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채용 과정에서 특정 성별을 배제한 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
- 번호
- 2023도18112
- 일자
- 2026-03-03
【당사자】
■ 피고인 : 1.가. A 2.가.나. B 3.나. 주식회사 C
■ 상고인 : 검사 및 피고인 B, 주식회사 C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 중 업무방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B의 나머지 상고와 검사 및 피고인 주식회사 C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D, E의 서류전형 부정합격으로 인한 업무방해 부분,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5년 신입직원 채용 서류전형 부정합격으로 인한 업무방해 부분, 2016년 신입직원 채용 중 F의 서류전형 부정합격 및 인.적성검사 부정합격으로 인한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B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업무방해 부분
1) 원심이 인정한 범죄사실
피고인 B(이하 2.항에서는 ‘피고인’이라 한다)는 2015.9.경부터 2019.3.경까지 서울 중구 G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2.항에서는 ‘C’이라 한다)의 은행장으로서 직원 채용 및 인사 등 은행업무 전반을 총괄한 사람이다.
C의 인사부장으로서 2016년 신입직원 채용전형 주관업무를 담당한 H은 2016.9.경 일반직 행원 120명을 공개경쟁 전형을 통해 채용하기 위한 ‘2016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계획’을 수립하여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합숙면접, 임원면접 차례로 각 전형을 진행하기로 계획하였고, 피고인은 그 무렵 위와 같은 계획을 기재한 ‘2016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안)’ 품의서를 H으로부터 보고받고 결재하였다.
이에 따라 C은 ① 2016.9.12.경부터 2016.9.30.경까지 서류전형(2016.10.21. 합격자 발표), ② 2016.10.29.경 인·적성검사(2016.11.4. 합격자 발표), ③ 2016.11.9.경부터 2016.11.19.경까지 합숙면접(2016.11.24. 합격자 발표), ④ 2016.11.29.경 부터 2016.12.2.경까지 임원면접을 실시하는 등 채용절차를 진행하였고, 피고인은 2016.12.8.경 ‘2016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 최종합격자 선발의 건’ 품의서를 결재함으로써 최종합격자 150명을 선발하였다.
피고인은 2016.9.경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 사외이사인 J으로부터 “C에 지원한 F 지원자를 잘 봐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아, 인사부장 H에게 위 지원자의 인적사항 등을 알려주면서 “잘 살펴보라”고 지시하였다.
H은 2016.11.23.경 인사부 팀장으로서 신입행원 공개채용업무의 실무를 총괄한 K로부터 합숙면접에 응시한 817명의 합숙면접 결과와 이에 따라 총점 기준 고득점 순으로 선정한 합격자 400명의 명단을 보고받았다. 피고인은 2016.11.24.경 H으로부터 F 지원자가 합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등의 보고를 받게 되자, 위 지원자를 합격시키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 H, K는 위와 같은 지시에 따라 F 지원자가 탈락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합격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 후 H은 2016.11.29.경부터 2016.12.2.경까지 서울 중구 L에 있는 C 회의실에서 임원면접관들로 하여금 F 지원자가 합숙면접 점수에 따라 합숙면접 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오인한 채 임원면접을 실시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H, K와 공모하여 위 면접관들로 하여금 F 지원자의 정당한 자격 유무에 관한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함으로써 위계로써 위 면접관들의 면접업무와 C의 신입직원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인사부 내부의 평가 결과상 F은 불합격 대상으로 분류된 상태였음이 분명한데, H의 피고인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진 이후에 비로소 F이 합격자로 발표되었으므로, 자력으로 합숙면접 전형을 통과할 수 없었던 F이 위 전형의 합격자로 결정된 데에는 위 보고과정에서 이루어진 피고인의 개입이 본질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여부는 범죄실현의 모든 과정을 통하여 각자의 지위와 역할, 공범에 대한 권유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상호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며, 그와 같은 입증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3.11. 선고 2002도5112 판결 등 참조).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전제가 되는 간접사실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고, 그 하나하나의 간접사실이 상호 모순, 저촉이 없어야 함은 물론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12.9. 선고 2010도10895 판결 참조).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의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 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는데도 제1심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등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6.12.6. 선고 96도2461 판결, 대법원 2017.3.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대법원 2022.5.26. 선고 2017도1158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제1심법원은 2016년 합숙면접 당시 인사부에서 채용을 담당하였던 H, K, M, N, O 등에 대하여 모두 증인신문을 실시하였는데, H은 피고인에게 합숙면접 합격자 명단을 보고한 사실 또는 피고인으로부터 합격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받은 사실 등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나머지 증인들도 인사부 내부 논의를 통하여 F을 합격시키기로 결정한 후 H의 피고인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졌으며, 보고 이후 합격자의 변동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제1심법원은 위 진술들에 일관성이 있다고 보아 그 신빙성을 인정하였고, H의 원심 증언 또한 제1심에서의 증언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증인들이 증언 당시 C 소속 직원 내지 임원이거나, C과 관계된 회사에 재취업한 상태에 있어 피고인에게 우호적으로 진술하려는 경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 진술들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아가 원심이 들고 있는 여러 간접사실만으로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H으로부터 F이 합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고받고, 위 F을 합격시키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제1심 증인들의 증언에 대한 신빙성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제1심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등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예외적인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원심은 F이 합숙면접 전형의 합격자로 결정된 데에는 2016.11.24. H의 피고인에 대한 보고(이하 ‘이 사건 보고’라 한다) 과정에서 이루어진 피고인의 개입이 본질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제1심과 달리 판단하였다.
