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교원징계위원회 심의절차에서 사립학교 교원의 변호사 동석 및...
- 번호
- 2024두61155
- 일자
- 2026-09-07
【당사자】
■ 원고, 상고인 : A
■ 피고, 피상고인 : 교원소청심사위원회
■ 피고보조참가인 : 학교법인 B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8.3.1.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운영하는 D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부교수로 임용되었다.
나. D대학교 대학원생인 피해자 E(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2021.11.23. 서울동작경찰서에 원고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고소하였고, 원고는 2022.1.18. 위 경찰서에서 피의자로 신문받았다.
다. 참가인 산하의 교원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라 한다)는 2022.2.17. 원고에 대하여 징계심의를 한 후, “원고가 2021.10.16.경 원고의 차량 안에서 피해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피해자의 손을 잡은 것을 비롯하여 2021.10.8.경부터 2021.10.16.경까지 사이에 피해자를 상대로 세 차례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각 비위행위’라 한다)를 하였다. 이는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행위와 발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를 해임으로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22.3.15. 원고에게 해임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2.2.17. 열린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 심의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면서, 그와 동석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였다.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는 원고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다만 변호사로 하여금 심의 장소 인근 대기실에 있도록 하여 필요 시 대기실에서 변호사와 상의한 후 진술할 수 있다고 원고에게 고지하였는데, 실제 심의 도중에 대기 중이던 변호사와 조언 또는 상담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마. 사립학교법 제65조제1항 본문은 “교원징계위원회는 징계사건을 심의할 때 진상을 조사하여야 하며, 징계의결을 하기 전에 본인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참가인의 정관 제63조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2. 쟁점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징계대상자가 교원징계위원회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동석하여 진술하겠다고 요구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거부한 것이 해당 징계처분의 절차적 위법을 구성하는지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해임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1) 원고에게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의 심의절차에 변호사와 동석하여 도움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고 볼 만한 법령상 근거가 없다.
2) 설령 그러한 권리가 있더라도, 원고는 변호사를 통하여 의견서를 이미 제출하였고, 심의 과정에서 원고의 진술은 기제출한 의견서 내용과 다르지 않으며, 원고는 심의 장소 인근에 대기하던 변호사와 상의한 후 진술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가 원고의 변호사 동석 및 진술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을 초래하였다거나,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관련 법리
1)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의 징계규정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해야 함을 사용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면, 이는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징계의 유효요건이므로, 이러한 절차에 위반하여 한 징계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 무효이다(대법원 1991.7.9. 선고 90다8077 판결, 대법원 1992.7.28. 선고 92다14786 판결 등 참조).
2) 「행정절차법」 제12조제1항제3호, 제2항, 제11조제4항 본문 등 행정절차법령의 규정과 취지, 헌법상 법치국가원리와 적법절차원칙에 비추어 국공립학교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와 같은 불이익처분절차에서 징계대상자에게 변호사를 통한 방어권의 행사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고, 징계대상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대상자를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의 본질적 내용에 해당하므로,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대법원 2018.3.13. 선고 2016두33339 판결 참조).
3) 헌법 제31조제6항은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입법자가 법률로 정하여야 할 기본적인 사항에는 무엇보다도 교원의 신분이 부당하게 박탈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보호의무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헌법재판소 2003.2.27. 선고 2000헌바26 결정 등 참조). 이에 따라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 교원의 자격, 복무에 관하여 국공립학교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고(제52조, 제55조),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동법에서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않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이나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함으로써 사립학교 교원의 신분보장을 구체화하고 있다(제56조제1항 본문). 나아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이라 한다)이 1991.5.31. 제정됨에 따라 사립학교 교원도 국공립학교 교원과 마찬가지로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었다. 교원지위법이 징계 등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관한 사립학교 교원과 국공립학교 교원의 불복절차를 통일적으로 규정한 취지는, 사립학교 교원에게도 학교법인의 징계 등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소청심사청구 등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적어도 국공립학교 교원에 대한 구제절차에 상응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사립학교 교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그 지위향상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24.9.12. 선고 2022두43405 판결 참조).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징계절차에서 사립학교 교원에게 인정되는 절차적 권리 보장의 수준도 국공립학교 교원에게 인정되는 수준에 상응할 수 있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4) 한편, 사립학교법은 교원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징계의 필수 절차로 두면서, 해당 학교법인의 이사인 징계위원 수를 제한하는 등 징계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정(제62조),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의결 요구 사유를 통지하도록 하는 규정(제64조의2)을 두는 등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절차에 있어서 절차적 권리도 두텁게 보장하고 있다.
더욱이 사립학교법 제65조제1항은 교원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을 하기 전에 본인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명문으로 보장하고 있다. 여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이 국공립학교 교원과 함께 공교육을 담당하는 사립학교 교원의 절차적 권리를 국공립학교 교원의 절차적 권리에 상응하도록 보호할 필요성과 교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때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고 정한 교원지위법 제9조제1항의 취지 등을 함께 고려할 때, 사립학교 교원이 선임한 변호사가 교원징계위원회에 사립학교 교원과 동석하여 그를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 역시 방어권 행사의 본질적 내용에 해당하여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
5) 따라서 사립학교 교원인 징계대상자가 교원징계위원회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동석한 상태에서 진술하겠다고 요구하였거나, 징계대상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교원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대상자를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겠다고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거부하였다면, 그러한 교원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른 징계는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것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해임은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 심의절차에서 원고의 변호사 동석 및 진술 요구를 거부한 채 심의를 진행하여 의결한 것으로서 원고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볼 소지가 크다.
가) 원고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동석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였다. 한편, 원고 측이 고의적으로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의 심의를 지연시키려고 하는 등 징계절차의 진행을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나 참가인 직원이 원고가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에 변호사와 동석하여 진술하는 것을 막았다면, 이 사건 교원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은 원고에게 보장된 방어권을 제약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서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각 비위행위를 일부 부인하면서 다투었다. 비록 원고가 선임한 변호사가 심의 장소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었더라도, 현장에서 변호사가 원고에게 바로 조언을 하거나 원고를 위하여 진술을 할 수 없었던 이상 이를 변호사와 동석한 상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임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어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절차에서 변호사의 동석 및 진술 요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오석준
주 심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이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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