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소방관이 화재진압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한 후 2차로 맥주를...
- 번호
- 2013구단21512
- 일자
- 2015-03-02
1. 공무원이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하였더라도,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소속 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때에는 이를 공무원연금법 제35조 제1항이 정하는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보아야 한다.
2. 원고가 참석한 2차로 맥주를 마시는 모임은 그 전반적인 과정이 모두 소속 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공적인 행사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위 모임 장소에서 나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하여 퇴근을 하다가 지하철 계단에서 미끄러져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위 사고로 인한 두개골 골절 등은 공무상 부상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원 고】 유○○
【피 고】 공무원연금공단
【변론종결】 2014. 9. 4.
1. 피고가 2013. 2. 15. 원고에 대하여 한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서울종로소방서 제3현장지휘대 안전담당 소방관으로 근무하던 중 2012. 12. 17. 14:17부터 16:50까지 동대문 화재현장에서 화재진압 활동을 마치고 제3현장대원들과 함께 같은 날 18:40부터 남도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19:40경부터 호프광장에서 술을 마시면서 회합을 한 후 21:39경 전철을 이용하여 귀가하려고 종각역 1번 출입구 계단을 내려가다가 미끄러지면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그로 인하여 ‘낙상으로 인한 경추 압박, 안면, 두개골 골절 및 출혈과 관련된 상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았다.
나. 원고는 2013. 1. 3. 이 사건 상병이 공무상 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공무상요양 승인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3. 2. 15. ‘원고가 참석한 소그룹미팅은 사회통념상 소속기관장의 지배.관리 하에 이루어진 회식이나 회합으로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사고는 공무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유로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3. 5. 15.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는 2013. 7. 16.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다툼이 없는 사실, 갑 1호증, 을 1호증, 을 2호증, 을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화재를 진압한 후 남도식당과 호프광장에서 개최된 소방공무원 정신건강관리대책에 따른 출동대별 소그룹미팅에 참석한 후 귀가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위 소그룹미팅 역시 소속 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행사 또는 모임에 해당하고, 그 후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해 퇴근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공무상 부상에 해당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⑴ 원고는 1989. 4. 26.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종로소방서에서 근무하였고,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제3현장지휘대 소속 선임대원(계급 소방위)으로서 재난현장 활동대원의 안전사고 방지대책 수립 및 추진 등을 담당하였다.
⑵ 종로소방서 소방공무원들은 3개 소대로 나누어 3주마다 주간, 야간, 비번의 순서로 근무를 하고 있고, 원고는 화재발생시 화재진압과 현장지휘를 하여야 하는 부담에 노출되어 있었으며, 그 외에 각종 화재대비 훈련참가, 화재진압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로 월평균 44시간 정도의 초과근무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⑶ 원고는 의왕시에 거주하여 종로소방서까지 지하철 1호선(의왕역부터 종각역까지)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여 왔다.
⑷ 원고는 2012. 12. 17. 14:17부터 16:50경까지 서울 종로구 창신동 436-65 동대문상가 C동 연화사(신발상가)에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하여 제3현장 지휘대원과 함께 위 화재현장에 출동하여 화재진압작업을 마친 후 소방서로 돌아왔다. 이 사건 화재는 해당점포가 전소되고 신발화재로 인한 유독가스가 발생하여 진화작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인명피해없이 진화되었다. 화재진압현장에 출동한 차량은 23대이고 인원은 92명으로 재산피해규모는 11,968,000원이다.
⑸ 그 후 제3현장지휘대장 오○○, 선임대원인 원고를 비롯한 제3현장지휘대 팀원 6명 중 5명(1명 불참)은 18:40경부터 남도식당에서 1차로 식사를 하고, 19:40분부터 호프광장에서 2차로 맥주를 마시는 모임(위 남도식당과 호프광장에서의 모임을 이하 ‘이 사건 모임’이라 한다)을 가졌고, 그 모임에서 화재현장에 대한 대원들의 역할분담과 구조활동의 적절성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⑹ 이 사건 모임에 소요된 비용은 제3현장지휘대 대원들이 각출하였고, 오○○은 이 사건 모임을 2012. 12. 29. 외상 후 스트레스 및 자살방지 간담회로 보고하였다.
⑺ 원고는 위 2차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기 위하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계단으로 내려가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⑻ 한편, 종로소방서장이 소방행정과에 시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및 자살방지를 위한 종로소방서 직원 건강관리 계획(시달)’은 다음과 같고, 이에 따라 종로소방서에서는 화재진화 후 출동대별로 화재진화현장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간담회를 상황에 맞게 자체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⑼ 종로소방서장은 이 사건 모임은 화재진화 후에 현장지휘대장의 지시 아래 직원전원이 참석하여 소방서 인근의 음식점에서 소그룹미팅을 실시한 점으로 보아 업무의 연장으로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이 없는 사실, 갑 1 내지 14호증, 을 4 내지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오○○의 증언, 이 법원의 종로소방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⑴ 공무원연금법 제35조 제1항에 의한 공무상요양비는 공무원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요양이 필요한 때에 지급되는 것이고,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제14조에 의하면 공무원이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하여 퇴근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부상한 경우에는 이를 공무상 부상으로 본다.
한편, 공무원이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하였더라도,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소속 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때에는 이를 공무원연금법 제35조 제1항이 정하는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두13231 판결, 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누7271 판결 등 참조).
⑵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모임은 이 사건 화재를 3시간의 진화작업 끝에 성공적으로 진화한 후에 제3현장지휘대장의 지시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이 사건 진화현장에 투입된 팀원 6명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이 모두 참석한 점, ② 종로소방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및 자살방지를 위한 종로소방서 직원 건강관리 계획」에 따라 화재진화 후에 출동대별로 화재진화현장에 대한 간담회를 실시해오고 있고, 이 사건 모임은 화재진화 후의 팀별 회식과 간담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이는 점, ③ 제3현장지휘대장 오○○은 이 사건 모임을 종로소방서장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및 자살방지 간담회로 보고하였고, 종로소방서장도 이 사건 모임은 화재진화 후에 현장지휘대장의 지시 아래 팀원 전원이 참석하여 소방서 인근의 음식점에서 소그룹미팅을 실시한 점으로 보아 업무의 연장이라는 취지로 회신한 점, ④ 이 사건 사고가 원고의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한 퇴근 과정에서 발생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참석한 이 사건 모임은 그 전반적인 과정이 모두 소속 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공적인 행사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모임 장소에서 나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하여 퇴근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상병은 공무상 부상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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