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취업규칙 중 정년퇴직 조항의 해석...
- 번호
- 2013나61345
- 일자
- 2014-07-21
【원고, 피항소인】 A
【피고, 항소인】 르노삼성자동차 주식회사
【제1심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8. 30. 선고 2012가합19131 판결
【변론종결】 2014. 5. 23.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89,540,64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0. 9. 1. 삼성자동차 주식회사(이하 ‘삼성자동차’라 한다)의 자산을 인수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자동차의 제조, 판매 등을 업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1956. 10. 3.생으로 1994. 10.경 삼성자동차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삼성자동차가 위와 같이 피고에 인수되면서 피고의 직원으로 고용이 승계되었고, 이후 2011. 12. 31. 정년 도달을 이유로 당연면직(이하 ‘이 사건 정년퇴직’이라 한다)되었다.
나. 이 사건 정년퇴직 당시 피고의 취업규칙 중 정년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규정 중 제31조 제1항 본문을 ‘이 사건 정년조항’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정년퇴직 직후인 2012. 1. 5. 피고의 사원대표위원회(이하 ‘사대위’라 한다) 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 오류 정정을 이유로 이 사건 정년조항을 “회원의 정년은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로 하되, 58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와 같이 개정하였다.
다. 원고가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 계속 근무하였을 경우 피고로부터 급여로 89,540,640원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 을 1,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정년조항에 의하면 원고는 만 55세가 종료되는 일자인 2012. 10. 2.이 속하는 해의 말일인 2012. 12. 31. 정년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원고의 정년 도달 전인 2011. 12. 3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정년퇴직 조치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정년시까지 근무하였을 경우 수령하였을 2012년분 임금 89,540,6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정년조항의 문언은 피고와 피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사대위 간의 최초의 단체협약 중 정년 관련 조항의 문언을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서, 위 단체협약 체결 당시 피고와 사대위 간에는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을 정년으로 정하는 내용의 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실제로 이후 원고를 제외한 피고의 다른 근로자들은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 31. 별다른 이의 없이 정년퇴직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정년조항은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것으로서 당사자들이 실제 합의한 내용인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과 같이 해석되어야 하므로, 그에 따라 이루어진 원고의 이 사건 정년퇴직은 유효하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정년퇴직의 무효 여부
1) 무릇 취업규칙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는 해석이나 그에 이르는 사실인정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참조).
2) 한편, 다음의 각 사실은 갑 5, 7호증, 을 2 내지 4, 7, 10, 13, 15, 17 내지 19, 26, 27호증의 각 기재, 을 6호증의 1, 을 11, 14, 16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가) 피고가 인수하기 전의 삼성자동차의 취업규칙 제30조 제1항은 “만 55세가 되는 익월 1일”을 정년으로 정하고 있었다.
나) 삼성자동차가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간 이후 그 근로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삼성자동차에 대해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데, 당시 단체교섭의 내용 중 정년에 관하여 비상대책위원회는 “만 58세가 종료되는 해의 12월 31일”로 정년연장을 요구하였고, 삼성자동차 측은 현행유지 또는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을 제안하여, 2000. 6. 1.경 “만 55세가 되는 12월 31일”로 정년을 조정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하였다.
다) 이후 위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대위로 승계되었는데, 사대위 규약에 따르면 사대위는 피고에 근무하는 자 중 과장 이하의 모든 노동자를 회원으로 하고(제8조), 피고와의 단체교섭의 당사자로서 그 위원장이 교섭위원 대표가 된다(제52조).
라) 피고는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후 사대위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데, 단체교섭 과정에서 사대위는 종전의 비상대책위원회와 같이 “만 58세가 종료되는 해의 12월 31일”로 정년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는 종전에 삼성자동차와 비상대책위원회 간에 잠정적으로 이루어진 합의에 따를 것을 주장하였는데, 결국 2000. 12. 20. 체결된 단체협약 제16조 제1항은 정년을 “만 55세가 종료되는 해의 12월 31일”로 정하였다. 위 단체협약의 문언은 사대위와 피고 측의 각 실무자들의 협의에 의한 검토.수정절차를 거쳐, 사대위 위원장인 B를 비롯한 사대위 측 교섭위원 8인과 피고 측 교섭위원 6인이 각 서명함으로써 확정되었다.
마) 위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사대위는 동종업체인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볼보코리아 등의 정년 관련 규정을 참조하였는데, 당시 현대자동차의 정년은 “만 57세가 되는 해의 연말일”로, 대우자동차의 정년은 “만 60세가 되는 월말”로, 볼보코리아의 정년은 위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와 동일하게 “만 55세가 종료되는 해의 12월 31일”로 각각 규정되어 있었다.
