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공무원연금 개혁 저지를 위한 연가투쟁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번호
2016구합23242
일자
2017-10-23

가. 징계사유의 존부

⑴ 연가투쟁의 경우

이 사건 연가투쟁의 경우, 공무원 연금 개혁을 위한 입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정부를 압박하여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과 연대하여 집단행위를 하였고, 공무원연금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 세월호 사건 등 근로조건의 향상과는 무관한 정치적 주장도 다수 포함되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개혁 저지를 위한 연가투쟁은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하고 있는 ‘공무 외의 집단행위’에 해당하고, 그것을 전제로 한 성실의무위반 및 품위유지의무위반의 징계사유 역시 인정된다.

⑵ 시국선언의 경우

국정화 교과서 반대 시국선언의 경우, 교과내용 내지 교육내용과 직접 관련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에 반대하는 것으로, 당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대하여서는 그 위헌 여부를 둘러싸고 학계 등 사회 전체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시국선언은 공무원이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였다거나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만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시국선언은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하는 ‘공무 외의 집단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성실의무위반 또는 품위유지의무위반의 징계사유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징계사유만으로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으면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다. 이 사건 연가투쟁의 경위 및 원고의 의무위반 정도, 이 사건 처분이 가장 가벼운 ‘견책’의 징계인 점, 울산이나 대구를 제외한 다른 교육청에서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징계절차를 개시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  고】 ○○○

【피  고】 ○○○○ ○○교육지원청 교육장

【변론종결】 2017. 5. 31.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6. 5. 12. 원고에게 한 견책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3. 9. 1.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2015. 3. 1.부터 2016. 2. 29.까지 국가공무원법 제71조 제6호에 따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라 한다) 전임자 휴직을 하였다가, 2016. 3. 1. 복직하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나. 피고는 2016. 5. 12. 원고에게 원고가 아래 행위로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 제66조 제1항(집단 행위의 금지)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견책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하고, 아래의 연가투쟁집회를 ‘이 사건 연가투쟁’, 2차례에 걸쳐 개최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반대 교사시국선언을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16. 6. 3. 피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6. 6. 27. 기각되었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의 부존재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는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이 사건 연가투쟁은 공무원연금법이 공무원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개정되어, 공무원인 원고로서는 근무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하여 위 법 개정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할 권리가 있으므로, 이에 기초하여 1회 참가하였던 것이고,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학교 밖에서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2회에 거쳐 이루어졌을 뿐이다. 이 사건 연가투쟁 및 제1, 2차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이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이 사건 연가투쟁 및 제1, 2차 시국선언에의 참여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행위가 아니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가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이 사건 연가투쟁 및 제1, 2차 시국선언은 단 3차례에 거쳐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연가투쟁 및 제1, 2차 시국선언의 참여를 이유로 징계를 한 교육청은 울산과 대구가 유일하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집회, 시위를 한 교직원들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1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앞서 본 각 증거에 갑 제2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연가투쟁의 경위 및 내용

가) 정부는 2014년경 공무원의 재직 기간 중의 공무원연금 부담 비율을 높이고, 퇴직 이후의 공무원연금 수급 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무원 연금제도를 수정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이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제시하였다.

나) 전교조는 2015. 4. 6. “공무원 연금 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노동기본권쟁취를 위한 전 조합원 연가투쟁” 및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이라 한다) 노동자-서민 살리기 총파업 투쟁”을 안건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2015. 4. 9. 기자회견을 열어 투표 결과 조합원 중 63% 투표, 67% 찬성으로 이 사건 연가투쟁에 대한 승인이 가결되었다고 하면서, “세월호 사건의 진상 규명,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및 공적연금 강화, 전교조 법외노조화 저지, 노동시장 구조개악 분쇄” 등을 내용으로, 민노총과 함께 이 사건 연가투쟁과 총파업의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하였다.

다) 전교조가 2015. 4. 24. 작성한 투쟁 결의문에는 이 사건 연가투쟁이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공적연금 강화, 법외노조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 세월호특별법 정부시행령 폐기 및 4. 16.참사(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와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이와 관련하여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억압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4. 16.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민국이 침몰하더라도 가만히 있으라‘며 국민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다“는 취지로 정권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라) 이 사건 연가투쟁은 2015. 4. 24.부터 2015. 4. 25.까지 개최되었는데, 전교조가 2015. 4. 24. 13:00경부터 14:00경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연가투쟁 결의대회를 마치고 난 후, 민노총이 총파업 투쟁을 이어서 개최하였고, 19:00경부터는 전교조 투쟁문화제가 이루어졌으며, 2015. 4. 25.에는 공적연금 강화 범국민대회로 이어졌다.

