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합리적 이유 없는 기사(리포트) 작성 지시 거부를 이유로 ...

번호
2016가합111592
일자
2017-06-26

【원 고】 1. 서○○ 2. 송○○

【피 고】 ○○방송공사

【변론종결】 2017. 5. 19.

1. 피고가 2016. 8. 24. 원고들에 대하여 한 각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방송업을 영위하는 공영방송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보도본부에서 근무하는 문화부 기자들이다.

나. 피고의 문화부 팀장과 부장은 2016. 7. 29.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데 평단에서 혹평을 하는 것은 문제라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관객과 따로 가는 전문가 평점(가제)’이라는 아이템으로 취재를 지시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개봉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아 흥행 돌풍이라고 판단하기 어렵고, 뚜렷한 근거 없이 전문가 평점을 비판하고 특정 영화를 옹호하는 취지의 보도를 하게 되면 공정성과 객관성의 문제가 발생하며, 다른 영화와 달리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지나치게 홍보하는 보도를 하게 된다는 취지의 이견을 제시하면서 취재를 거부하였다.

다. 원고들은 영화 ‘인천상륙작전’ 아이템 제작을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자협회장인 이○○을 통해 2016. 7. 29. 17:30경 KBS 방송 편성규약 제11조 제1항에 따라 편성위원회의 개최를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라. 오히려 피고는 2016. 8. 24. 중앙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이 위와 같은 사유로 피고의 취업규칙 제4조(성실)를 위반하고, 인사규정 제55조 제1호, 제2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피고 사장은 징계의결에 따라 원고들에게 각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6. 10. 19.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의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바. 피고의 내부 규정 중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1, 2, 5, 11, 을 2, 3, 5부터 10, 16(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1)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KBS 방송 편성규약 제9조에서 정한 편성위원회를 사전에 거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이다.

2) 원고들은 취재기자로서 양심과 제작 자율성, 공정방송 원칙에 기초하여 이견을 제시하였을 뿐, 상사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한 사실이 없다. 나아가 KBS 방송 편성규약 제6조 제3항에 따라 원고들이 취재기자로서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거부하였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3) 설사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각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편성위원회는 징계절차의 일부 또는 선행하는 절차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징계절차와 무관한 별도의 기구이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전에 편성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절차상 하자가 없다.

2) 원고들이 피고의 편집회의에서 결정된 상사의 정당한 뉴스 아이템 취재.제작에 관한 업무수행 지시를 수차례 거부하였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3) 원고들의 비위행위가 피고의 직장질서에 미친 악영향, 피고의 징계양정 기준을 고려할 때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판단

가. 징계절차의 하자 유무

살피건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편성위원회가 제작책임자와 실무자간에 갈등이 발생한 경우에 양자 간의 갈등을 조율하기 위한 기구라는 점에서 더 나아가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전절차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절차에 어떠한 하자가 있음을 발견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원고들의 행위가 KBS 방송 편성규약 제6조 제3항에 따라 자신의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강요받아 이를 거부한 것에 해당하는지 본다.

살피건대, 갑 3, 4, 6, 8, 9, 11, 13, 14, 17, 18, 을 7,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공영방송사로서 보도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점, ② 방송의 공정성은 구체적으로 피고의 구성원들에 의해 실현되므로, 피고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자신의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강요받지 않도록 피고는 그 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는 점, ③ 피고는 영화 ‘인천상륙작전’ 제작에 제작비로 30억 원을 투자하고, KBS 9시 뉴스를 기준으로 별지 2 기재와 같이 영화 ‘명량’을 2회 보도하고, 영화 ‘부산행’을 1회 보도한 것과 비교하여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총 9회 보도하였고,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관하여 다른 방송사인 SBS가 2회, MBC가 4회 보도한 것에 비추어도 피고의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관한 보도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 보이는 점, ④ 원고들은 영화 ‘인천상륙작전’ 아이템 제작과 관련하여 의견을 제시하거나 참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팀장과 부장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아이템 제작 지시를 받은 점, ⑤ 원고들은 영화 ‘인천상륙작전’ 아이템 제작을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자협회장인 이영섭을 통해 2016. 7. 29. 17:30경 KBS 방송편성규약 제11조 제1항에 따라 편성위원회의 개최를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원고들의 이견에 대해 아무런 검토 없이 징계절차에 착수한 점(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들이 상사의 취재 및 제작 지시를 아예 거부한 경우에 해당하여 편성위원회 임시회의의 개최 요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편집회의에서 아이템을 결정하고 원고들과 같은 기자들이 이를 취재하여 아이템을 제작하는 일련의 과정이 KBS 방송 편성규약 제9조 제4호에서 말하는 “취재 및 제작 과정”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⑥ 원고들이 뉴스 아이템에 대한 취재.제작 그 자체를 거부하였다기보다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편성위원회의 개최를 요구하면서 상사의 제작 지시에 이견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가 다른 영화와 달리 30억 원을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관련 리포트를 많이 한다고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들이 상사들로부터 또 다시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관련한 기사의 제작 지시를 받게 되자, 피고가 공영방송사로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가지고 방송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원고들은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이견을 표현하였다고 보이는 점, ⑧ 방송 주제의 선정을 포함하여 방송의 제작 및 편성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충돌할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존중되어야 하며 그를 통하여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방송에 대한 공적 신뢰가 제고될 수 있는데, 특히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사기업과 달리 표현의 자유를 존립 기반으로 하는 공영방송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피고의 지위를 고려할때 가치관의 충돌이나 의견의 대립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의견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의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설득하는 자세가 중요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KBS 방송 편성규약 제6조 제3항에 따라 자신의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강요받아 이를 거부하였거나, 최소한 자신의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한다고 믿었고, 그러한 믿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원고들의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설사 원고들이 상사의 정당한 취재.제작 지시를 거부하였다고 평가되어 원고들에게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갑 19,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공영방송사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 원고들은 피고의 구성원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받을 필요성이 있는 점, ② 피고의 편집회의에서 아이템 선정 권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KBS 방송 편성규약에 따라 편성위원회 개최를 요청하였다면 이러한 절차도 존중받아야 하는 점, ③ 원고들은 과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하여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자신들의 발언 중 일부는 감정이 격해져 나온 발언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④ 감봉은 급여의 감액뿐만 아니라 상당 기간 상위 직급으로 승격임용이 제한되는 등 그 불이익이 적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각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서청운,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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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