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속한다고 판단한 사례...
- 번호
- 2013가합7073
- 일자
- 2014-12-22
【원 고】 A 외 43명
【피 고】 주식회사 B
【변론종결】 2014. 10. 30.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각 해당 “합계”란 기재 금액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3. 11.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이 사건 청구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피고로부터 상여금을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수당과 연차휴가수당을 지급받아 왔고, 또한 일부 원고들의 경우 퇴직금을 중간정산받으면서 위 각 수당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계산하여 그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2010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기간에 관하여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위 각 수당 또는 중간정산 퇴직금과 실제로 지급받은 수당 또는 퇴직금의 차액의 지급을 구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들이 지급받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이고, 구체적으로는 이후 보는 바와 같이 상여금이 고정성을 갖추고 있는지이다.
2.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의 전문직사원(생산직근로자)이다.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근로기준법 제56조가 정하는 최저한에 따라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한 금액으로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원고들이 소속된 C연맹 피고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피고가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은 연차휴가수당 또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한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피고가 종업원에게 2, 4, 6, 7, 8, 9, 10, 12월 각 100%씩 연 800%의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데, 위 단체협약은 통상임금을 구성하는 임금 항목에서 위 상여금을 제외하고 있다(위 상여금을 이하 ‘이 사건 상여금’이라 한다).
나. 원고들은 2010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위 단체협약에서 정한대로 이 사건 상여금을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수당과 연차휴가수당을 지급받았고(다만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전문직사원의 월 급여를 다음 달 10일에 지급하므로 매달 지급받은 근로수당은 그 전달 근로에 관한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역은 별지 3 원고별 미지급 수당 산정표에서 보는 바와 같다(월별로 “통상임금 범위”란 중 “기존통상임금 범위”란이 위 단체협약에 따라 계산한 통상임금이고, 각 수당별로 “기존”란이 위 통상임금에 기초하여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당액이다). 또한 원고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는 별지 4 원고별 미지급 퇴직금 산정표 각 “중간정산일자”란 기재일에 퇴직금을 중간정산받았는데, 그 퇴직금은 위 원고들이 위와 같이 지급받은 각 수당에 기초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다. 그런데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그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위 기간 원고들이 지급받았어야 할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수당과 연차휴가수당을 계산한 금액, 그리고 그 금액과 앞서 본 실제로 지급받은 금액과의 차액은 별지 3 원고별 미지급 수당 산정표에서 자세히 보는 바와 같다(“통상임금 범위”란의 “포함할 통상임금”란에 통상임금에 합산할 상여금 액수가 기재되어 있고, 이 금액에 기존의 통상임금액을 합한 액수가 “합계”란으로서 새로 계산한 통상임금액이며, 그 금액을 기준으로 한 시급액이 “법정통상시급”, 이 금액과 기존 통상임금에 따른 시급의 차액이 “통상시급차액”이다. 각 수당별로 “법정”란이 새로 계산한 통상임금에 따른 수당액이고, 이 금액과 앞서 본 실제 지급받은 수당액인 “기존”란과의 차액이 “차액”란이며, “청구금액”란이 수당별 차액의 합계액이다). 그리고 퇴직금을 중간정산받은 위 원고들의 그 당시 퇴직금을 위와 같이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각 수당액에 기초한 평균임금에 따라 계산한 금액, 그리고 위 금액과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과의 차액은 별지 4 원고별 미지급 퇴직금 산정표에서 자세히 보는 바와 같다(원고별로 “미지급 퇴직금”이 위 차액이다). 원고별로 위와 같은 각 수당별 차액의 합계액과 퇴직금에 관한 차액, 그리고 그 합산액을 원고별로 정리한 것이 별지 1 원고별 청구금액표로서, 각 수당별 차액의 합계액(위 별지 3의 “청구금액“란 합계액)이 “미지급 수당”이고, 퇴직금에 관한 차액(위 별지 4의 “미지급 퇴직금”과 같다)이 “미지급 퇴직금”이며, “합계”란 기재 금액이 합산액이다.
라. 한편 피고의 상여금 지급일은 단체협약과 상여금 지급일이 속한 각 달의 21일이고, 그 전전월 16일부터 상여금지급일이 속한 달의 15일까지 기간 중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상여금을 일할지급하였다.
마.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위 각 수당이나 퇴직금의 지급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이 사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주된 규정은 별지 2에서 보는 바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25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법리(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이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해고예고수당, 연차휴가수당 등의 산정 기준 및 평균임금의 최저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통상임금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인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한다.
그리고 고정적인 임금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하므로,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은 고정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급일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그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된다. 그러한 임금은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는 반면, 그 특정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 제공 내용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이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와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그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그 특정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당해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여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므로 고정성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어떠한 임금이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고정성을 갖고 있는지는 그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계약 등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거나 그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그 임금의 성격이나 지급 실태, 관행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기초사실에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상여금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임에는 의문이 없다. 문제되는 것은 고정성으로서, 구체적으로는 피고가 다투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상여금이 소정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시점인 상여금 지급일에 재직하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것인지 여부이다.
