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상급단체 노조 간부의 소속 지회 회사공장 출입은 사회상규에...

번호
2015고단231
일자
2016-11-13

【피고인】 1. 박○○ 2. 이○○

【검 사】 황○○(기소), 최○○(공판)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공소사실

피고인 박○○은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라 한다) 소속 노동안전보건실장, 피고인 이○○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미조직 비정규부장이다.

피고인들은 2015. 3. 30. 10:00경 충북 영동군 ○○○○에 있는 피해자 유성기업 주식회사(이하 ‘유성기업’이라 한다)의 영동공장 내 생산1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 앞에 이르러, 이 사건 공장 등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의 증거수집, 금속노조 조합원교육 등을 위하여 피해자 회사의 직원이 아님에도 피해자 회사의 승낙 없이 이 사건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피해자 회사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2. 판단

가. 소송관계인의 주장

1) 검사

유성기업 노동조합(이하 ‘유성기업 노조’라 한다)과 피해자 회사가 맺은 2012년도 단체협약에 따르면, 조합의 적법한 쟁의행위 중 회사에 출입할 수 있는 조합원은 회사 사원에 국한된다. 그러므로 피해자 회사의 직원이 아닌 피고인들은 피해자 회사의 승낙 없이 출입할 수 없는데도, 공동하여 피해자 회사의 승낙 없이 이 사건 공장에 들어 왔으므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 침입)죄가 성립한다.

2) 피고인들과 변호인

유성기업 노조는 자주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이른바 ‘어용노조’에 해당하므로, 유성기업 노조와 피해자 회사가 맺은 2012년도 단체협약은 효력이 없다. 오히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 영동지회(이하 ‘금속노조 영동지회’라 한다)와 피해자 회사가 맺은 2010년도 단체협약에 따르면, 피해자 회사가 조합의 쟁의행위 중 조합원과 상급단체의 간부에 대한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정하였고, 피고인들은 이러한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 사건 공장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2010년도 단체협약과 노동 관행에 근거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4조가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

나. 관련 규정과 법리

1) 노동조합법 제1조는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 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5호 전문은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이하 ‘노동관계 당사자’라 한다)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라고 정하며, 같은 조 제6호는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디、

노동조합법 제4조는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 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헤석되어서는 아니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2)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628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사업장 내의 조합 활동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3044 판결 등 참조).

한편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올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다만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만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그 정당성의 요건은 쟁의행위가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히며, 또 쟁의행위의 방법과 태양이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645 판결 등 참조).

또한,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중 일부분이고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5204 판결 등 참조).

3)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하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금속노조 영동지회의 상급단체 간부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의 증거수집 등을 위하여 이 사건 공장에 들어간 행위는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 수단이나 방법,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경위 등에 비추어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고 봄이 옳다.

1) 검사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승낙 없이 이 사건 공장에 출입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로 피해자 회사와 유성기업 노조가 맺은 2012년도 단체협약을 들고 있고, 위 단체협약 제118조가 ‘출입 자유’라는 표제 아래 “피해자 회사는 유성기업 노조의 적법한 쟁의행위 중 조합원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다. 단 조합원이라 함은 피해자 회사 사원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기는 하다.

가) 그러나 2012년도 단체협약의 효력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이 확인된다.

(1) 금속노조는 피해자 회사 및 유성기업 노조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가합367호로 노동조합 설립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그 청구 내용은 “주위적으로, 유성기업 노조의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예비적으로, 금속노조가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2012년 임금·단체협약에 관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라는 것이다.

(2) 위 법원은 2016. 4. 14. “유성기업 노조의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금속노조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근거는 “유성기업노조는 설립 자체가 피해자 회사가 계획하여 그 주도 아래 이루어졌고 설립 이후 조합원 확보나 조직의 홍보, 안정화, 등 운영이 모두 피해자 회사의 계획에 따라 수동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어, 그 설립 및 운영에 있어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자주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유성기업 노조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설립은 무효이다.”라는 것이다.

(3) 위 판결에 대하여 유성기업 노조가 서울고등법원 2016나6950호로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유성기업 노조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설립이 무효라고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금속노조만이 피해자 회사의 노동조합으로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단체교섭 및 체결 등의 권한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유성기업 노조와 피해자 회사가 맺은 2012년도 단체협약 또한, 당사자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2012년도 단체협약을 내세워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직원이 아닌 이상 적법한 쟁의행위 중이더라도 이 사건 공장에 출입하는 것이 제한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오히려 금속노조 영동지회와 피해자 회사가 맺은 2010년도 단체협약에 따르면, 제114조가 ‘출입 자유’라는 표제 아래 ”피해자 회사는 금속노조 영동지회의 쟁의행위 중 조합원과 상급단체의 간부에 대한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다.”라고 정하고, 제118조 제1항이 “협약의 유효기간은 2년으로 한다. 단, 임금에 관한 사항은 1년으로 한다.”라고 정하며, 제119조가 “피해자 회사는 유효기간 만료 시까지 갱신 요구가 없을 시는 기존의 단체협약을 자동 갱신한 것으로 하고, 갱신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때는 본 협약의 효력은 유지되며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단, 유효기간 만료를 이유로 어느 일방이 기존의 단체협약 해지를 요구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다,

(1) 그런데 금속노조 영동지회는 2012. 3. 26. 조합원들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행하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2011년도 임금 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를 해왔다.

