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업무 스트레스에 따른 불안장애로 자살한 도시철도 기관사 업...
- 번호
- 2013구합2884
- 일자
- 2014-08-04
【원 고】 ○○○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4. 4. 24.
1. 피고가 2012. 7. 20.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망 이○○(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5. 5. 1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전자직으로 근무해 오다가, 2006. 6. 30부터 답십리승무관리소 소속 승무직으로 근무해 왔으며, 이 사건 공사는 서울특별시가 1994. 3경 설립한 지방공사로서 서울지하철 5, 6, 7, 8호선을 운영하고 있다.
나. 망인은 2012. 3경 답십리승무관리소 소속 5급 승무직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2012. 3경 07:55경 답십리역에서 업무교대를 한 후 자신이 운행했던 열차로 왕십리역까지 이동하여 같은 역의 반대편 승강장인 마천역방면 승강장으로 이동한 후 출입문을 열고 선로에 내려가 대기하던 중, 같은 날 08:05경 왕십리역에서 들어오는 열차 차량에 스스로 뛰어들어 사망하였다(직접사인 : 교통사고사. 이하 망인이 사망하게 된 이 사건을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인 바, 망인의 사후 피고를 상대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공황장애로 인한 것임을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하였다.
라. 피고는 2012. 7. 20경 “망인의 업무시간이 불규칙했던 점은 확인되나 통상의 근무시간을 초과하지 않았고, 민원이나 사고로 인하여 고인에게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 확인되지 않으며, 망인의 수동운전 실적은 타 승무원에 비하여 15~20% 낮게 확인되고 이에 따른 불이익도 특별히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망인의 업무내용과 환경이 사업장의 승무직원이 통상 겪는 것 이상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항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망인이 2012. 2 전직(轉職)에 탈락하기는 하였으나 심사가 공개적으로 시행되었고 망인만이 탈락한 것도 아니다. 망인의 공황장애 진단은 망인의 사후인 2012. 3. 16자에 처음으로 진단되어 나타난다”라는 이유에서 원고의 위 청구를 배척하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2. 10. 30 “망인이 보였던 증상이 일반적인 공황장애의 진단 기준에 미흡하고 망인이 일부 업무상 운전에 대한 부담감으로 불안 증상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증상도 환경적 요인과 체질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어서 업무상 사유만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망인의 사망 직전의 상황이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 상황이었다고 보기 미흡하다”라는 이유에서 원고의 재심사 청구를 기각하였다.
바. 원고는 2013. 1. 24 여기에 불복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0 내지 1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미 2011. 5. 25과 2012. 2. 15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바 있으며 이는 진료기록부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망인은 수동운전이 강제되었던 상태에서 승강장 고속진입, 정위치 정차 등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였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수동운전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가되었던 상황이었다. 이 사건 공사는 망인에게 공황장애 증상이 있어 열차운전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2012. 2. 29 망인의 전직신청을 거부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인은 희망을 잃고 매우 절망한 상태였다. 망인은 이러한 상태에서도 이 사건 사고 발생 3일 전인 2012. 3. 9 10시간5분, 2012. 3. 10 8시간16분, 2012. 3. 11과 2012. 3. 12 10시간58분 등 3일 연속으로 합계 30여 시간 이상 지속적인 열차운전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할 것이며, 열차운전에 따른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던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이는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생략)
다. 인정사실 등
1) 망인의 평소 정신건강 상태 등
망인은 2000. 1 이후 2011. 5에 이르기까지 피부염, 농피증, 치주염 등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을 뿐 공황장애 등 정신적인 질환을 진단받은 사실은 없으며, 한국의학연구소가 2010. 6. 21 망인에 대하여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갑상선 낭종, 콜레스테롤, 비만 관리 등’이 나타나 있기는 하나 정신질환과 관련된 병력은 나타나 있지 않다.
2) 망인의 근무경력 및 근무환경 등
가) 근무경력
- 1994. 12경 이 사건 공사의 전자직 채용시험 합격
- 1995. 5. 1 이 사건 공사 입사
- 1995. 5. 1 고덕전기신호사업소 임용(전자직)
- 2006. 6. 30 답십리승무관리소 직종전환 및 전보(승무직)
나)근무형태
교번근무제로 운행시간표에 따라 9조 5교대로 “주간-주간-야간-=비번-휴무-주간-야간-비번-휴무”의 순으로 근무하는 형태였고, 주간 출근시간은 06:30부터 12:00 사이에 있었으며, 주간 퇴근시간 12:00부터 21:00 사이에 이루어졌고, 야간 출근시간은 16:00부터 21:00 사이에 있었으며, 야간 퇴근은 익일 06:30부터 11:00 사이에 이루어짐.
다) 담당업무(승무직)
열차의 운전(후술하는 바와 같이 상당 부분 수동운전)과 승무 중 발생하는 기관 차량의 고장에 대한 응급대처 및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 열차 탑승 고객으로부터의 민원처리 등.
