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판결요지] 노동조합법상 택배기사가 집배점주의 근로자에 해...

번호
2018구합50895외
일자
2021-02-15

【사건번호】

2018구합50895, 56381(병합), 57865(병합), 57926(병합), 60120(병합), 60168(병합), 61178(병합), 64368(병합), 70110(병합), 70158(병합), 70196(병합), 70462(병합), 71472(병합), 75573(병합), 77654(병합), 79162(병합), 84232(병합), 2019구합53594(병합), 70230(병합), 70797(병합), 81421(병합), 83779(병합), 84987(병합), 85744(병합), 89456(병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결정취소 청구의 소

2018구합50901(병합), 50963(병합)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결정취소 청구의 소

[ 경위 ]

● 원고들은 A 주식회사(이하 ‘A’이라 한다)와 ‘택배집배점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약정한 특정 지역을 재차 여러 구역으로 세분화한 다음, 택배기사들과 계약을 체결하여 그들로 하여금 위와 같이 세분화된 각 구역 안에서 택배화물의 인수, 배송 및 집화 등을 수행하게 하는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택배기사 등 전국의 택배와 관련된 모든 노동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노동조합이다. 참가인은 2017. 8. 3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여, 2017. 11. 3.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원고들과 계약을 체결한 택배기사들(이하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라 한다) 중 일부가 참가인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 참가인은 2017. 11.경부터 2019. 9.경까지 원고들에게 별지3 표 ‘교섭요구일’란 기재 각 일자에 같은 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이하 ‘노동조합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4조의2에 따라 서면으로 각 교섭을 요구하였다.

● 원고 임○○, 조○○은 2017. 11. 14.부터 2017. 11. 21.까지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사업장에 공고하였으나, 교섭요구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날인 2017. 11. 22.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7. 11. 23. 위 각 원고에게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하라는 취지로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위 각 원고는 이의신청내용에 따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 나머지 원고들은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아니하였다.

● 참가인은 별지3 표 기재 각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 임○○, 조○○을 상대로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4항 제1호에 따라 ‘위 각 원고가 참가인의 이의신청에 대하여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고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라’는 시정신청을, 나머지 원고들을 상대로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2항에 따라 ‘나머지 원고들이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고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라’는 내용의 시정신청을 하였다. 이에 위 각 관할 지방노동위원회는 별지3 표 ‘초심결정일’란 기재 각 일자에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은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에 해당하므로, 원고 임○○, 조○○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할 의무가 있고, 나머지 원고들은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시정신청을 각 인용하는 초심결정을 내렸다.

● 이에 원고들은 중앙노동위원회에 각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별지2 청구취지 표 ‘재심결정일’란 기재 각 일자에 위 각 초심결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각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각 재심결정’이라 한다)을 내렸다.

[ 원고의 주장 ]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원고들과 사용종속관계에 있으면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그 밖의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것이 아니므로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이 사건 택배기사들로 구성된 참가인은 교섭요구를 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아니다.

● 가사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근로자라 하더라도 참가인은 사용자인 집배점주들에 대하여나, 집배점주들과 같은 지위에 있는 이른바 ‘개별 집배점’에 대하여도 가입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이 아니다.

[ 판단 ]

1) 참가인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구성되었는지 여부

▣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은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에 있으면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그 밖의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구성되었다고 보인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소득이 주로 집배점주들에게 의존하고 있는지

- A의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A에게 운임을 지불하고, A는 집배점주들에게 수수료기준표에 따라 매달 해당 집배점에서 수행된 택배업무의 내용을 반영하여 위와 같이 고객들로부터 지급받은 운임 중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한다. 집배점주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에게 그들과 체결한 계약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위와 같이 A로부터 지급받은 돈 중 일부를 다시금 수수료로 지급한다.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달리 집배점주들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으므로 위와 같이 집배점주들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가 곧 위 택배기사들이 얻는 소득의 대부분을 구성한다.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CS지표에 따라 집배점주들을 통하여 A로부터 포상금이나, 학자금 등을 지급받기는 하나, 이는 근본적으로 위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에게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 즉 그들이 운송한 택배화물의 물동량과 운송의 신속성, 택배 서비스 고객에 대한 친절도 등을 고려하여 A와 집배점주들이 평가한 결과인 CS지표에 그 지급 여부가 달려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집배점주들에게 의존한 소득이다.