마) 원고는 2015. 4. 24. 이 사건 연가투쟁에 참여하였다.

2) 이 사건 시국선언의 경위 및 내용

가) 교육부장관은 2015. 10. 12. 2017년부터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공식 발표하고, 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로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 고시’를 제정·시행하기로 하면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촛불집회, 역사학과 교수와 연구자의 반대 성명과 집필 거부 선언 등이 계속되었다.

나) 전교조는 2015. 10. 29.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제1차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교사시국선언을 하였다.

다) 전교조는 2015. 12. 16.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제2차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교사시국선언을 하였다.

라) 원고는 제1, 2차 시국선언에 참여하였다.

마) 피고는 2015. 11. 22. 서울종로경찰서로부터 원고가 “2015. 10. 29. ‘박근혜정권은 제2유신 역사 쿠데타를 멈춰라‘는 내용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교사시국선언을 개최하고 참석하여 집단행위를 하여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수사가 개시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바) 한편, 교육부장관은 2017. 5. 31.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지하고, 교육부 고시 제2017-123호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검·인정 구분 재수정 고시’를 개정·시행하기로 하였다.

3) 전국 교육청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각 교육청이 시국선언과 연가투쟁을 이유로 소속 교원을 징계한 내용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라.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의 실질적인 징계사유는 원고가 이 사건 연가투쟁 및 제1, 2차 시국선언에 참여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제63조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므로, 먼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위반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관련법리

가)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 금지의무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무원은 국민전체의 봉사자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근무하여야 할 책임을 져야 하는 특수한 지위에 있다. 따라서 공무원에게는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공무원의 직무는 공공성·공정성·성실성 및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헌법은 공무원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 등을 보장하는 등 다른 일반 국민들과는 달리 기본권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이 제66조 제1항에서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공무원의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하고 공무원에 대하여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도 공무원의 집단행동이 공무원 집단의 이익을 대변함으로써 국민전체의 이익추구에 장애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고, 이는 국민전체의 봉사자라는 공무원의 특수한 신분에서 나오는 의무의 하나를 규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3헌바51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다만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는 인간이 그 존엄성을 지켜 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이고, 이는 공무원에 대하여도 동일하다. 공무원의 경우에는 그 지위나 직무의 성질에 비추어 일반 국민보다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지만, 그 경우에도 공공성이나 필요성을 이유로 하여 일률적·전면적으로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고, 제한의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그 한계를 설정하여 제한되는 표현의 자유와 그 제한에 의하여 보장하려는 공익을 서로 비교·형량하여야 하며,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어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제한은 가능한 한 최소한의 정도에 그치고 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본문에서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라고 다소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공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 공무원 및 교원에게 요구되는 헌법상의 의무 및 이를 구체화한 국가공무원법의 취지,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및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행위로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해석된다(대법원 1992. 2. 14. 선고 90도2310 판결,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도296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헌법은 제7조 제1항에서 공무원이 국민전체의 봉사자임을 규정하고, 이에서 더 나아가 제7조 제2항에서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무원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위치에서 공익을 추구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 특정한 정파적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세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무수행의 정치적 중립성에 영향을 주거나 줄 수 있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는 헌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헌법은 제31조 제4항에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여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에 대한 정치적·당파적 개입과 지배를 배제하여 교육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상 기본원칙으로,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 교원은 정치적 세력 등에 의하여 교육의 본질에 어긋나는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그 신분이 보장되어야 하는 한편 그러한 영향을 거부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의무도 함께 부담한다(헌법재판소 1991. 7. 22. 선고 89헌가10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교원은 대립되는 사상과 정치관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편향적인 사상이나 정치관에 매몰되지 않고 민주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하여야 하며, 이러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원의 책임하에 자율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공무원인 교원의 경우에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위와 같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선언한 헌법정신과 관련 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그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밖에 없고, 이는 헌법에 의하여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인 교원이 감수하여야 하는 한계라 할 것이다. 더구나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표현행위가 교원의 지위를 전면에 드러낸 채 대규모로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것이 교육현장 및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한 평가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인 교원이 집단적으로 행한 의사표현행위가 국가공무원법이나 공직선거법 등 개별 법률에서 공무원에 대하여 금지하는 특정의 정치적 활동에 해당하는 경우나,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 또는 당파성을 명백히 드러내는 행위 등과 같이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만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그 행위는 공무원인 교원으로서의 본분을 벗어나 공익에 반하는 행위로서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에 관한 기강을 저해하거나 공무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어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이 금지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만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헌법에 의하여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무원 및 교원 지위의 특수성과 아울러, 구체적인 사안에서 당해 행위의 동기 또는 목적, 그 시기와 경위, 당시의 정치적·사회적 배경, 행위의 내용과 방식, 특정 정치세력과의 연계 여부 등 당해 행위와 관련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4. 19. 선고 2010도63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성실의무 및 품위 유지의 의무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성실의무는 공무원의 기본적 의무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4. 6. 8. 선고 94누9481 판결). 또한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품위’라 함은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누18172 판결).