라) 근무환경(서울도시철도 5호선)
이 사건 공사가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 5호선은 전 구간이 지하터털로 총 51개역으로 이루어져 있고, 총길이는 편도 52.3㎞이며, 열차 운전시 소요되는 시간은 왕복 3시간 정도이다. 열차는 2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노선의 심도가 깊어 지상까지의 깊이가 30미터에 달하는 구간도 있다. 운행횟수는 교번근무의 순번에 통상 2~3회 운행하여 평균 운전시간은 약 4.7시간 정도이다. 5호선은 전 구간이 지하화되어 있어 지상으로 운행하는 구간은 없으며, 승무직 직원 1인이 승무업무를 수행하여 이에 따라 열차에 운전 자동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한편, 이 사건 공사는 전기절약 목적 등을 위하여 2008년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 무렵까지 열차 수동운전을 권장하였는데, 기관사의 수동운전 비율이 기관사 개인의 승진, 성과급, 퇴출프로그램 대상자 여부 등을 정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하여 왔다. 망인과 답십리승무관리소 소속 기관사, 전체 기관사의 각 수동운전 실적을 비교하면 다음의 [표1]과 같다.
[표1] 생략
3) 병가신청 및 전직신청 탈락
망인은 2011. 6. 3 이 사건 회사에 전화로 병가 신청을 하였고 본인의 주장에 의하여 병가사유를 ‘공황증’으로 처리하였는데, 이 사건 회사는 이를 승인하였다. 한편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이 사건 회사에 다른 직렬로 바꾸어줄 것을 요청하는 전직신청을 하였는데, 2012. 2. 29 전직신청에서 탈락한 바 있다.
4) 사망 무렵 망인이 수행한 업무내용 등
망인은 사고 전날인 2012. 3. 11 16:00경 출근하였고, 당시 근무교번에 의하면 17:37부터 근무를 시작하여 다음날 08:25에 퇴근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2012. 3. 11 통상의 업무를 수행한 후 21:07에 업무를 마치고 다음날(2012. 3. 12) 업무에 대비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고덕기지로 이동하여 기지의 침실에서 수면을 취하였다. 다시 망인은 2012. 3. 12 05:00에 기상하였고, 06:48부터 07:55까지 열차를 운행하여 답십리역에서 업무를 교대하였으며, 같은 차량으로 왕십리역까지 이동한 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 10일간의 망인의 근무내역을 살펴보면 다음의 [표2]와 같다.
[표2] 생략
한편, 승무직 직원(열차 기관사)은 열차 승객이 제기하는 민원도 처리하여야 하는데, 망인이 2010년 이후 이 사건 사고 발생시점까지 처리한 민원의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 [표3]과 같다.
[표3] 생략
5) 망인에 대한 공황장애 등 진단
망인은 2011. 6. 2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에서 ‘현기 및 어지러움’ 증상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있는데, 당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의사가 작성한 진단서에 의하면 병명에 ‘어지러움, 긴장두통, 기음양허증’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향후 치료의견에는 ‘상기 병명으로 5. 20부터 병원치료 받고 있는 환자분으로 앞으로 4개월의 안정 및 가료를 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2012. 3. 19 발급된 진료기록부에는 망인이 2011. 5. 20 의사에게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고 눈앞이 뿌옇게 되는 증세를 겪고 있다. 열차 내린 뒤에도 토할 것 같은 느낌. 한 달 전 어지러워서 열차에서 내리다 다리 염좌, 우울감과 걱정, 열차 타기 힘들고 어지러워서 진단서 받기 원한다. 더 이상 일할 생각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갑 제74호증 2면 참조). 이후 망인은 2012. 2. 15 위 병원을 방문하여 다면적 인성검사를 받았고, 2012. 2. 16에는 다시 ‘어지러움증, 긴장두통, 기음양허증’으로 진단되었다. 한편, 2012. 4. 4 발급된 진료기록부에 의하며 2012. 2. 15 당시 망인이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으면서 SCID 진단기준을 이용한 검사를 받았는데 그 결과 공황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난 사실이 기록되어 있고, 2012. 3. 16 발급된 진단서에 의하면 2012. 2. 15 망인이 내원하여 진료 받았을 당시 망인에게는 정신과적 개인력과 ‘어지러움, 긴장두통, 기음양허증’ 뿐만 아니라 SCID 진단기준에 의할 때 ‘공황장애(우발적 발작성 불안)’도 있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6) 공황장애와 불안장애 관한 의학적 지식 등
가) 공황장애의 정의
공황장애는 자연발생적으로 반복되는 공항발작과 이 발작에 대한 과도한 걱정을 특징으로 한다. 공황발작은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고 급격히 고조되는 격심한 공포 또는 불쾌감과 더불어 심계항진, 질식감, 어지러움, 미치거나 죽을 것 같은 공포 등의 신체 및 인지적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나) 공황장애의 증상
대부분 첫 공황발작은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다. 약 10분에 걸쳐 급격하게 증상이 심해지는데, 곧 죽거나 미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매우 당황하게 되고 호흡곤란, 심혜항진, 흉부압박감, 흉통, 어지러움, 발한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환자는 실신하기도 한다. 대개 20~30분 정도 지속되다가 서서히 또는 급격히 소실되는데, 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공황발작이 없는 시기에는 공황발작에 대한 예기불안이 지속되기도 하고 발작으로 인해 스스로를 조절하기 못하거나 미칠까봐 두려워져서 조심스러워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다) 공황장애의 발병원인
공황장애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어느 한 가지 가설로 충분히 설명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공황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① 생물학적 요인 : 공황장애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공황장애는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황장애 환자에게 나타나는 말초와 중추신경계의 조절부진, 자율신경계에서 교감신경 활성의 증가, 신경내분비상태의 이상, MRI 검사상 뇌의 특정 부위 이상, 뇌혈류의 조절부전 등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생물학적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② 유전적 요인 : 심한 공황장애일수록 유전적인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황장애 환자의 일차 혈연관계에서 4~8배 정도 위험이 높고 이란성 쌍둥이보다 일란성 쌍둥이에서 공황장애가 동시에 생기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유전적 가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③ 정신사회적 요인