- 원고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스스로 집하 거래처를 확보하여 그 수수료를 주된 소득으로 삼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으므로 위 택배기사들의 소득이 주로 집배점주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집배점주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일하는 이 사건 택배기사들 중 일부가 집하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하여 배송 작업 도중 명함을 돌리거나, 택배 영업과 관련된 인터넷 카페에 게시글을 올리는 등 여러 가지 영업 활동을 하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영업 활동을 통하여 새로운 집하 거래처를 확보하더라도 해당 거래처와 새로운 집하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는 A 또는 집배점주들이고, 위 택배기사들은 이후 실제로 집하가 이루어지는 택배화물의 물동량에 대하여 A와 집배점주들이 정한 요율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을 뿐이어서 위와 같은 집하 영업에 따른 소득은 여전히 집배점주들에게 의존하게 되고, 집하계약 체결에 따른 종국적인 이익이 이 사건 택배기사들에게 귀속되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A이나 그로부터 택배 업무를 위탁받은 집배점주들이 아닌 다른 택배 사업자를 위하여 일하더라도 앞서 영업으로 확보한 집하 거래처로부터 계속하여 택배화물을 집하하여 그에 따른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스스로 집하 거래처를 확보하여 그에 관한 집하수수료를 추가적인 소득으로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위하여 사용자인 집배점주들이 이른바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을 따름이다.

