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청소하청노조가 대학 내에 현수막 설치를 보장해달라고 낸 가...
- 번호
- 2019카합24
- 일자
- 2020-04-13
【채권자】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채무자】 학교법인 ○○학숙
1. 채무자는 소속 직원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채권자가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설치한 현수막을 수거 또는 훼손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3.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5은 채권자가, 나머지는 채무자가 각 부담한다.
【신청취지】
주문 제1항 및 채무자는 소속 직원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채권자가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장소에서 ‘실질적 사용자인 학교가 책임 있게 나서라’는 내용으로 설치한 현수막을 수거 또는 훼손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채무자는 위 명령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300,000원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라.
1.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무자는 4년제 종합대학인 ○○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채권자는 전국민주노총조합총연맹 산하 단체로서 2000. 4. 3. 업종에 관계없이 전국의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틀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으로, ○○대학교의 시설관리 및 청소업무를 위탁받은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 소속근로자 일부가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나. ○○대학교는 승학, 구덕, 부민캠퍼스를 각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고, 승학캠퍼스 내에 대학본부가, 대학본부 옆에 □□의 사무실이 각 위치하고 있다.
다. 채권자는 2019. 2. 11. □□에게 □□ 소속 일부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이 가입한 사실을 알리면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 소속 관리과 직원 오○○ □□ 소속 현장소장 김○○는 조합원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조합탈퇴를 종용하였다. 이에 채권자는 2019. 3. 12. 채무자와 □□을 상대로 조합 가업을 방해하거나 조합탈퇴를 종용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고 그 무렵 채무자의 무응답을 이유로 2019. 3. 13. 채무자의 승인이나 허가 없이 ○○대학교 승학캠퍼스 대학본부 용역관리실 앞에서 채무자와 □□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 1장을 설치하였다. 채무자는 2019. 3. 18. 위 현수막을 철거 및 보관하였다가 다음 날 채권자 측이 확성기 사용을 동반한 1인 시위를 하자 채권자 측에 이를 반환하였다.
라. 이후 며칠 동안 채권자 측의 현수막 재설치, 채무자 측의 현수막 철거 및 보관, 채권자 측의 1인 시위 등이 반복되던 중 채무자는 2019. 3. 29. 채권자를 상대로 이 법원에 2019차합100118호로 ○○대학교 승학캠퍼스에 채권자의 조합원 또는 제3자의 출입, 현수막 설치, 유인물 살포 및 부착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이하 ‘종전 가처분신청사건’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마. 한편 채권자는 2019. 3. 28. 채무자와 □□을 상대로 위 다. 항 기재 조합 가입 방해나 조합탈퇴 권유 행위 및 현수막 철거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23. 채무자가 채권자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사용자 내지 부당노동행위의 시정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이행할 상대방인 실질적인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채무자에 대한 신청을 각하하고, □□이 채권자 소속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채권자는 2019. 6. 24. 위 판정서를 수령하고 같은 달 28일 채무자에 대한 신청을 각하한 결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바. 채권자는 2019. 6. 25. 조합원들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같은 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및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채권자와 □□ 사이에 발생한 노동쟁의로 인하여 사업장인 ○○대학교 3개 캠퍼스, □□ 본사 및 유관장소에서 ‘준법 작업, 준법 근무, 자율작업, 부분파업, 태업, 집회, 시위, 농성, 피케팅, 다양한 선전 활동, 서명운동 등’의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할 것을 신고하였다.
사. 종전 가처분신청사건에 관하여 이 법원은 2019. 8. 1. 채권자에게 그 조합원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승학캠퍼스 내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확성기 및 엠프를 사용하거나, 노래를 재생하거나, 채무자의 시설관리업무를 방해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채무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아. 위 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는 2019. 8. 7. 채권자가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장소에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내용 및 ‘실질적인 사용자인 학교가 책임 있게 나서라’는 내용을 기재하여 설치한 현수막을 채권자의 동의 없이 철거하였고, 이에 채권자는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하였다.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채권자의 주장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정도의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은 정당한 조합활동으로서 보장되어야 하고, 이를 임의로 훼손하는 행위는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그 금지를 구한다.
