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은행노조가 제기한 성과연봉제 관련 취업규칙 효력정지 가처분...
- 번호
- 2016카합622
- 일자
- 2017-02-06
【채권자】 별지 채권자 목록 기재와 같다.
【채무자】 중소기업은행
1.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채권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와 채무자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채권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채권자들과 채무자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한다.
【신청취지】
1. 채권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이하 ‘채권자 조합’이라 한다)를 제외한 나머지 채권자들(이하 ‘채권자 직원들’이라 한다)이 2016. 5. 23. 개정된 성과연봉제 규정의 적용을 받는 4급 이상 일반 직원의 지위에 있지 않음에 대한 확인청구사건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의 2016. 5. 23.자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
2. 채무자는 채권자 직원들에 대하여 위 성과연봉제 규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성과연봉제 실시를 위한 평가 등 일체의 절차를 진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사안의 개요
가. 채무자는 중소기업자에 대한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함으로써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그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다.
나. 채권자 조합은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지부로서 채무자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채권자 직원들은 채무자의 3급 또는 4급 직원들이다.
다. 채무자는 종래 부점장급 이상의 직원 보수와 관련하여, 직원별로 평가받은 성과등급에 따라 보수를 차등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시행해 왔다. 채무자 이사회는 2016. 5. 23. 성과연봉제를 채무자의 4급 이상 일반 직원들에 대해서도 확대시행하는 내용의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를 하였고, 같은 날 그와 같은 내용으로 성과연봉제 규정이 개정되었다.
라. 채무자는 위와 같이 성과연봉제 규정을 개정하면서 채권자 조합 또는 채무자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는 않았다.
마. 이 사건과 관련된 근로기준법, 채권자 조합과 채무자 사이에 체결된 2016년도 지부보충협약(이하 ‘지부보충협약’이라 한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부보충협약]
제4조(취업규칙 등의 제정 및 변경)
은행(채무자)은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취업규칙 및 취업규칙에 의거 따로 정하고 있는 제 규정을 제정 또는 개폐하고자 할 경우에는 조합(채권자 조합)과 사전합의를 하여야 한다.(이하 생략)
2. 신청이유의 요지
채무자의 3급, 4급 직원인 채권자 직원들에게 성과연봉제를 확대시행하는 것은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이므로, 채무자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지부보충협약 제4조에 따라 채권자 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채권자 조합의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확대시행하기로 하는 이 사건 결의는 위 법령 등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3. 판단
이 사건과 같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 또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그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현상의 진행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권리자에게 현저한 손해 또는 급박한 위험이 발생될 수 있어 장래 확정판결을 얻더라도 그 실효성을 잃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관리자에게 임시의 지위를 주어 그와 같은 손해나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보전처분으로서, 본안소송에 의하여 권리관계가 확정될 때까지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잠정적인 처분이다. 이러한 가처분을 해야 하는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이해득실 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규정 개정에 의하여 채권자 직원들의 임금이 기존에 비하여 불리하게 변경되어 종전보다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한 권리의 침해는 사후에 금전으로 전보할 수 없는 것이고, 개정된 성과연봉제 규정의 시행에 따라 노사관계가 파단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 신청에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단체협약에서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거나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치거나 그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취업규칙상의 근로조건을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러한 동의나 협의 또는 의견청취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였다고 하여 그 취업규칙의 효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누3001 판결 참조). 따라서 채무자가 성과연봉제 규정을 개정함에 있어 채권자 조합과 사전에 합의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는 채무자의 성과연봉제 규정 개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성과연봉제 규정의 내용은 결국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일정한 성과평가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는 것으로서, 채권자들이 그 개정을 문제 삼는 주된 이유는 결국 채권자 직원들을 비롯한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이 감소될 위험성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채무자의 성과연봉제 규정 개정에 의하여 실제로 임금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하여 채권자 직원들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초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 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나(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고(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참조), 앞서 본 개정 성과연봉제 규정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개정 전 성과연봉제 규정에 의할 때보다 임금액이나 임금 상승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채무자가 불이익하게 성과연봉제 규정을 변경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채무자의 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는 2016. 2. 1. 채무자를 비롯한 금융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의 도입을 지시한 사실, 금융위원회는 2016. 4. 29. 채무자에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경우 경영평가에 가점을 부여하고 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되,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는 경우 예산편성과 경영평가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채무자에게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을 촉구한 사실이 소명된다. 또한 채무자는 중소기업은행법 제46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30조의8 제3항에 의하여 금융위원회의 업무감독명령 또는 경영지도에 따라야 하는 의무가 있는바, 위와 같은 금융위원회의 지침은 채무자에게 적어도 어느 정도의 사실상 구속력은 가질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가 성과연봉제 확대시행을 전면적으로 거부할 경우 채권자 직원들에게 일정한 금전적 불이익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어(적어도 2017년도 임금인상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현 단계에서는 개정 성과연봉제 규정에 따라 채권자 직원들의 임금이 어느 정도나 감소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성과연봉제 확대시행으로 인하여 채권자 직원들이 입게 되는 손해는 최하 등급을 받는 경우에도 기존 연봉의 4% 정도인 반면, 채권자 직원들의 연봉액은 최소 8,000만원 이상으로 보이는 점(이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추가 성과급 액수를 반영하지 않은 액수이다. 채무자의 2016. 12. 2.자 참고서면 제29쪽 참조), 추후 본안소송을 거쳐 개정 성과연봉제 규정이 무효로 확인되는 경우, 금융공공기관인 채무자로서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았을 경우 지급해야 할 임금과의 차액을 정산하여 채권자 직원들에게 즉시 지급할 충분한 자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경우 채권자 직원들의 생계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는 등 금전배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개정 성과연봉제 규정이 시행되더라도 그로 인한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의 경제적 불이익이 현실화하는 데는 수개월 내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그 사이 채무자가 개정 성과연봉제 규정에 관하여 채권자 조합의 동의를 얻거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여지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적어도 성과연봉제의 확대 시행 여부에 관하여서는 채무자와 채권자 조합 사이의 일체의 자율적인 합의의 가능성을 법원이 조기에 봉쇄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되, 채권자 직원들과 채무자 사이의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집행법 제23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9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김용대(재판장), 유형웅, 고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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