- 인지행동이론 : 학습된 행동 또는 고전적 조건화(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심계항진 같은 불안증상을 우연히 경험한 것이 “지하철 타는 것=불안”으로 연결되어 공황발작으로 발전)로 공황장애의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라) 불안장애
불안장애는 극도의 공포, 불안 그리고 관련된 행동장애의 특징을 지닌 질병이며, 발병에는 생물학적, 유전적, 심리사회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불안장애에 포함되는 질병들은 공포, 불안 혹은 회피 행동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상황,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인지적 관념에 따라 서로 구분된다. 그러므로 불안장애에 속하는 질병들은 같이 발병하는 경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는 상황이나 이와 관련된 생각이나 믿음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관찰함으로써 서로 구별될 수 있다. 불안장애 범주에는 공황장애, 특정공포증, 광장공포증, 사회불안장애, 강박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로 인한 불안장애, 물질로 유발된 불안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은 불안장애 등이 포함된다.
7)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의학적 견해 등
가) 피고의 원처분(이 사건 처분) 단계 자문의 의견(생략)
나)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전문위원 소견(생략)
다) 서울대학교병원 전문의의 소견(생략)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7, 69, 70, 75, 92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는 바, 그 인과관계 유무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로써 판단되어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자살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근로자가 업무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그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실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와 같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자살자의 질병 내지 후유증상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두3944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펴보건대, 망인이 공황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에 연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일부 의학적 소견이 제시되어 있기는 하나, 위 인정사실 및 인정근거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볼 때, 열차 운전 업무(승무직)가 주는 스트레스가 일부 원인이 되어 망인에게 ‘달리 분류되지 않은 불안장애’가 발병하였거나 이를 악화시켰고, 망인은 이러한 ‘달리 분류되지 않는 불안장애’로 인하여 정신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 등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① 망인이 열차를 운행하였던 서울도시철도 5호선은 다른 지하철 노선들과 달리 전 구간이 지하화되어 있는데, 이로 인하여 운전자가 전 구간을 운행하는 동안 햇빛을 전혀 볼 수 없고 분진의 농도가 일반작업환경보다 높은데도 운전실의 환기가 쉽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어 지하철 기관사들이 5호선 근무를 기피했던 것으로 보이는 바, 이와 같이 열악한 근무환경은 의학적으로 정신질환의 발병 또는 악화에 일부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5호선 기관사들의 근무형태는 9조5교대로 운영되어 타 직종보다 근무시간이 불규칙적이고 통상적인 사회인의 일일 생활주기와는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② 망인이 2011. 5경부터 2012. 2경에 이르기까지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에서 진료받으면서, ‘어지러움, 긴장두통, 기음양허증’ 증으로 진단받은 바 있고, 의사에게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고 눈앞이 뿌옇게 되는 증세를 겪고 있다”고 말하며 공황증 증세를 호소하기도 하였으며, SCID 검사결과 공황장애에 해당하기도 하였던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정과 앞서 살펴본 서울대학교병원 전문의의 소견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열차운전업무롱 ls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망인에게는 2011. 5 무렵 ‘공황적 발작을 수반하는 달리 분류되지 않은 불안장애’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인다.
③ 망인은 위와 같은 승무직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다른 직렬로의 전직신청을 하였으나 2012. 2. 29 탈락하였는데, 앞서 살펴본 의학적 소견에 따르면 망인의 전직신청 탈락은 망인의 상병인 ‘달리 분류되지 않은 불안장애’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④ 또한 망인의 수동운전 실적은 다른 기관사들에 비하여 낮았는 바, 이는 망인의 위 상병 때문일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망인의 낮은 수동운전 실적은 다시 망인의 증세를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즉 열악한 운행 여건 하에서 열차 운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낮은 수동운전 실적 등으로 망인에게 ‘공황적 발작을 수반하는 달리 분류되지 않은 불안장애’ 증상이 나타났거나 이를 악화시켰고, 망인의 전직신청 탈락은 망인의 위 증상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망인은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 무렵 정신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 등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결국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으며 위 판단과 다른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란(재판장), 공현진, 안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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