● 집배점주들이 보수를 비롯하여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 위와 같이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집배점주들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에 그 소득을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다시 위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과 체결한 계약에서 정한 책임배송구역과 해당 구역 안에서 운송되는 택배화물의 물동량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담당하는 책임배송구역은 집배점주들이 A로부터 택배화물 운송을 위탁받은 구역 안으로 한정된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책임배송구역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는 한편, 해당 책임배송구역 안의 물동량 변경에 따라 집배점주들은 위 택배기사들과 협의를 거쳐 각 택배기사의 책임배송구역을 변경할 수 있고, 심지어 거래 현실상으로는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서브터미널에 지정된 시각보다 늦게 출근하였음을 이유로 물동량을 조절하고자 집배점주들이 일방적으로 책임배송구역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집배점에서 일하는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책임배송구역에 관한 협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최종적으로는 집배점주가 이를 결정하는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책임배송구역은 물동량 증가, 택배기사 인원의 증가 등에 따라 상시적인 조정이 필요하고,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의 계약으로 정하는 수수료율도 물동량의 다과, 집배점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하여 집배점주들이 일방적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모두 종합하여 보건대 원고들을 비롯한 집배점주들은 보수를 비롯하여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체결하는 계약의 주요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원고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을 비롯한 A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책임배송구역을 유상으로 거래하는 것이 가능한 만큼 집배점주들과 체결한 계약의 내용을 집배점주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갑 제71, 101호증(각 책임배송구역 거래 사례)의 각 기재는 택배영업소 또는 택배차량과 영업권을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인터넷의 불특정 게시판에 작성된 게시글인데, 그 기재만으로는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사람이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동질적이거나 유사한 형태로 일하던 사람인지 여부조차 알 수 없어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같은 사람들이 그 책임배송구역을 유상으로 거래하고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갑가 제102호증(계약서의 인증서)의 기재는 아산시에서 일하는 택배기사들인 이○○와 권○○이 “모든 집배구역에 대한 권리와 권한을 일금 3,000만 원에 양도한다. 이 합의는 회사와는 무관한 합의이므로 법적인 지위나 권리를 보장할 수가 없다.”라는 합의에 도달하였다는 내용이나, 그 자체로 위 택배기사들이 스스로 책임배송구역에 관한 자신들의 합의가 A이나 집배점주의 동의 없이 어떠한 지위를 보장할 수 없음을 알았다는 점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의 관여나 개입없이 그 책임배송구역을 유상으로 거래할 수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가사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자신이 운행하던 택배차량과 책임배송구역을 유상으로 거래하고자 하였더라도 뒤에서 보는 대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집배점주들에게 그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만 집배점주들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이 사건 택배기사들로부터 택배차량과 책임배송구역을 인수한 사람은 집배점주들의 승인이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는 이상 그 의도대로 택배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 이러한 사업구조 아래에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택배차량과 책임배송구역을 양도하면서 그 대가를 지급받더라도 이는 앞서 본 대로 집배점주들의 택배기사로 일하기 위하여서는 새로 일하게 되는 택배기사들도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여 택배차량과 영업면허를 구비하여야 하므로 이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택배기사들 사이의 사실상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데 지나지 아니한다고 보일 뿐이고, 각 택배기사들이 자신의 책임배송구역에 대하여 최종적이고 독자적인 결정권한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애초부터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체결하는 계약은 대부분 명문으로 해당 계약에 따른 권리의무의 양도나 위임, 하도급을 금지함으로써 책임배송구역의 거래가 가능하지도 아니하다. 따라서 일부택배기사들이 책임배송구역을 유상으로 거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집배점주들이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책임배송구역을 포함하여 그들과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집배점주들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 택배 영업은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택배화물을 의도된 수하인에게 운송하는 것이 본질적인 내용이므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에게 제공하는 노무, 즉 위 택배화물을 운송하는 노무는 원고들이 영위하는 택배 영업에 필수적이다. 집배점주들은 A로부터 제공받은 ‘○○대통’, ‘○○플러스’ 등 택배화물의 관리에 필요한 무형의 업무 체계와 서브터미널, 집배점 사무실, 전산 직원 등 유형적 시설 기반을 제공한다. 이러한 유무형의 기반을 바탕으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택배화물을 운송하는 노무를 제공한다. 또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자신의 비용으로 택배차량을 마련하고, 개인사업자로 등록하더라도 운송업인 택배 영업의 본질상 A 및 원고들이 갖춘 물류체계를 이용하지 아니하면 정상적인 운송 업무는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집배점주들의 사업을 통하여서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 원고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제공하는 노무는 별도의 교육 없이 제3자로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으므로 이는 집배점주들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사업 수행 요소 중 일부가 대체가능한지 여부와 필수불가결한지 여부를 혼동한 데 지나지 아니하고, 오히려 또 다른 제3자로부터 택배화물을 운송하는 노무를 제공받아야 할 만큼 원고들의 사업 수행에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제공하는 택배화물 운송 노무가 필수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사정에 지나지 아니한다.

●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집배점주들의 법률관계가 지속적·전속적인지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집배점주들과 1, 2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 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당 계약을 갱신하며 계속 일하고 있으므로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의 법률관계는 상당히 지속적이다.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서브터미널에 간선차량이 도착하는 07:00경 출근하여 택배화물의 분류 및 상차 작업을 마친 뒤, 이른 경우에도 19:00경 까지는 배송 작업 및 집하 작업을 계속하여 다른 영리활동을 병행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집배점주들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자신이 운행하는 택배차량에 A을 표시하는 로고 등을 도색하여야 하고, 택배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는 직접 비용을 부담하여 구입한 근무복을 착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A로부터 택배 업무를 위탁받은 집배점주들에게 상당한 정도로 전속된 법률관계를 맺고 있다.