(2) 원심은 K 작성의 추천리스트, I 인사전략팀 소속 차장인 P가 2016.11.24. 19:06경 합숙면접 합격자 수를 400명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점, C 인사부 과장인 N이 2016.12.8. 09:17경 Q과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내용 등을 근거로 인사부 내부의 평가 결과 상 F은 불합격 대상으로 분류된 상태였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간접사실에 기초한 원심의 위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가) H, M, O 등 당시 C 인사부 채용담당자들은 제1심에서 이 사건 보고 이전에 합숙면접 합격자 수가 F을 포함한 404명으로 확정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들 중 원심에서 유일하게 다시 증인으로 채택된 H의 진술도 제1심에서의 진술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나) 원심은 K가 2016.11.24. 17:02 출력한 추천리스트 “합숙”란에 합격 대상인 지원자에 대하여 표시되어 있는 “합” 표시가 F에게 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보고 이전에는 F이 합격자가 아니었다고 추단하였다. 그러나 위 추천리스트는 K가 추천리스트 기재 지원자들의 합격 여부를 파악하여 그 결과를 묻는 연락에 대응할 목적에서 개인적으로 작성한 문서로서, 추천리스트가 합격 및 불합격 결과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출력되는 문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원심은 N이 2016.12.8. 09:17경 특정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묻는 동료 직원 Q의 질문에 메신저로 “발표 전까지 정말 일부 바뀌는 경우를 보아서 그렇습니다”라고 말한 사실도 이 사건 보고 이후 F의 합격 여부가 변경되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위 대화 내용을 2016.11.24. 합숙면접 합격자 발표에 관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N이 합격자 발표 전에 특정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알려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므로 위 사실만으로 피고인의 개입에 의하여 F이 합숙면접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원심은 H이 2016.11.24. 18:30경 이 사건 보고를 마친 후 합숙면접 합격자가 확정된 19:07경까지 인사부 내부에서 합격자 추가선정에 관한 ‘추가사정회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하였으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판단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2016년 합숙면접에 관여한 인사부 채용담당자들인 H, M, N 등의 이 부분 관련 증언은 이 사건 보고 이후 합숙면접 합격자의 변동이 없었으므로 추가합격자를 선정하기 위한 추가사정회의도 필요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인다.
(나) 2016.11.24. 17:02경 K 작성의 추천리스트가 출력된 이후로 같은 날 출력된 파일이나 자료가 없고, 달리 이 사건 보고 이후 추가사정회의가 있었음을 추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들도 보이지 않는다.
(다) 원심이 추가사정회의가 있었다고 추정한 시각은 2016.11.24. 18:30경부터 19:07경까지 37분가량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추가사정회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 시각에 인사부 채용담당자들이 사무실 내에 위치하고 있었는지, 다른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또는 합숙면접 합격자 명단 엑셀파일을 언제부터 작성하기 시작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인사부 채용담당자들의 건물출입내역, 메신저 대화 내역, 이메일 수신 및 발신 내역 등을 통하여 확인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에 대하여 심리하였다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제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 심리주의에 관한 법리,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성립, 확정된 형사판결의 증명력,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주식회사 C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주식회사 C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성립, 확정된 형사판결의 증명력,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공동정범, 양벌규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피고인 B에 대한 유죄 부분 중 업무방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B의 나머지 상고와 검사 및 피고인 주식회사 C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마용주
대법관 노태악
주 심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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