다) 노동조합 전임자와 국가공무원법상 의무 위반

국가공무원은 누구나 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 의무, 제57조의 복종의 의무, 제63조의 품위 유지의 의무 등이 있고, 공무원이 노동조합 전임자가 되어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노동조합 전임자로서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에 그 의미가 있다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 전임자인 공무원이라 하여도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까지 구 국가공무원법에 정한 위 의무들이 전적으로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6두1362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연가투쟁 참여 행위에 대한 판단

가) 집단행위 금지의무 위반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연가투쟁이 단지 교원의 임금.근무조건.후생복지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위한 정당한 노조활동이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선뜻 받아들일 수 없다. 오히려 행위의 동기나 목적, 그 내용과 방식, 특정 정치세력과의 연계 여부 등 앞서 본 바와 같은 판단기준을 이 사건에 적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연가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행위는 공무원인 교원으로서의 본분을 벗어나 공익에 반하는 행위로서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에 관한 기강을 저해하거나 공무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어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한 집단적 행위라 할 것이므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이 금지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⑴ 공무원이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국민에 의하여 선출 또는 임용되어 국가나 공공단체와 공법상의 근무관계를 맺고 공공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무원도 각종 노무의 대가로 얻는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통상적인 의미의 근로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국가공무원은 그 임용주체가 궁극에는 주권자인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전체에 대하여 봉사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특별한 지위에 있고, 그가 담당한 업무가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공공적인 일이어서 특히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공공성·공정성·성실성 및 중립성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와는 달리 특별한 근무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하여 공무원에게 인정되는 단결권의 성질이나 형태 그리고 근무조건의 향상을 위한 활동에 대한 제한 등에서 일반 근로자와 차이가 있게 된다.

한편 국가공무원의 보수의 수준 등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재정적 부담은 형식적으로는 국가가 부담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조세 등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국민전체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무원의 근로조건의 향상은 그것이 전체 국민의 복리의 증진을 부당히 침해하지 아니하고, 그 시대의 국가 또는 사회공동체의 경제수준 내지 담세능력과 조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정해져야 하기 때문에 그 결정은 주권자인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입법과 예산의 심의·의결을 통하여 합목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3헌바51 전원재판부).

⑵ 이 사건 연가투쟁 당시 정부가 입법추진하고 있었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공무원 기여율 인상과 연금지급율 인하를 핵심으로 하여 결국 퇴직시 공무원인 교원이 수령하는 연금액수가 하향조정되게 되는 점, 이 사건 연가투쟁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 연금 개혁을 반대하는 내용이 주로 포함되어 있었던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공무원연금이 도입된 1960년대에 비하여 사회적 환경 및 공무원의 처우가 많이 달라졌음에도 국민연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기여율과 높은 수익률로 인한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점,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으로 인하여 정부의 적자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었고, 이는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점, 공무원 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대하여서는 당시 이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한 점 등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공무원연금의 개정 절차에 대하여 그와 반대되는 이해관계를 가진 공무원 집단인 교원이 이를 저지하는 집단행위를 한 것을 두고, 공무원에게 허용되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라거나 공익에 부합하는 행위라고는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⑶ 더욱이 이 사건 연가투쟁은 단순히 공무원연금수급권의 축소에 반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월호 사건,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노동시장구조 관련 정책을 전반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연가투쟁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는 공무원 연금 개악 저지 외에도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연가투쟁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노동자 - 서민 살리기 총파업 투쟁’에 관한 찬반투표도 동시에 실시하였다. 또한, 이 사건 연가투쟁 결의문에는 공무권연금 개악 저지와 공적연금 강화 외에도 전교조 탄압과 법외노조화 기도 분쇄, 노동시장 구조 개악 분쇄, 세월호특별법 정부시행령 폐기와 진상규명 등 근로조건의 향상과는 무관한 정치적 주장이 포함되었다.