2) 이 사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6조와 피고의 취업규칙 제70조는 연 800%의 상여금을 2, 4, 6, 7, 8, 9, 10, 12월 각 100%씩 지급한다고만 하고 있을 뿐 별도의 추가적인 조건을 정하고 있지 않고, 그 지급대상을 지급일에 재직 중인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69조 제1항은 채용, 승급, 감봉, 휴직, 복직, 퇴직 등의 때에는 발령 당일부터 또는 발령 당일까지 일할계산하여 임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는 상여금이 임금을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임을 명시하고 있고, 피고는 퇴직한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계산할 때에도 상여금을 평균임금에 포함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단체협약과 피고의 취업규칙은 임금에 해당하는 이 사건 상여금을 퇴직자에게도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하여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재직 중인 근로자의 경우이기는 하나 피고가 상여금을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지급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보았던바, 일할계산에 관한 취업규칙 제69조 제1항이 실제로 상여금의 지급에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어 위 해석을 뒷받침한다.
3)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과 피고의 취업규칙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상여금에 관한 각 규정은 일할계산을 규정하고 있지 않는 반면에 퇴직금은 임금인데도 별도로 일할계산을 규정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임금의 일할계산을 정하는 취업규칙 제69조는 일반규정에 불과하여 상여금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일할계산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이 사건 상여금은 그 지급일 당시에 재직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급일 당시 퇴사한 근로자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노사간의 합의된 관행 또는 묵시적인 노사합의에 따른 관행이어서 이 사건 상여금은 고정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이 사건 단체협약 제16조와 취업규칙 제70조가 상여금을 규정하면서 일할계산에 관하여는 규정하고 있지 않은 사실, 반면에 퇴직금에 관하여는 단체협약 제17조가 1년을 초과하는 1년 미만의 일수에 대하여 일할계산하여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75조 제2항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로서 피고가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 제69조 제1항, 단체협약 제12조와 실제 퇴직금 계산방식까지 고려하면, 비록 단체협약 제16조와 취업규칙 제70조 자체에서 일할계산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이 퇴직자에게도 상여금을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해석됨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이 퇴직금에 관하여 일할계산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정하는 최저한도의 퇴직금, 즉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근무일수를 기준으로 1년 당 30일 분의 평균임금을 확인하여 규정하는 취지로 보일 뿐 그 이상의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퇴직금에 관한 규정이 일할계산을 정하고 있다 하여 임금의 일할계산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취업규칙 제69조가 의미 없는 규정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피고는 앞서 보았듯이 취업규칙 제69조에서 정하는 대로 재직중인 근로자에게 실제 근무일수에 따라 상여금을 일할계산하여 지급하여 온 바, 이는 위 제69조는 주의적인 규정에 불과할 뿐 퇴직금 외에 상여금 기타 다른 임금은 일할계산할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다음으로,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묵시적 합의 또는 그러한 확립된 관행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상여금 지급일 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 상여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는다는 노사간의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는 없으므로, 그러한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 내지 16, 18 내지 20, 22 내지 24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17, 21호증의 각 1 내지 3, 을 제25호증의 각 기재, 증인 S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2008년 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피고의 중도퇴직자는 24명인데, 피고가 상여금의 지급일 전에 중도퇴직한 위 근로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위 근로자들이나 노동조합이 이에 대하여 어떤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사정이 드러나지 않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6년여에 걸쳐 24명이라는 많지 않은 수의 퇴직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인바, 이에 대하여 위 근로자들이나 노동조합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을 가지고 노사간의 명시적인 합의의 결과 또는 피고가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하여 정한 준칙인 이 사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해석에 우선하는 의미를 두어 상여금 지급일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노사간의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거나 그러한 관행이 확립되었다고 추단하는 것은 무리이고, 노동조합이 위와 같은 상여금의 지급 실태를 명확히 인식하고 용인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위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이 퇴직자에게도 상여금을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하여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해석되고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서 이와 다른 합의 내지 확립된 관행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상여금은 실제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기는 하나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에 대하여 일정액을 지급받을 것이 확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고정적 임금에 해당한다.