바) 현재 동종업체인 현대자동차의 노동조합원, 기아자동차의 노동조합원 및 간부사원의 정년은 “만 58세가 되는 해의 연말일”로 규정되어 있다.
사) 이후 위 단체협약 제16조 제1항의 문언은 피고가 2001. 1. 1. 최초로 작성한 취업규칙 중 정년에 관한 제31조 제1항에 그대로 승계되어 이 사건 정년조항에 이르게 되었다. 사대위는 2006년도 및 2010년도 각 단체교섭에서 정년을 60세 또는 58세로 연장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와 정년연장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였고, 위 조항은 이 사건 정년퇴직 전까지 취업규칙이 5회에 걸쳐 개정되는 과정에서도 변동 없이 유지되다가(단, “58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이후 추가되었다) 2012. 1. 5. 비로소 앞서 본 바와 같이 개정되었다.
아) 피고는 이 사건 정년조항에도 불구하고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 31.’이 정년임을 전제로 직원들에 대한 정년퇴직 조치를 실시하여 왔고, 이에 대하여 원고와 C, D을 제외한 나머지 정년퇴직 대상 직원들은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다만 원고와 같은 1956.생인 C는 2011. 12. 31.자 정년퇴직에 대해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2. 2. 23. C의 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 6. 12. C의 정년이 이 사건 정년조항의 문언대로 2012. 12. 31. 도달함을 전제로 위 정년퇴직이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재심판정을 하였으며, 이에 피고가 서울행정법원 2012구합23150호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3. 6. 25. 청구기각 판결을 받았고, 이에 피고가 서울고등법원 2013누21665호로 항소하였으나 2014. 4. 16. 항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자) 원고는 2011. 12. 15.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면서 사유를 ‘정년퇴직’으로 기재한 퇴직금청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3)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삼성자동차와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교섭 당시 비상대책위원회는 “만 58세가 종료되는” 해의 연말을 정년으로 제시하고, 이에 대해 삼성자동차 측은 종전과 같이 “만 55세가 되는” 다음 달 1일을 정년으로 주장하는 등 두 가지 표현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었던 점, ② 사대위가 피고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만 58세가 종료되는 해의 연말로 정년을 연장할 것을 주장한 사정에 비추어, 삼성자동차와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잠정 합의가 피고와 사대위간의 교섭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③ 2000. 12. 20.자 단체협약의 문구 검토.수정에 관여한 사대위와 피고 측의 각 실무자들이나 단체협약서에 서명한 사대위 측 교섭위원 8인과 피고 측 교섭위원 6인 중 누구도 단체협약의 문언인 “만 55세가 종료되는 해의 12월 31일”과 피고가 주장하는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단체협약 제16조 제1항의 정년조항을 그대로 두기에 이르렀다는 것은 극히 이례에 속하는 점, ④ 사대위가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참조한 동종업체의 정년규정들은 ‘특정 연령이 되는 해’와 ‘특정 연령이 종료되는 해’를 구분하여 기재하고 있어, 교섭 과정에서 사대위가 그 의미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가 이 사건 정년퇴직 전 5회에 걸쳐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 사대위도 2회에 걸쳐 단체교섭 과정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하였는데, 이 사건 정년조항에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착오가 있었다면 취업규칙 개정이나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를 시정할 기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이 사건 정년조항 시행 이후 피고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 31.자로 정년퇴직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거나, 피고가 이 사건 정년퇴직 직후 앞서 본 바와 같이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정년조항을 개정하였고, 이에 대해 이 사건 정년조항의 발단이 된 최초 단체협약 체결에 관여하지 아니한 현재의 사대위 위원장이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정년조항의 기재가 단순한 착오에 불과하다거나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와 달리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⑦ 원고가 정년퇴직을 이유로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후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정년퇴직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사정 등에 비추어보면 이것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정년조항의 문언과 달리 정년에 관하여 정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정년조항에서의 정년은 그 문언 그대로 만 55세가 종료되는 해(원고의 경우 2012년)의 12. 31.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달리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을 6호증의 1, 을 11, 14, 16호증의 각 일부 기재는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을 6호증의 2, 3, 을 8호증의 3, 을 9, 12, 20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정년조항을 문언과 달리 해석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정년퇴직은 피고의 취업규칙에 정한 정년 도달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로 봄이 상당하다.
나. 원고의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정년퇴직이 무효인 이상, 피고는 이 사건 정년퇴직일 다음날부터 원고가 이 사건 정년조항에 따라 정년퇴직하였을 일자인 2012. 12. 31.까지 원고가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을 임금으로서 앞서 본 89,540,640원 및 이에 대하여 그 각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서 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3. 8. 7.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진(재판장), 이수영, 홍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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