- 원고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택배화물을 배송하는 이외에도 겸업이 가능하므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집배점주들 사이의 법률관계가 전속적이지 않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집배점주들에게 제공하는 노무의 속성상 택배화물을 분류 및 상차하는 서브터미널로 07:00경까지 출근할 것이 요구되고, 해당 서브터미널로부터 분류 및 상차하여 각각의 수하인에게 운송하는 택배화물의 평균적인 물동량으로 인하여 통상 19:00경까지는 집배점주들을 위하여 운송 및 집하 작업을 수행할 것이 요구된다. 결국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택배 업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다른 업무를 겸업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은 위 택배기사들로 하여금 겸업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실제로는 위 계약을 위반하여 다른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더라도 집배점주들이 이에 동의하였다거나, 적어도 알고도 묵인하였다는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 한, 이는 집배점주들이 이 사건 택배기사들을 상대로 그들 사이에서 체결한 계약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할 사정에 지나지 아니하고, 위 택배기사들의 전속성을 부인할 사정이 되지 못한다.

●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에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택배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일정한 시각에 분류 및 상차 작업이 이루어지는 서브터미널로 출근할 것이 요구되었는데, 일부 집배점주들은 나아가 그들과 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택배기사들에게 특정 시각까지, 필요한 경우에는 평소보다도 이른 시각까지 출근할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였고, 위 택배기사들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그 소득에 직접 영향을 주는 책임배송구역이 조정되는 등의 불이익을 입기도 하였다. 집배점주들은 그들과 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택배기사들에게 해당 책임배송구역 안의 배송 업무나 집하 업무를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수행하도록 맡겨두지 아니하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 특정 고객에게 신속히 택배화물을 배송하거나, 특정 고객으로부터 위탁되는 택배화물을 집하하도록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 A와 그로부터 택배 업무를 위탁받은 집배점주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로 하여금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일하도록 맡겨두지 아니하고, 그들이 수행하는 택배 업무의 양과 질을 CS지표라는 방식으로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포상금을 주거나, 학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등의 상벌제도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에는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한다.

- 원고들은 업무 매뉴얼의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택배업무에 본질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의 내용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사이에 지휘.감독관계를 인정하는 데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대로 업무 매뉴얼의 내용은 단순히 택배 업무를 수행하는 데 본질적으로 수반되는 내용, 예컨대 ‘택배화물을 서브터미널에서 상차하여 수하인에게 배송하고, 위탁받은 택배화물을 집하하여 다시 서브터미널에 하차한다.’라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갖춰야 할 두발과 복장 등 용모에 관한 지침까지 제시하고 있고, 이러한 지침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A로부터 제공받는 복리후생 혜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 원고들은 다수의 집배점에서 집배점주들과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을 공동으로 운영하므로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에 지휘·감독관계가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전체적으로 위 각 집배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집배점주들과 소속 택배기사들이 서로 협력하여야 한다거나, 위 각 집배점의 소속 택배기사들이 해당 집배점의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추가로 부담한다는 내용에 지나지 아니하여 원고들 주장대로 아산시 ○○집배점 및 ○○집배점의 운영과 관련하여 앞서 본 집배점주들의 택배기사들에 대한 지휘·감독관계를 인정하게 된 사정, 즉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로부터 택배 업무와 관련하여 구체적·개별적인 업무지시를 받는다는 점이나, CS지표 등의 방법으로 택배기사들이 책임배송구역 안에서 제공하는 노무의 양과 질이 평가되어 그에 따른 상벌제도가 운영된다는 점 등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로부터 받는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 앞서 본 대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집배점주들로부터 자신들이 운송한 택배화물의 양에 따라 계산한 수수료를 지급받아 주된 소득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위 택배기사들이 제공한 노무의 표지인 물동량에 따라 직접 결정되므로 위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로부터 받는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 것은 분명하다.