나. 채무자의 주장
채무자 소속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일 뿐 채무자가 부당노동행위를 한 적은 없고, 채권자는 채무자의 현수막 부착에 관한 지침과 같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하여 현수막을 부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채권자는 소속 조합원 등을 통해 기습적으로 1인 시위를 반복하거나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는바, 이는 상당성을 벗어난 위법한 조합 활동이므로 금지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인용 부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채무자와 직접 고용 관계에 있지 않음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소명사실 및 이 사건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채권자는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으로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이하 ‘이 사건 현수막’이라 한다) 채무자는 채권자가 설치한 현수막을 동의 없이 철거하는 등 이를 방해하고 있으므로,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방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
1) 채권자 소속 조합원이자 □□과 직접 고용관계에 있는 일부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과 채무자 사이의 청소업무 위탁 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운영하는 ○○대학교 내에서 청소 미화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장소가 ○○대학교이고, 위 근로자들의 직접 사용자인 □□의 사무실 역시 ○○대학교 승학캠퍼스 내 대학본부 바로 옆에 있어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장소(승학캠퍼스 내 대학본부 맞은편 인도 바깥쪽 화단)는 노동조합의 활동과 장소적 관련성이 매우 크다. 위 장소에 현수막을 설치하더라도 보행자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사정 또한 보이지 않는다.
2)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내용은 문언상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교내 청소업무 담당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고 노동조합 가입을 홍보하는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단결권 유지와 행사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채무자의 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 현수막의 게시만으로는 학생들이 입는 학습권 침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3) 채무자는 종전 가처분신청사건에서 채권자의 조합원 또는 제3자로 하여금 ○○대학교 승학캠퍼스에의 출입, 현수막 설치, 유인물 살포 및 부착행위의 금지를 청구하였으나, 이 법원은 채무자의 청구 중 고함을 지르거나, 확성기 및 엠프를 사용하거나, 노래를 재생하거나, 채무자의 시설 관리업무를 방해하는 것의 금지를 구하는 부분은 인용하는 한편 현수막 설치의 금지를 구하는 것을 포함한 채무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채무자는 채권자가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장소에 별지 목록 제2항 및 ‘실질적인 사용자인 학교가 책임 있게 나서라’는 내용을 기재하여 설치한 현수막을 채권자의 동의 없이 철거하였다.
4) 채권자가 채무자의 현수막 부착에 관한 지침에 따라 미리 채무자의 승인을 받은 후 정해진 장소에 현수막을 부착할 수 있기는 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채권자의 노동조합 활동과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장소인 승학캠퍼스 대학본부 인근은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승학캠퍼스 대학본부 인근은 위 지침에서 허용하는 현수막 게시장소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현수막 게시나 1인 시위에 관한 분쟁이 촉발된 계기는 채무자 소속 관리과 직원 오○○과 □□ 소속 현장소장 김○○가 채권자의 조합원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조합탈퇴를 종용하는 행위를 하였기 때문인데,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그와 같은 경위로 설치된 현수막을 채무자가 당연히 승인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가 위 지침상 부착 절차에 따르지 않고 이 사건 현수막을 부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현수막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를 넘어서서 채무자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기각 부분
채권자는 ‘실질적인 사용자인 학교가 책임 있게 나서라’는 내용을 포함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에 대한 방해금지까지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가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내용을 넘어서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에 대한 방해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주문 제1항 기재를 넘어서는 부분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한다.
1) 대학본부 인근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장소가 될 수밖에 없기는 하나, ‘실질적인 사용자인 학교가 책임 있게 나서라’는 내용은 문언상 □□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라 채무자를 향한 것으로서 단체교섭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자를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나 채권자가 채무자와 사이에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는 등으로 채권자가 직접 □□이 아닌 채무자를 상대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볼 만한 사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2)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현수막 게시나 1인 시위에 관한 분쟁이 촉발된 계기는 채무자 소속 관리과 직원 오○○과 □□ 소속 현장소장 김○○가 채권자의 조합원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조합탈퇴를 종용하는 행위를 하였기 때문인데,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채무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할 상대방인 실질적인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고 현재 재심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 기록상으로도 채무자가 □□과 ○○대학교의 시설관리 및 청소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이 사건 근로자들로 하여금 ○○대학교의 시설관리 및 청소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는 사실 외에, 채무자가 이 사건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위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볼만한 자료가 제출된 바 없다.
다. 간접강제
한편 채권자는 간접강제를 함께 구하고 있으나,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이를 위반할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간접강제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정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양민호(재판장), 김해마루, 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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