금속노조 영동지회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피해자 회사는 금속노조 영동지회 및 그 집행부 구성원들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13카합63호로 업무방해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위 사건에서 피해자 회사는 “금속노조 영동지회가 쟁의행위를 하려면 적법한 조정신청 등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그 쟁의행위가 절차적 정당성이 없어 위법하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위 법원은 2014. 4. 11. 피해자 회사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고, 그 무렵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그 밖에 금속노조 영동지회의 쟁의행위가 그 시기와 절차에서 관련 법령의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금속노조 영동지회로서는 이 사건 당시 적법한 쟁의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한편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29조에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노동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당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인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고, 이는 크게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과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적 노동관계에 대한 사항’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전자에는 임금, 근로시간, 복지후생, 안전과 보건, 재해보상·부조, 해고·전직·징계 등 인사의 기준이나 절차 등이 포함되고, 후자에는 노동조합의 활동, 단체교섭의 절차와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 사건에서 2010년도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적 노동관계에 대한 사항’만큼은 위 협약 제119조에 따라 거듭 갱신되었고, 적어도 이 사건 발생일인 2015. 3. 30.까지는 그 효력이 유지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 회사로서는 금속노조 영동지회가 쟁의행위 중이었던 이 사건 당시 2010년도 단체협약 제114조에 따라 상급단체 간부에 해당하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출입하는 자유를 제한할 수 없었다고 볼 수 있을 뿐이다.

2) 나아가 노동조합법 제10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은 동종산업의 단위 노동조합을 구성원으로 하는 산업별 연합단체와 산업별 연합단체 또는 전국규모의 산업별 단위 노동조합을 구성원으로 하는 총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앞서 본 노동조합법의 관련 규정까지 합쳐 보면, 노동쟁의가 발생한 해당 사업장에 속한 단위 노동조합 외에 그 단위 노동조합을 구성원으로 하는 산업별 연합단체의 경우에도,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형법 제20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금속노조 영동지회를 구성원으로 하는 산업별 연합단체, 즉 금속노조에 소속된 간부인 피고인들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법 제20조가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장에 들어온 목적은 “피해자 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의 증거수집과 금속노조 조합원교육”이라는 것이다. 이는 그 자체로 노동조합법 제1조가 예정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한다는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2010년도 단체협약 또한, ‘제9장 산업안전보건’이라는 표제 아래 제73조부터 제86조까지 노동조합의 산업안전보건활동 등에 관한 여러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장에 들어온 행위는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앞서 1)항에서 판단한 것처럼 피해자 회사는 금속노조 영동지회가 쟁의행위 중이었던 이 사건 당시 2010년도 단체협약 제114조에 따라 상급단체 간부에 해당하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출입하는 자유를 제한할 수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장에 들어온 행위는 금속노조 영동지회와 피해자 회사와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이 사건 발생 전에는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간부들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의 증거수집 등을 위해 피해자 회사 영동공장에 방문하여 그 관리자 측의 별다른 제지 없이 현장순회를 해왔던 사정마저 엿보인다.

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장에 들어가 공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작업 환경과 시설 및 설비의 상태 등을 확인하였다. 이 사건 공장의 시설이나 설비를 직접 작동시키지는 않은 채 단지 그 상태를 눈으로 살펴본 것이고, 이 사건 공장을 비롯한 전체 공장을 돌아다니는 데 소요된 시간도 30분 또는 40분 정도에 그쳤다.

피해자 회사 측은 당시 피고인들에게 더는 순회를 중단하고 퇴거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로 말미암아 상호 간에 다툼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 측을 폭행·협박하거나 강제적인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피해자 회사 영동공장 관리부 대리 정○○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현장에 있던 금속노조 영동지회 조합원들이 피고인들을 보호하면서 소란을 피운 적은 있지만, 정작 피고인들이 근무 중인 근로자들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소란을 피운 사실은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점거의 경우에도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중 일부분이고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장을 짧은 시간 동안 돌아다녔을 뿐 그 시설을 점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 배를 배제하지도 않았다.

그 밖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 회사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전면적으로 배제할 목적으로 이 사건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거나, 진입 이투 폭력적이거나 파괴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등 피해자 회사의 시설관리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결국,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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