- 원고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아르바이트 근로자나 용차, 콜밴, 가족, 동료 택배기사 등 제3자를 사용하면서 택배업무를 처리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얻는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체결하는 계약은 대부분 명시적으로 해당 계약에 따른 권리의무의 양도나 위임, 하도급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의 동의 없이 제3자를 고용하여 그로 하여금 집배점주들로부터 위탁받은 택배 업무를 대신 수행하게 하면서 노무 제공 없이 수수료 수입만을 얻는 것은 규범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통상적인 업무형태라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또한 앞서 본 대로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 사이의 계약에서는 위 택배기사들이 제때 배송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집배점주들이 일단 다른 택배기사를 이용하여 배송 업무를 처리하고, 그에 소요된 비용을 해당 택배기사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사건 택배기사들 중 일부가 일시적으로 아르바이트 근로자, 용차, 콜밴, 가족, 동료 택배기사들을 통하여 자신들의 택배 업무를 대신 수행하더라도 이는 집배점주들과 체결한 계약에 따른 불이익을 면하고자 불가피하게 사실상의 도움을 받은 데 지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근로자, 용차, 콜밴 등의 경우는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집배점주들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 중 일부만을 아르바이트 근로자 등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영리를 얻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동료 택배기사들이 택배 업무를 대신 수행한 경우에는 해당 택배화물에 대한 수수료는 업무를 대신한 동료 택배기사에게 귀속되기도 한다. 결국 이 사건 택배기사들이 원고들을 비롯한 집배점주들로부터 얻는 소득이 노무 제공의 대가임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다.

● 노동3권 보장의 필요성

-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A이 갖춘 전국적인 물류시스템에 편입되어 택배사업에 필수적인 배송.집화 등의 노무를 제공하고 있어, 그 업무의 핵심적인 내용은 택배기사들이나, 집배점 사이에서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원고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인 수수료율을 정하면서 충분한 교섭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택배기사들과 집배점 사이에서 원고들이 공제하는 수수료율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고, 수수료율 책정이나 수수료 지급 명세내역에 관한 구체적.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 특정 사업자에 대한 소속을 전제로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용 이외의 계약 유형’에 의한 노무제공자까지도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한 노동조합법의 근로자 정의 규정과, 대등한 교섭력의 확보를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에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사업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원고들과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는 이 사건 택배기사들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 원고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평균 수입이 상당하고, 그들 중에는 집하 영업을 통하여 고액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도 있으므로 위 택배기사들에게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업무시간 및 업무강도.내용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소득 수준만을 기초로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점,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책임배송구역에 배정되는 물량을 기초로 기본생활을 담보할 수 있는 소득을 얻고 있는데, 원고들은 책임배송구역이나 물량의 조정을 통해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소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점, 이 사건 택배기사들은 각종 사유로 인한 계약해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집단적으로 단결함으로써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권을 보장받을 필요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고려하더라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2) 참가인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가입을 허용하는지 여부

● 박○○과 문○○은 각각 광주 ○○집배점과 충주 ○○집배점 등을 운영하는 집배점주임에도 참가인 구성원처럼 활동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는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가목, 라목에서는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등을 ‘노동조합’으로 정의하면서 단순히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참가한 상태 또는 근로자가 아닌 자가 가입되어 있는 상태를 넘어 노동조합이 이를 ‘허용’하는 경우를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을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을 위와 같이 정의한 취지는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자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나아가 노동3권을 행사하는 주체인 노동조합으로서는 무엇보다도 그 구성원이 될 근로자의 범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지 어느 노동조합에 사용자나 근로자가 아닌 자가 참가하거나 가입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 노동조합로부터 노동3권의 보호를 박탈할 수는 없고, 해당 노동조합이 노동3권의 주체로서는 내릴 수 없는 결정, 즉 노동조합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의 범위를 벗어난 사람까지 구성원이 되는 것을 ‘허용’하여 단결하려는 때에서야 비로소 노동조합법에서 정의한 노동조합의 범위를 벗어나 노동3권을 누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어느 노동조합에 이와 같이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참가 또는 가입을 ‘허용’하는지 여부는 해당 노동조합의 규약 등 명시적인 의사표명은 물론이고, 조합원의 가입 및 탈퇴 이력, 가입신청의 반려 사례 및 그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종합하여 보건대, 참가인이 사용자의 참가를 허용하였거나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 참가인 규약은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조직대상을 ‘택배와 관련된 노동자’ 등으로 제한하고 있고, 규약에 찬성하는 경우에만 소정의 절차를 거쳐 조합원의 자격을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조합이 정한 비조합원 범위에 해당되었을 때’를 조합원 자격 상실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규약상 참가인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사람만을 조합원으로 삼으려는 의사가 명백하다.

