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군무원 재직 당시에 석면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폐암이 발...
- 번호
- 2012구단30151
- 일자
- 2014-06-02
망인이 비록 30-40년간 흡연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망인은 군무원으로 30여 년간 궤도차량 정비작업을 수행하면서 그 대부분의 기간을 환기시설도 없고 방진마스크도 지급받지 못한 열악한 상태에서 석면, 디젤엔진 배기가스, 페인트 분진 등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에 노출된 점 등을 고려할 때, 군무원 재직시 장기간 석면 등 유해물질에 노출됨으로써 망인의 폐암이 발병하였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
【원 고】 망 이○○의 소송수계인 김◎◎
【피 고】 공무원연금공단
【변론종결】 2014. 3. 21.
1. 피고가 2012. 9. 28. 망 이○○에 대하여 한 공무상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망 이○○(1952. 7. 25.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76. 7. 1. 육군 군무원으로 임용되어 전차 등 궤도차량 정비업무만 수행하다 2010. 12. 31. 정년퇴직하였다.
나. 망인은 2011. 6. 13. 서울아산병원에서 폐암 4기로 진단받자, 위와 같이 군에서 정비사로 근무하다 석면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폐암이 발병하였다며 2011. 7.경 피고에게 공무상 요양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1. 10. 9. 망인의 폐암은 발병원인이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고 망인이 석면 등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는지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30년간 흡연한 전력이 있으므로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다.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공무원연금법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인의 석면피해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라 2012. 1. 18. 한국환경공단에 석면피해인정 신청을 하였고, 한국환경공단은 2012. 3. 15. 망인의 폐암이 석면에 노출됨으로써 걸린 것으로 인정하여 망인은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른 구제급여수급자가 되었다.
라. 한국환경공단이 위와 같이 망인의 폐암이 석면질병임을 인정하자, 망인은 2012. 8. 15. 피고에게 다시 자신의 폐암에 대한 공무상 요양급여를 청구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2. 9. 28. 종전과 동일한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망인은 2012. 12. 22.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후 2013. 1. 21. 폐암으로 사망하였고, 그 배우자인 원고가 소송을 수계하였다.
[인정 근거] 갑제1 내지 4, 6, 9호증, 을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⑴ 망인은 약 35년간 군에서 전차 등 궤도차량 정비업무를 수행하였는데, 2000년 이후로 석면의 폐해가 알려져 국가의 규제제도가 마련되지 전까지는 전차 등에 석면을 원료로 사용한 여러 부품이 사용되었고, 이러한 부품을 탈.부착하거나 쇠톱으로 잘라 사용하는 등의 과정에서 석면에 노출되었고, 전차 등을 수리하여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디젤엔진의 배기가스에 노출되었으며, 수리 후 도색작업에서는 페인트 분진에 노출되었는데, 2000년 이전에는 군에서 환경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정비공장에 환기시설도 설치하지 않고 방진마스크와 같은 안전장비도 지급하지 않아 정비사들이 유해물질에 직접 노출되어 다량 흡입할 수밖에 없었다. 망인의 폐암은 군에서의 정비업무 중 석면, 배기가스, 페인트 분진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발병한 공무상 질병이다.
⑵ 특히 한국환경공단이 망인의 폐암이 석면노출에 의해 걸린 질병임을 인정한 바있고, 망인이 군에서의 정비업무 외에는 달리 석면에 노출된 경력이 없으므로, 망인은 폐암은 군에서의 정비업무 중 석면에 노출되어 발병한 공무상 질병이라 보아야 한다.
나. 관계 법령 : 별지와 같다.
다. 사실의 인정
⑴ 석면(石綿)이란 자연적으로 생성된 섬유상 형태의 규산염 광물류의 총칭으로서, 인장내력, 유연성, 불연성, 단열성, 내구성, 절연성이 뛰어나고 값이 싸서 건설업, 전기·기계공업에서 마감재, 단열 및 보온재, 수장재 자재·원료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러나 호흡을 통해 석면 가루를 흡입하면 20년에서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석면폐, 악성 중피종 등을 유발하여,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⑵ 2006년 이전에는 군에서도 석면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절연 또는 단열 용도로 석면 재질의 부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였으나. “석면제품의 제조, 수입, 양도, 제공 또는 사용금지에 관한 고시”(2006. 9. 13. 고용노동부 고시 제2007-25호)에 의해 2007. 1. 1.부터 석면 함유율이 01.% 이상인 제품의 제조·사용이 금지된 후로는 군에서도 종전에 사용하던 석면 재질의 부품을 비석면 재질로 전부 교체하였다. 2006년 이전에 군에 납품된 부품 중 석면 재질을 사용한 것의 구체적인 목록이나 그것들의 석면 함유량에 대한 자료는 군에서 보관하고 있지 않다. 제1군수지원사령부는 망인의 민원에 따라 망인이 재직하였던 육군 제5378부대 예하 83정비대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M47전차, M48A3K전차용 부속품 중 석면재질로 의심되는 3종을 수거하여 2013. 5. 10.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하였고, 그 분석 결과 엔진실 내부 보조발전기의 배기관에서 백석면의 함유율이 80%로 측정되었다.
