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설령 나중에 신고된 집회가 선신고 집회와 시간, 장소가 일...

번호
2012구합18608
일자
2013-07-29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집단적인 형태로서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통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민주국가에 있어서 국민의 정치적·사회적 의사형성과정에 효과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며, 특히 집회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음.

이 사건의 경우 선신고 집회와 이 사건 집회가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상호 충돌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는 점, 선신고집회는 2011. 1. 이후로 계속해서 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개최된바 없고, 선신고 집회는 다른 집회의 개최를 사실상 어렵게 하자는 데 본뜻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집회의 목적은 정리해고 희생자 추모를 목적으로 하는 반면, 선신고 집회의 목적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환경정화 거리홍보 등으로 그 목적상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음.

【원 고】 전국금속노동조합

【피 고】 종로경찰서장

【변론종결】 2013. 3. 6.

1. 피고가 2012. 6. 10. 원고에게 한 옥외집회 금지통고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1. 4. 13. 근로자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는 2012. 6. 4.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집회를 신고(이하 ‘최초 신고’라 한다)하였다.

(1) 명칭 : 쌍용차 정리해고 희생자 추모문화제

(2) 목적 : 정리해고 희생자 추모와 쌍용차 문제 해결 촉구

(3) 일시 : 2012. 6. 15. 00:00부터 23:59까지

(4) 장소 : 서울 종로구 신교동 새마을금고 앞부터 같은 구 옥인동 현대자동차 애프터서비스 센터 앞 인도까지 약 169m

(5) 주최자 : 원고

(6) 참가예정인원 : 150명

다. 피고는 2012. 6. 6. 원고가 신고한 집회장소인 서울 종로구 신교동 새마을금고앞 인도는 청운동 청장년회가 이미 신고한 집회인 “깨끗한 거리·평화로운 생활 영유를 위한 시민대회”(이하 ‘선신고 집회’라 하고, 그 신고를 ‘선신고’라 한다)의 집회장소와 겹치고, 그 주변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주거지역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신고한 집회를 개최하면 소음 등이 발생하여 주민들의 사생활 평온에 현저한 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회시위법’이라 하고 개별 조항을 인용할 때는 ‘법’이라 하며, 그 시행령은 ‘시행령’이라 한다) 제8조 제2항, 제3항 제1호를 근거로 집회를 금지한다고 통고하였다.

라. 이에 원고는 2012. 6. 8. 피고에게 최초 신고 내용 중 일시를 같은 달 15일 15:00부터 19:00까지로, 장소를 서울 종로구 청운동 동사무소 맞은 편 새마을 금고 앞부터 카페 퐁당 앞을 지나 같은 동 효자당구장 앞까지(약 83m)로, 참가예정인원을 100명으로 수정하여 다시 집회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하고, 그 신고 내용에 따른 집회를 ‘이 사건 집회’라 한다)를 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10일 최초 신고와 마찬가지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집회를 금지한다고 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5(이상 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모두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도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법 제8조 제2항은 집회 또는 시위의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더라도 그 목적이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뒤에 접수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 통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선신고 집회는 이 사건 집회와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지 않고 그 목적이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지도 않으므로 집시법 제8조 제2항은 이 사건 집회의 금지 사유가 될 수 없다.

(2) 이 사건 집회는 그 장소가 주거지역이 아니어서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할 우려가 없고 인근 거주자나 관리자가 시설이나 장소의 보호를 요청한 바도 없으므로, 법 제8조 제3항 제1호 또한 이 사건 집회의 금지 사유가 될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청운동 청장년회는 2012. 5. 17. 선신고를 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명칭 : 깨끗한 거리, 평화로운 생활 영위를 위한 시민대회

- 목적 :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환경 정화, 거리 홍보 및 평화로운 생활영위

- 일시 : 2012. 6. 4. 06:00부터 같은 달 15일 24:00까지

- 장소 : 서울 종로구 신교동 새마을금고 및 공영주차장 앞 인도, 같은 구 옥인동 범혜사 앞 인도

- 참가예정단체 : 지역주민 및 대화유화공업 주식회사 임직원

- 참가예정인원 : 약 10명씩(교대 진행)

- 시위(행진)방법 : 가두행진 및 피케팅 등

- 시위(행진)진로 : 지역 일대

(2) 서울지방경찰청은 매일 인터넷 홈페이지 알림마당의 공지사항 부분에 그날 열리는 주요 집회나 시위의 시간, 장소, 인원, 관할 경찰서를 기재하는데, 선신고 집회는 2012. 6. 4.부터 같은 달 15일까지의 집회 목록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3)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는 매일 인터넷 홈페이지의 교통정보 중 집회 및 행사 부분에 그날 개최되는 주요 집회의 시간, 내용 및 예상 인원을 기재하는데, 선신고 집회는 2012. 6. 4.부터 같은 달 15일까지의 집회 목록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4) 이 사건 집회의 집회장소 부근에는 종로경찰서 청운파출소가 있고, 그 외에도 주변 청와대 경호를 위해 다수의 경찰관이 배치되어 있다.

