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안전사고 원인규명을 주장하며 생산라인 가동을 방해한 노조대...

번호
2015고정1182
일자
2016-04-04

【피고인】 홍○○

【검 사】 인○(기소), 김○○(공판)

【변호인】 변호사 육○○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자동차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 화성공장 소속 근로자로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지부 화성지회 대의원이다.

피고인은 2014. 7. 26. 08:25경 ○○자동차 화성공장 조립3부 하체2반 공장에서, 자동차 머플러 부착 공정에서 근무하던 중 자동차 머플러가 놓여있던 셔틀에서 불상의 사유로 머플러가 이탈되어 바닥에 떨어지자, 이를 ‘안전사고’라고 주장하면서 피해자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대책을 세우기 전까지는 라인가동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피해자 회사 소속 조립3부장 정○○이 피고인에게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라인을 가동하면서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수차례 말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같은 날 18:30경까지 그곳 라인 중간에 앉아 라인가동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 약 10시간 동안 피해자 회사의 자동차 생산 라인을 작동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동차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나,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않는다.

3.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머플러 낙하 사고의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작업을 계속할 경우 작업자가 다칠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실제 근로자가 다치지 않은 이상 안전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기존 관행과 달리 노사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생산라인 재가동을 지시한 부서장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이러한 목적과 동기 및 그 경위, 피고인이 취한 수단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사고는 머플러가 성인 남성 가슴 높이의 셔틀에서 이동하다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낙하하여 자동으로 생산라인이 정지된 사고로, 낙하장소가 이동통로 구간이어서 다행히 다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 낙하사고가 발생한 머플러는 무게 약 12~13㎏, 길이 약 2m의 중량부품으로 길이가 상당히 긴데다 무게중심이 서로 다른 부품의 결합구조(무거운 센터머플러와 가벼운 파이프의 결합)로 되어 있는바, 이러한 중량부품의 낙하사고는 그 자체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머플러의 경우 그 길이와 무게중심이 다른 특성상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측할 수 없어 더욱 위험하다. 또한, 문제된 이동셔틀은 작업자가 근무하는 장소와 앉아있는 작업자 부근을 지나기도 하여 그러한 장소에서 머플러가 낙하할 경우 인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② 피고인은 노동조합 대의원으로서 비록 작업자가 다치지 않았지만 그 위험성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는 안전사고이므로 기존 관행에 따라 현장을 보존하고 대책회의를 가질 것을 요청한 반면, 사측은 작업자가 다치지 않은 이상 뒤에서 보는 사측의 내부적인 실무지침에서 정한 ‘아차사고’에 불과하다면서 설비조치 후 즉시 생산라인을 재가동하려 하였다[사측은 사고 발생 이후 1시간만인 09:27경 라인가동 방송을 하고, 09:49경 피고인에게 작업재개(라인가동) 통보서를 전달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회사의 안전보건기획팀장인 유○○은 이 법정에서 “설비상의 중대한 오류나 어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실제 작업자가 상해 등을 입지 않은 이상 아차사고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형식적 안전사고 정의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한편, 피해자 회사 화성공장에는 노사 간에 원인이 불분명하고 작업자가 다치거나 다칠 우려가 있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생산라인이 중단되었을 경우 노사가 원인파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대책회의 등)를 한 다음 생산라인을 재가동하는 관행이 존재하여 왔다. 실제로도 이 사건 역시 노사 협의를 거쳐 노동조합에서 근로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이후 생산라인이 정상적으로 재가동되었다.

④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은 머플러가 셔틀이동 중 안착불량으로 미끄러지면서 낙하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안착불량이 작업자의 단순 실수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설비 이상으로 인한 것인지는 사고 당시는 물론 이후로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불과 3일 만에 이 사건과 유사하게 머플러가 비록 낙하하지는 않았지만 셔틀 끝에 걸쳐진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 회사와 노동조합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약 15회 가량 대책회의를 개최하였으나 결국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2014. 9. 22.자 최종회의에서 추정원인으로 “안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동기대차 리프터부에 이재하면서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그 대책으로 ‘머플러 안착상태 확인센서 설치 추진’, ‘동기대차 리프터부의 안착 지지설비 보완’, ‘머플러 유동방지를 위한 셔틀 하강속도 조정’ 등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후 피해자 회사는 위 대책회의 결과에 따라 머플러 공정의 설비를 보완하였으나, 그럼에도 2015. 12. 14.경 셔틀구간 리프터 오작동으로 작업 중이던 메인 머플러가 서브 작업대에서 이탈, 낙하하여 작업자가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⑤ 이처럼 단순 작업자 과실로 인한 것이거나 바로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작업장 내 안전사고는 보다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⑥ 현재 피해자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는 노사합의에 의한 안전사고 정의 및 처리절차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단체협약 제93조에도 재해발생시의 대책으로, “중대사고 발생 시 회사는 조합에 즉시 통보해야 하며, 조합이 참가한 가운데 사실조사를 실시한다(제1항)”,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안전사고 발생 시 현장을 보존하고, 조합의 의견을 반영하여 안전조치를 취하고 작업을 재개한다. 단, 안전조치 시행 결과 및 추가 안전조치에 대하여는 위원회에서 심의할 수 있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을 뿐, 안전사고 전반에 관한 정의 내지 사고처리절차에 관한 구체적인 운영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⑦ 피해자 회사는 2009년 이후 마련한 ‘안전사고 처리절차 실무지침’이라면서 2005. 1. 19.자「화성공장 안전사고 처리절차 운영규정 및 용어 정의 관련」을 내세우고 있는바, 위 운영규정 등의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한편, 위 운영규정은 노동조합의 합의를 얻지 못한 사측의 내부적인 실무지침에 불과하다.

⑧ 작업현장에서 작업자의 생명·신체의 안전과 건강은 작업자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매우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나아가 최근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 근로자 개인과 그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고통 및 사회.경제적 비용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산업계 전반에서도 산업재해의 감소, 특히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정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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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