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최저임금 미달분 임금까지 포기하는 부제소합의는 그 의사...
- 번호
- 2025다220554
- 일자
- 2026-08-03
【당사자】
■ 원고, 상고인 : 1. E ~ 7. L
■ 피고, 피상고인 : B 주식회사
【주 문】
원심판결 중 2020.1.31.까지의 청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라는 중대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크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이다. 따라서 부제소합의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에 대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명확하지 않다면 가급적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8.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으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2.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2020.2.경 피고에게 작성하여 준 원심판결 기재 2유형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통해 2020.1.31.까지 발생한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 부분에 관한 부제소합의가 유효하게 성립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소중 2020.1.31.까지의 청구 부분이 부적법하다고 본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한 금전 지급 약정이 정당한 사유 없는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기록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판단과 같이 유효한 부제소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1)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가 미리 준비한 부동문자로 된 양식에 원고들이 지급금액과 성명을 부기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당시 피고와 다른 근로자들 사이에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이나 관련 분쟁이 계속되고 있었을 뿐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청구권의 존부나 액수가 구체적인 다툼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합의서 중 제2항에 합의 대상으로 ‘임금’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로 됨에 따른 최저임금 미달분을 포함하는 취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 사건 합의서의 나머지 부분에서 미지급 최저임금 부분에 대한 포기 또는 부제소합의 대상으로 기재된 것은 모두 퇴직금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합의서 중 ‘임금’ 또는 ‘퇴직금’ 뒤에 부가된 ‘등’이라는 문구만으로는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까지를 부제소합의 대상으로 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2) 원고들 각자가 2020.1.31.까지 기간을 대상으로 청구한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은 약 1,400만 원에서 1,6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지급금액은 모두 2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원고들이 이와 같이 소액만을 지급받고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을 포기하는 합의를 할 만한 사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지급금액에는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미리 정산된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이 사건 합의서 내용이 분명하지 않은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들로서는 최저임금 미달분 퇴직금에 더하여 임금까지 부제소합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없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3)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이후에도 피고 회사에 그대로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합의서 제1항은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급여 체계 변경 및 소정근로시간 변경에 따라 2020년 1월분까지의 퇴직금 및 모든 금품을 정산한다고 하면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정산한 퇴직금으로 지칭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에서 피고가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액에는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 미리 정산된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음이 명백하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로 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고, 다른 적법한 사유가 있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피고가 주장하는 부제소합의는 이와 같이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퇴직금 중간정산과 일체로 이루어진 것인데, 원고들이 퇴직금 중간정산 부분이 없더라도 나머지 합의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그 전부가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부제소합의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소 중 2020.1.31.까지의 청구 부분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부제소합의의 해석 및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 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2020.1.31.까지의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노경필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이숙연
주심 대법관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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