(5) 2011. 1. 1.부터 2012년 6월까지 서울 종로구 신교동 새마을금고 앞 도로를 집회 장소로 하여 신고된 집회 및 시위는 모두 23건인데 그 중 19건은 청운동 청장년회가 신고한 것이다. 청운동 청장년회가 집회를 하겠다며 신고한 기간은 2011. 1. 5.부터 같은 해 3. 1.까지, 같은 달 4일부터 같은 해 4. 1.까지, 같은 달 6일부터 같은 해 6. 30.까지, 같은 해 7. 3.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같은 해 8. 3.부터 같은 해 10. 25.까지, 같은 해 11. 2.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같은 해 12. 3.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2012. 1. 4.부터 같은 해 3. 26.까지, 같은 달 28일부터 같은 해 7. 20.까지이다.

(6) 피고는 청운동 청장년회가 한 집회신고는 한 번도 금지하지 않은데 반하여 청운동 청장년회가 신고한 집회와 그 기간과 장소가 중복되는 원고, 전국금속노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대한안마사협회가 신고한 집회는 모두 금지하였다. 한편 청운동 청장년회는 위와 같이 집회신고만 하고 실제로는 한 차례도 집회를 하지 않았다.

(7) 통상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관할 경찰서가 그 개최 여부를 사후 확인한다.

(8) 이 사건 집회 장소로 신고한 서울 종로구 신교동 소재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 주변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다.

(9) 서울 종로구 신교동 통장 및 청운동 청장년회는 2012. 2. 15. 피고에게 같은 구 옥인동, 청운동, 효자동, 신교동 일대를 집회 및 시위로부터 보호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같이 제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 갑 제7부터 1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송현정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집단적인 형태로서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통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민주국가에 있어서 국민의 정치적·사회적 의사형성과정에 효과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민주정치의 실현에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다(헌법재판소 1994. 4. 28. 선고 91헌바14 결정 참조). 따라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며, 특히 집회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집회의 금지는 집회의 자유를 덜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까지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할 수 있는 최종 수단이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83 결정 참조).

(2) 먼저, 이 사건 집회에 법 제8조 제2항의 금지 사유가 존재하는지 살피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드러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집회의 개최 일시는 15:00부터 19:00까지이고 개최 장소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소재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부터 같은 동 소재 효자당구장까지 약 83m인데 반하여 선신고 집회의 개최 일시는 06:00부터 24:00까지이고 개최 장소 및 방법은 청운동 새마을금고, 공영주차장 앞 인도, 옥인동 범혜사 앞 인도에서 약 10명씩 교대로 가두행진 및 피케팅을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집회와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상호 충돌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는 점, 청운동 청장년회가 2011년 1월 이후 선신고 집회 이전까지 거의 전 기간에 걸쳐 집회를 하겠다며 신고를 하였으나 실제 한 번도 개최한 바 없고, 신고한 집회 목적에 개념상 집회와 양립할 수 없는 평화로운 생활 영위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 데서 보듯이 선신고는 실제 집회를 개최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집회의 개최를 사실상 어렵게 하자는 데 본뜻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집회의 목적은 정리해고 희생자 추모와 쌍용차 문제 해결 촉구이고 선신고 집회의 목적은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환경정화 거리 홍보 및 평화로운 생활영위로서 그 목적상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집회가 선신고 집회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집회의 자유가 헌법상 가지는 위상이나 집회금지통보가 사전허가제로 운영되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집회에 대하여 장소나 시간, 참가인원에 대한 조건을 부가하거나 집회시위법 등 관련법령에서 허용한 경찰력을 동원하여 평화로운 집회가 이루어지도록 예방하는 수단 등을 먼저 강구했어야 함에도 만연히 이 사건 집회가 선신고집회보다 뒤에 접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를 전면적으로 불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집회와 선신고 집회의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고, 그 목적으로 보아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법 제8조 제2항을 근거로 이 사건 집회를 금지할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다음으로, 이 사건 집회에 법 제8조 제3항 제1호의 금지 사유가 존재하는지 살피건대, 법 제8조 제3항 제1호를 근거로 집회 금지 통고를 하기 위해서는 집회장소가 다른 사람의 주거지역이나 이와 유사한 장소로서 집회나 시위로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平穩)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고 이에 대해서는 피고가 그 입증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로는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집회의 개최 장소가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하고 그 주변의 주민들이 피고에게 집회 금지를 청원한 사실만을 인정할 수 있을뿐, 더 나아가 이 사건 집회로 말미암아 시행령 제4조 제2항이 규정한 모습으로 주민들의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시행령 제6조에 따라 집회의 규모나 방법을 제한하는 수준을 넘어 집회 자체를 금지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집시법 제8조 제3항 제1호를 근거로 이 사건 집회를 금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국 피고가 이 사건 집회의 금지 통보로 삼은 사유는 모두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하여야 한다(한편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법 제3조 제3항 제2호를 그 처분사유로 추가하였으나 이는 당초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 허용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부담하게 한다.

판사 심준보(재판장), 장한홍, 김태균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