다. 소결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각 해당 근로에 대한 임금산정의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통상임금의 성질을 가지는 임금을 일부 제외한 채 위 각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산정하도록 노사 간에 합의한 경우 그 노사합의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위 기준에 미달할 때에는 그 미달하는 범위 내에서 노사합의는 무효라 할 것이고,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도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최저기준을 위반하여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동조합과 피고의 합의는 효력이 없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최저한에 따라 이 사건 상여금이 포함된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및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에 따라 역시 위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하였어야 하며, 또한 퇴직금을 중간정산받은 원고들에게 위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위 각 수당액을 기초로 한 평균임금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을 지급하였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원고들에게, 기초사실 다항에서 자세히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0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위 각 수당 또는 퇴직금의 합계액과 실제로 지급한 금액의 차액인 별지 1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각 해당 “합계”란 기재 금액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그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3. 11.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연간 기본급의 800%에 해당하는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62.9%의 통상임금 상승과 이에 따른 임금총액 32%의 증액이 예상되어 피고는 원고들이 구하는 3년간의 소급분으로 20억 원 이상의 추가적인 인건비를 지출해야 하는바 이는 피고가 감내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고, 최근 노사문제로 인하여 영업실적이 악화되었으며 특히 금년에는 장기파업과 직장폐쇄로 인하여 50~60억 원의 손해가 예상되므로 위 금액은 회사의 존폐가 좌우되는 금액이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와 달리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추가적인 법정수당 등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나. 법리(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임금협상의 구조와 한계, 근로현장에서의 임금협상 방법과 과정, 각 임금 항목의 결정 방법 및 그 내용, 관행 등을 고려하면,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 폭을 정하되, 그 임금 총액 속에 기본급은 물론, 일정한 대상기간에 제공되는 근로에 대응하여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 기간마다 지급되는 상여금(이하 ‘정기상여금’이라고 한다), 각종 수당, 그리고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는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의 법정수당까지도 그 규모를 예측하여 포함시키는 방식의 임금협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노사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은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오인한 나머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한 경우, 근로자 측이 앞서 본 임금협상의 방법과 경위, 실질적인 목표와 결과 등은 도외시한 채 임금협상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유를 들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종국적으로 근로자 측에까지 그 피해가 미치게 되어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하고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 측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와 노동조합이 노사합의에 따른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기상여금인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 이는 노사 양측이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한데서 비롯하였다고 보인다. 또한 기초사실과 증인 ○○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기본급의 연 80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통상임금액이 62.9% 정도 증가하여 그에 따라 임금총액은 32%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바, 위 통상임금액은 단체협약에서 예정한 통상임금의 액수를 훨씬 초과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하여 추가지급될 법정수당 등으로 인하여 피고가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일단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서 상여금, 각종 수당, 그리고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는 법정수당 등의 규모를 예측하여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 폭을 정하는 방식의 임금협상 과정을 거쳐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갑 제5호증의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노동조합이 2012년 임금인상에 관한 모든 사항을 피고에 위임하기도 하였던 사정까지 보인다. 나아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내지 9호증, 을 제26 내지 3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합계 14억 9,000여 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 그리고 원고들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이후 어느 시점에 제기할 수 있는 그 때로부터 역산하여 3년의 기간에 관한 추가 법정수당 등의 청구까지 고려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고가 부담할 재정적 부담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법정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의 당기순이익은 2010년 37억여 원, 2011년 38억여 원, 2012년 26억여 원, 2013년 7억 5,000여 만 원[피고의 직원인 증인 ○○은 2013년에 2억 3,000만 원의 영업손실이 났고 위 당기순이익은 영업외수익이 반영된 결과라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이는 2013년 영업이익이 11억여 원에 달한다는 손익계산서(을 제27호증의 2)의 기재에 반하여 믿을 수 없다]에 달한다. 또한 피고는 수익성과 영업현금흐름이 양호하여 2010년부터 2013년말까지 유동자산/유동부채 비율이 50.9%에서 79.4%로, 부채비율은 162%에서 143%로 꾸준히 개선되었다. 피고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86억 원 상당을 기계설비에 투자하기도 하였다.
② 2014년에는 노사분규로 인한 파업과 직장폐쇄의 영향 등으로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되기는 하나 노사분규의 책임을 오로지 근로자들의 책임으로 돌릴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고의 대표이사 일가가 주식을 보유하는 피고의 특수관계회사 주식회사 T(이하 ‘T’이라 한다)에서 그 생산한 제품을 피고가 생산한 것처럼 포장하여 거래업체에 납품하거나 피고의 대표이사가 피고의 생산설비를 T으로 옮기려고 시도하는 등 피고의 대표이사 일가가 T을 이용하여 피고와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정황이 보이고, 2011년 설립된 T의 2013년 매출이 2012년 대비 182%에 상당하는 104억여 원이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약 28억 원의 손실에서 7억 8,000여만 원의 이익으로 돌아선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는바, 이는 피고가 노사분규 해결을 위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 및 피고의 손실이 예상되는 큰 이유라고 보인다.
③ 피고는 2013년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6억 9,000여만 원에 달하고, 특수관계회사들인 주식회사 U, 주식회사 V에 대한 단기대여금이 합계 134억여 원에 달하며, 같은 시점 위 U는 24억여 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어느 정도의 변제 자력도 갖추고 있다고 보인다.
④ 피고 근로자들의 임금은 2009년에는 동결되었고, 2010년과 2011년에 5.2%, 6.3%씩 인상되었으나 2012년에는 위에서 본 피고의 수익에 불구하고 다시 동결되었으며, 2013년 임금협상은 아직 타결되지 않고 있어 실질적으로 동결된 상태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상렬(재판장), 최아름, 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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