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퇴직 후 작성한 합의서만으로 최저임금 미달액 및 퇴직금 차...

번호
2026다201432
일자
2026-08-24

【당사자】

■ 원고, 상고인 : 1. A, 2. B

■ 피고, 피상고인 : E 합자회사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라는 중대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크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이다. 따라서 부제소합의에 관한 당사자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 의사를 참작한 객관·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명확하지 않다면 가급적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사이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합의 당시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다(대법원 2019.8.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으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2.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2. 원심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퇴직 후 작성한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해 당시 이미 구체적으로 발생한 최저임금 미달액 및 퇴직금 차액 지급청구권에 관한 부제소합의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보아 원고들의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가 미리 준비한 부동문자로 된 양식에 원고들이 지급금액과 성명을 부기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그런데 당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청구권의 존부나 액수에 관하여 구체적인 다툼이 있었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2)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고정급을 전혀 지급받지 않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원고들이 지급받은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에서 정한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서 같은 규정에 따라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서 제외되게 된다. 이 사건 합의서에는 부제소합의 대상으로 ‘임금’이 기재되어 있으나, 초과운송수입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서 제외됨에 따른 최저임금 미달분을 포함하는 취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3)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청구한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은 36,090,970원 및 22,182,686원에 이른다. 그런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액에 산입되는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들이 최저임금 미달분 임금을 포기하는 합의에 이를 만한 사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4)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근무하던 중 이 사건 합의서와 유사한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한 이후에도 피고 회사에 그대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합의서와 그 이전에 작성된 합의서에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입사 당시 중간정산계산 약정에 따라 정산한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1항 각 호에 정한 주택구입 등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피고가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로든 중간정산계산 약정이 주택구입 등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다른 적법한 사유가 있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5)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최저임금미달분 임금 및 퇴직금이 부제소합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없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부제소합의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보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및 퇴직금 차액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부제소합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이숙연

주심 대법관 노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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