⑶ 망인은 재직기간 중 매월 1~2대의 궤도차량 정비업무를 수행하면서 석면 재질의 엔진개스킷, 절연파이프, 단열모포 등의 부품을 탈·부착하고, 이를 절단하여 가공하는 작업을 하면서 석면에 노출되었고, 정비중인 궤도차량의 엔진출력을 시험하기 위하여 2~3회씩 1회당 30분 내지 1시간 정도 공회전을 시키는 과정에서 디젤엔진의 배스가스에 노출되었으며, 궤도차량의 도색작업을 하면서 페인트 분진에도 노출되었다.
⑷ 위 고시 시행 이전에는 군 궤도차량 정비원 등에게 석면의 유해성이나 석면이 포함된 제품을 취급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은 실시된 바 없고, 2003년 이전에는 엔진출력 시험이나 도색작업시에 유해물질 흡입을 차단을 위한 방진마스크도 지급되지도 않았다. 2004년 이후에는 방진마스크가 지급되었으나, 정비공장에 환기시설과 같은 안전설비는 여전히 갖추어지지 않았다.
⑸ 미국립암연구소와 미국직업안전건강연구소가 디젤엔진의 배기가스 노출과 폐암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 8개 비금속 채광시설에서 디젤엔진 배기가스에 노출된 12,315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하여, 2012. 3.경 디젤엔진의 배기가스에 함유된 탄소화합물(respirable elemental carbon)이 폐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2. 6.경 디젤엔진의 배기가스를 종전 2A급에서 상향시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⑹ 망인은 2007. 8.경까지 약 30~40년간 담배를 하루에 1~2갑씩 피웠다.
⑺ 환경안전공단의 석면피해판정위원회는 망인의 폐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판독하여 석면폐증의 병형을 초기형으로 판정하고, 여기에다가 망인이 제출한 서울아산병원의 조직병리보고서를 종합하여 망인의 폐암이 석면을 흡입하여 발생한 원발성 폐암으로 판정하였으며, 이 판정 결과에 따라 환경안전공단은 2012. 3. 15. 망인에 대하여 석면피해인정을 하였다.
⑻ 의학적 소견
㈎ 주치의
망인은 2011. 6. 13. 폐암 4기로 진단되었는데, 우하엽은 편평상피세포암, 좌상엽은 선암이었다. 망인에게 흡연력이 있기는 하나, 서로 다른 종류의 폐암이 발병하였고, 특히 선암의 경우에는 망인의 직업력을 고려할 때 석면 노출에 의한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 대한의사협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의 1997년 폐암 전국실태조사에 의하면, 흡연자에게 발병한 폐암의 유형별 점유율은 편평상피세포암 55%, 선암 21.6%, 기관지폐포세포폐암 1%, 대세포폐암 1.9%, 소세포폐암 20.3%였고, 비흡연자에게 발병한 폐암의 유형별 점유율은 편평상피세포암 25.7%, 선암 55.1%, 기관지폐포세포폐암 6.3%, 대세포폐암 0.3%, 소세포폐암 12.3%였다. 비흡연자에게서 발병한 폐암의 유형을 보면, 선암이 55.1%로 절대적으로 많아 선암의 발생에 흡연이 기여하는 바가 제일 적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구체적인 작업 환경에 따라 폐암 발생의 위험도가 달라지겠으나, 석면에 노출된 경우 비노출자에 비해 2~6배 폐암 발생의 위험도가 증가하며, 이들이 담배를 피우면 위험도가 37~59배 증가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인정 근거] 갑제3, 8, 10, 11호증, 을제4, 6,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제1군수지원사령부, 한국환경공단,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⑴ 공무원연금법 제35조 소정의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나,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의 간접사실에 의하여 공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족하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두13374 판결).
⑵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망인이 폐암의 중요한 발병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흡연을 하였다 하더라도, ① 망인은 군무원으로 30여 년간 궤도차량 정비작업을 수행하면서 그 대부분의 기간을 환기시설도 없고 방진마스크도 지급받지 못한 열악한 상태에서 석면, 디젤엔진 배기가스, 페인트 분진 등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에 노출되었고, 반면 군 정비작업 외에는 석면광산이나 석면취급공장에서 근무하거나 그 인근에서 거주하는 등 석면에 계속적으로 노출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며, ② 망인에게는 원발성 폐암과 동시에 석면폐증이 있었고, 환경안전공단 석면피해판정위원회는 컴퓨터단층촬영 사진 판독을 통해 망인의 석면폐증의 병형을 초기형으로 판정하였으며, ③ 망인에게는 흡연자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편평상피세포암와 비흡연자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선암이 동시에 있었으므로, 군무원 재직시 장기간 석면 등 유해물질에 노출됨으로써 망인의 폐암이 발병하였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누12774 판결, 2007. 6. 1. 선고 2005두517 판결 등 참조).
⑶ 따라서 망인의 폐암은 공무상 질병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전부 부담하게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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