● 참가인의 조합원처럼 활동하던 박○○, 문○○은 이 사건 소송 도중 그 조합원 적격이 문제되자 즉시 참가인으로부터 탈퇴할 것을 요구받았고, 참가인은 위 두 사람에게 그때까지 납부된 조합비 전액을 반환하기도 하였다. 뒤에서 보는 대로 택배기사로 근무하다가 집배점주가 된 권○○ 역시 집배점주가 된 직후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은 조합원 적격에 문제가 생긴 사람이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이고 있다.

● 박○○, 문○○ 등이 참가인의 조합원처럼 활동하던 기간이 비록 2년 가까운 짧지 않은 기간이기는 하나, 이는 집배점주들과 이 사건 택배기사들의 업무형태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집배점주들 또한 직접 택배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박○○, 문○○ 등에게 조합원 적격이 없다는 인식이 분명하지 않았던 데 따른 결과로 보일 뿐이다.

▣ 그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최○○, 유○○, 전○○, 권○○이 각각 소속집배점의 집배점주와 함께 해당 집배점을 공동으로 경영하는 사용자에 해당함에도 참가인 구성원으로 활동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최○○, 유○○, 전○○, 권○○ 등이 각 소속 집배점을 집배점주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 A는 이○○를 상대로만 위탁계약 갱신, 수수료 및 학자금 세금계산서 발행 등 울산 ○○집배점의 운영에 관한 업무를 진행하였고, 달리 최○○이 위 집배점 운영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 예컨대 다른 택배기사들을 상대로 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내렸다고 볼 만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 유○○의 휴대전화로 ‘○○’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보더라도 유○○ 또는 그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집배점 관리자의 권한을 부여받고 전산 직원의 업무를 도와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일 뿐, 유○○이 광주 ○○집배점의 집배점주와 같은 지위에서 다른 택배기사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내렸다고는 보이지 아니하고, 실제로 유○○의 배우자가 전산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유○○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 ○○집배점에서 2017. 9.경 추가로 체결된 계약서에 따르면 그 무렵 위 집배점주는 차○○이 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차○○이 A와 체결한 위탁계약을 연장하지 못하는 경우 김○○이 A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전○○가 참가인에 가입한 것은 그 이듬해인 2018. 10. 25.경이므로 위 집배점의 집배점주가 되었으리라고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집배점주와 같은 지위에서 위 집배점의 운영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 권○○은 서울 ○○집배점의 집배점주가 된 직후인 2018. 8. 30. 정책후원자로 그 지위가 변경되어 더는 참가인의 조합원으로 활동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 마지막으로 원고들은 A와 직접 위탁계약을 체결한 이른바 직계약 택배기사에 대하여도 참가인이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데, 직계약 택배기사는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달리 사용자인 집배점주들과 더 가까운 지위에 있으므로 참가인은 사실상 사용자에 대하여 가입을 허용한 것으로서 적법한 노동조합이 될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직계약 택배기사는 A이 일방적으로 주요 내용을 결정한 계약에 따라 A에게 그 택배영업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A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음에 따라 A에게 소득을 의존하고 있다. 결국 직계약 택배기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택배기사와 유사한 지위에서 A와 사용종속관계에 있으면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받아 생활하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직계약 택배기사 각각의 구체적.개별적인 업무수행 형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사용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결론 ]

▣ 참가인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므로 원고들은 참가인이 교섭을 요구하는 경우 사업장에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어야 하고, 관련 법령 등에서 정한 공고기간이 지난 뒤에는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하였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각 재심결정은 적법하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별지2 청구취지 표 ‘재심결정 일자’란 기재 각 일자에 같은 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같은 표 ‘재심결정 사건번호’란 및 ‘재심결정 사건명’란 기재 각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결정을 모두 취소한다.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