⑷ 전교조 위원장과 중앙집행위원들은 이 사건 연가투쟁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으로 투쟁 결의를 하고 삭발식을 진행하였으며, 교원의 지위를 밝히고 대외적인 집단적 행위를 하였다. 전교조는 이 사건 연가투쟁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민노총과 함께 이 사건 연가투쟁을 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으며, 전교조 결의대회에 이어 곧바로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이 이어졌다.

⑸ 위와 같은 집회의 경위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연가투쟁 및 투쟁에 참여한 원고의 행위는 단순한 근로조건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정당 또는 단체와 연계하여 정부를 압박하면서 정부정책의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 하에 이루어진 정치적 의사표현행위로서,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침해하거나 그 침해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정도의 정치적 편향성 내지 당파성을 명확히 드러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나)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연가투쟁에의 참여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에 위반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하는 이상, 이로써 원고는 법령을 위반하여 직무를 수행하고, 품위를 손상하였다 할 것이므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고, 이는 원고가 당시 전교조 전임자로 근무하고 있었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3) 이 사건 시국선언 참여 행위에 대한 판단

가) 집단행위 금지의무 위반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 참여 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⑴ 원고가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에 참여한 의도 및 목적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 제1차 시국선언문의 주된 내용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비판하고 그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 사건 제2차 시국선언문은 이 사건 제1차 시국선언과 관련한 수사와 징계방침은 표현의 자유와 교사에 대한 중대한 탄압이라고 규탄하면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의 철회를 재차 요구하는 것이다.

⑵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 한다) 제3조는 “교원의 노동조합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선언한 헌법과 교육기본법의 규정 및 교원노조법의 입법목적, 교원노조의 인정취지, 그리고 관련 규범들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규정에 의하더라도 교원노조는 교육 전문가 집단이라는 점에서 초·중등교육 교육정책과 관련된 정치적 의견표명 역시 그것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지 않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을 정도의 범위 내라면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14. 8. 28. 2011헌바32 결정 참조).

⑶ 국정교과서는 교육부에 의하여 교과서 편찬이 주도될 뿐만 아니라 그 교과서만이 교재로 허용되는 경우 정부의 행정관료에 의하여 교과내용 내지 교육내용이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자주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규정과 관련하여 비판을 받는 제도이고(헌법재판소 1992. 11. 12. 선고 89헌마88 결정 참조),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은 국정교과서 제도의 위와 같은 점에 근거하여 이를 반대하고 그에 대한 의사표시를 한 것이어서, 그 목적이 공익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⑷ 또한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은 전교조 조합원들과 교사들에게 그 내용을 알리고 동의하는 경우 서명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그 명단을 취합하여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발표한 것이다. 원고는 당시 노동조합 전임자 휴직중이었던 상태였으며, 그 횟수도 2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가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벗어나 공익에 반하는 행위로서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에 관한 기강을 저해하거나 공무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어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한 것이라 볼 수는 없다.

⑸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에서 ‘박근혜 정권은 제2유신 역사쿠데타를 멈춰라’, ‘우익세력의 노골적인 집권연장 기조이다’. ‘박근혜정권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다’, 등의 표현이 사용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국정화교과서 제도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이나 국정운영을 비판하기 위하여 사용된 과장표현에 불과하고, 이를 통해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여 정치적 편향성 또는 당파성을 명백히 드러내었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 이것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만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정도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성실의무 및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

이 사건 제1, 2차 각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이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원고가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마.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두11813 판결,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1두47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제1, 2차 시국선언에의 참여가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이 사건 연가투쟁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원고는 당시 전교조 경북지부 참교육지도 실장의 지위에 있었던 점, 원고는 아직 독자적인 세계관이나 정치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감수성, 모방성 그리고 수용성이 왕성한 초등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원으로서 더욱 엄격한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되는 점, 이 사건 처분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 [별표]에서 정한 가장 가벼운 단계의 ‘견책’ 처분인 점, 연가투쟁에 관하여 다른 교육청에서 징계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원고가 주장하는 다른 사정들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것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인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이혜랑, 박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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