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근로자에 대한 부당대우를 알리기 위한 행동은 명예훼손죄에 ...

번호
2013고단735
일자
2013-09-02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알리기 위한 과정에서 사실을 적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선고.

【피고인】 1. 이○○, 2. 최◎◎

【검 사】 김○○(기소), 양○○(공판)

【변호인】 변호사 장○○

피고인들은 각 무죄.

1. 공소사실

피고인 이○○은 민주노총 일반연맹 지역노동조합 사무처장이고, 피고인 최◎◎는 대전 유성구 궁동에 있는 충남대학교 약학대학의 청소미화원으로서, 피고인들은 공모공동하여, 2012. 8. 16. 11:30경부터 같은 날 12:00경까지 사이에 위 대학교 본부 현관앞에서, 같은 학교에서 일하는 청소근로자 약 40여 명, 시설근로자 약 10여 명과 학교 학생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를 이용하여, “청소업무를 맡고 있는 근무자가 용역업체 직원인 본부장과 청소관리소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명의 업체 직원들이 업무시간 중 근무자를 찾아와 이런 저런 업무 관련 대화를 하던 중에 말을 듣지 않는다며 근무자에게 욕을 하고 따라오라고 하더니 휴게실로 들어가 미화원의 목을 손으로 조르고 벽에 밀어붙이고, 저항하는 근무자의 팔을 뒤에서 결박하고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하며 폭력을 행사하였다. 현장관리소장은 근로자들을 상대로 ‘청소물품이 없으면 청소를 하지 마라.’는 말을 하였고, 청소 용역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는 소위 북파공작원 출신 부대원들의 단체이며 국가보훈단체이다. 그런데 이 단체의 관계자들은 ‘자신들은 사람을 죽이는 기술도 배웠다. 김대중 다리도 우리가 부러뜨렸다.’는 말을 하면서 위압적인 분위기의 말을 해왔고, 이번에는 폭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누가 봐도 단체의 명예와 위신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 충남대 청소미화원 폭행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말하고, 그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특수임무유공자회는 충남대 청소미화원 폭행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는 제목의 전단지를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배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연히 충남대학교 청소용역관리소장인 피해자 신○○의 신상에 관한 발언을 하고, 전단지를 배포함으로써 위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같은 방법으로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판단

가. 무릇,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처벌할 수 없는데,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6도2074 판결 등 참조).

나. 돌이켜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검사가 제출한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 및 경찰피의자신문조서, 신○○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전단지, 각 사진의 기재 내지 진술기재 및 영상 등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공소사실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고, 전단지를 배포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변호인이 제출한 공소장, 고소장, 최◎◎ 작성의 진술서, 최◎◎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최◎◎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이□□, 이▣▣, 강○○ 작성의 사실확인서, 녹취록의 각 기재 내지 진술기재 및 증인 김○○의 법정진술 등을 종합하면, ① 임○○은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본부장이고, 신○○은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소속의 충남대학교 청소용역 현장관리소장이며, 피고인 최◎◎는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소속의 충남대학교 청소미화원인바, 임○○, 신○○은 공동하여, 2012. 7. 26. 13:40경 대전 서구 궁동 소재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휴게실 앞에서 피고인 최◎◎가 청소용품 등 업무와 관련하여 대화를 하던 중 ‘사측’이라고 표현하였다는 이유로 임○○은 “최◎◎씨 ‘사측’이 뭐여. 이 새끼 죽으려고 환장했네. 너 이 새끼 따라 들어와.”라고 말하면서 휴게실로 들어가게 한 후 오른손으로 피고인 최◎◎의 목을 잡아 조르며 “너 이 새끼 한 번 죽어 볼래.”라고 말하고, 피고인 최◎◎가 “차라리 죽여라.”라고 말하면서 임○○의 가슴에 머리를 들이 대자 신○○은 피고인 최◎◎의 뒤에서 양팔로 피고인 최◎◎의 양팔을 붙잡으면서 “당신 왜 이런 식이야.”라고 말하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피고인 최◎◎에게 전치 2주의 경추부염좌상을 가한 사실, ②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소속 충남대학교 청소용역 현장관리소장인 신○○은 2012. 3. 말경 관리소장실에서 청소미화원 7명에게 “우리들은 사람 죽이는 기술이나 북한을 넘나드는 특수훈련을 받았다.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는 생각을 해보라.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을 우리들은 용서하지 못한다. 가만두지 않는다. 김대중 사건도 우리들이 했다. 다대포 무장공비 사건도 우리들이 때려잡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이와 유사한 취지의 발언들을 해왔고, 청소 물품의 원활한 공급을 요구하는 청소미화원들에게 “청소 물품이 없으면 청소를 하지 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온 사실, ③ 그 동안 충남대학교 청소미화원들에게 청소 물품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았고, 이에 평균연령 60세 정도인 청소미화원들이 청소 물품의 원활한 공급을 요구하면, 신○○ 등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소속 간부들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청소미화원들에게 반말을 하고, 과거 자신들이 받은 훈련이나 행동 등을 들먹이며 위압적인 언행을 해왔던 사실, ④ 피고인들은 충남대학교 측에 이러한 문제에 관한 진상조사와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충남대학교 측에서는 청소용역업체 내부의 일이고, 사건을 조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개입하지 않으려고 한 사실, ⑤ 이에 피고인들은 진상조사와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공소사실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고, 전단지를 배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이 사건은 충남대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미화원들에 관한 문제로서 피고인들의 진상조사 및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발언과 전단지 배포가 충남대학교 내에서 이루어진 점, ㉡ 이 사건 발언 및 전단지 배포의 대상이 주로 충남대학교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 학생들 및 학교관계자들인 점, ㉢ 이 사건 발언 및 전단지의 내용은, 피고인들이 단순히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아니라 노동조합 차원에서 근로자와 학생, 충남대학교 관계자 등에게 위와 같은 상황을 알리고, 진상조사와 함께 청소미화원들에 대한 계속적인 부당한 대우의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인 점, ㉣ 이 사건 발언 및 전단지의 배포는 근무에 지장이 없는 점심시간 무렵에 약 30분간 이루어졌고, 모욕적인 언사나 폭력적인 행위를 동반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발언 및 전단지 배포행위는 그 내용이 사실이고, 단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보다는 오히려 피해자들이 평소에 충남대학교 청소미화원들을 부당하게 대우하여 온 것에 대항하여 그러한 부당한 대우의 시정과 청소미화원들의 처우개선 및 충남대학교 청소미화용역의 적정성 제고를 위한 공공의 이익 차원에서 한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할 것이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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