되어 2차 검진을 받았고, 2차 검진 결과 혈압은 140/80mmHg이었으며, 200.8 8. 28. 실시된 일반건강검진 결과 원고의 혈압은 130/105mmHg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의심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원고는 위 2006년 및 2008년 건강검진에서 술은 일주일에 1~2회(1회당 소주 반명 이하)정도 하고, 흡연은 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다) 2010.12. 27. 실시된 일반건강검진 결과 원고의 혈압은 136/85mmHg로 측정되었고, 콜레스테롤 관련 수치를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정상 A' 판정을 받았다.
라) 원고는 2009. 7. 3. 우울해지고 감정조절이 안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는 증상으로 백산신경정신과의원을 내원하여 2009. 8. 4.까지 7회 진료를 받았고, 우울증이 재발하여 2011. 11. 2.부터 2012. 2. 1.까지 12회 진료를 받았다.
마) 원고는 2011. 11. 24.부터 2011. 12. 9까지 12일, 2011. 12. 12.부터 2012. 12. 14.까지 3일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병가를 사용하였고, 2011. 12 .19.과 2011. 12. 28. 감기몸살로 각 1일씩 병가를 사용하였다.
3) 의학적 소견
가) 아주대병원 작업환경의학과
○ 장시간 노동을 하면 기존의 고혈압과 당뇨병과 같은 질환을 악화시키고, 수면시간을 감소시켜 뇌출혈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일시적으로 심한 육체적 스트레스나 감정적 전복도 고혈압을 유발하여 뇌혈관에 손상을 유발하여 뇌혈관에 손상을 유발하여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의가 있다.
○ 1개월 동안 주당 근무시간이 60시간 이상인 경우나 장기간 주당 5시간, 1개월 20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뇌심혈관 질환의 발생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원고는 월 평균 53시간의 초과 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이는 육체적 과로로 평가된다.
○ 스트레스는 우울증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며,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에게서 정신질환이 잘 발생한다.
○ 원고의 연령(비교적 젊은 나이), 건강 상태(뇌출혈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다른 질병력은 없으며, 고혈압 약 복용 중이나 정상 혈압범위 내로 잘 유지되고 있었고, 우울증 치료받은 기간도 짧았으며 정도가 심하지 않음)에 비추어 업무상 과로와 감정적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이나 악화의 직간접적인 원인 중 하나로 판단 된다.
나) 백산신경정신과의원
○원고는 민원 관련 일을 하게 되어 힘들고 집중이 안 되어 더 힘들다는 이야기하였으며, 이와 관련하여 진료기록에 기재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11. 11. 2 : 최근 개인적인 스트레스는 없는데 민원일 하는 부서로 옮겨 업무로 힘들다.
- 2011. 11. 9 : 기분이 가라앉고 기력이 떨어진다. 출근을 가끔 못하기도 한다. 의욕이 없고 집중이 안 된다.
- 2011. 11. 23 : 어제 직장에서 일하다 쓰러졌다.
- 2011. 11. 30 : 3일 꼬박 샜다. 잠을 못 자 수면제를 2일 먹었더니 아침에 말이 꼬이고 힘들었다. 짜증스러운 것은 덜하다.
○ 일반적으로 우울증 상태가 되면 스트레스에 민감해지고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4, 8, 17, 18호증 , 갑 제5호증의 1~13, 갑 제7호증의 1, 갑 제9호증의 1~3, 갑 제10호증의 1, 2, 갑 제12호증의 1~6, 갑 제13호증의 1~7, 을 제5, 6호증의 각 1, 2,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박○○의 증언, 이 법원의 백산신경정신과의원 및 ○○구청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고, 아주대병원에 대한 지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공무원연금법 제35조 소정의 ‘공무상 질병’이란 공무원의 공무집행 중 이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뜻하므로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직무상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과로로 인한 질병이란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으로 급속히 악화된 경우까지도 포함한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업무기인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직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누9030 판결 참조).
2)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에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공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는데 그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상병이 공무상 질병이 아니라고 보아 요양을 승인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재해일 이전 13개월간 월 평균 58시간 정도의 시간외 근로를 해 왔고, 그 기간 및 정도에 비추어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발생 전까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한 정도로 누적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재해일 이전 3개월간의 시간외 근로시간은 월 평균 35시간 정도로 전에 비하여 줄어들기는 했으나, 당시 원고는 주민사업팀에서 민원인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업무를 담당하였고, 그 중 방범 CCTV 관리 업무나 일제강점기하 강제동원자 및 6. 25. 납북자 피해접수 업무를 처리하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백산신경정신과의원의 진료기록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발생 전월에 보건소 위생과로 발령되어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여야 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발생 3년 전부터는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적절한 범위내의 혈압관리를 해 왔던 것으로 보이고(연세조내과의원의 2010. 1. 5.자 진료기록에는 약을 안 먹는다는 취지의 ‘without med', 2011. 3. 22.자 진료기록에는 '주말에 약 안 먹는 편'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2010년 건강검진에서 혈압 수치가 낮아진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진료기록 내용만으로는 원고가 혈압 관리를 소홀히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2010년 건강검진에서 정상 범위 내로 측정된 이상 2009년 4월경까지 발견되던 고지혈증도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 원고에게는 지병인 우울증이 있었고 이것이 원고의 생활을 불규칙하게 만든 측면은 있어 보이지만, 우울증 역시도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악화되었음은 부정하기 어렵고, 우울증으로 인하여 원고는 동일한 업무상 부담에 대하여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 여기에 더하여 원고는 기능직 공무원으로 입사하여 일반 행정업무를 맡게 됨으로 인하여 다른 일반 공무원들에 비하여 업무적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사) 비록 원고의 시간외 근로시간이 ○○구청의 다른 공무원들보다 현저하게 많았다고 보이지는 않지만, 앞서 본 원고가 담당한 업무의 특성, 원고의 직렬, 건강 상태 등에 비추어 근로시간에 대한 단순한 비교가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병희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