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국내 근무 중 발병된 간염 증세를 국외에서의 근무로 적절한...

번호
99구14934
일자
2002-03-20

망인이 중국 근무에 앞서 국내에서 이미 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이러한 건강상의 이유로 소외 회사에 대하여 중국 파견근무 명령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였다가 거절당함에 따라 남우 유리에서 근무하게 되었던 점, 중국에서 근무하는 기간 중에 중국 및 국내의 의원에서 여러 차례 만성 간염 및 간경화의 진단을 받았으나, 중국 근무로 인하여 국내 병원에서 적절하고도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의 사인이 된 간암은 적어도 사망일로부터 1∼2년 전에 발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망인의 중국 근무기간과 일치하는 데다가 망인이 중국 근무기간 중 불편한 생활환경 속에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으리라 추인되고, 의학적으로 과로나 스트레스는 간염을 악화시켜 간경화 및 간암의 발병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국내에서 소외 회사의 근무 중 발병된 간염 증세가 중국에서의 근무로 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자연적 경과를 넘어 급격히 악화되어 간암으로 사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원고] 문정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기준

[피고] 근로복지공단 대표자 이사장 방극윤, 소송수행자 홍의상, 명록이

1. 피고가 1998.6.24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장의비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유상규(이하 `망인'이라 한다)

(1) 1974.1.1 유리제조 및 판매업체인 한국유리공업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

(2) 1995.4.9 인사명령에 따라 소외 회사의 중국내 출자회사인 남우유리유한공사(이하 `남우 유리'라 한다)에서 구매부장으로 근무

(3) 1996.8.15 소외 회사를 명예퇴직한 후 같은 해 9.1부터 6월간 소외 회사의 촉탁직 사원으로 재고용되어 계속 남우유리에서 근무하다가 1997.2.28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1997.7월경 귀국

(4) 1997.8.22 간암으로 사망

나. 피 고

1998.6.24 망인은 국외의 사업장인 남우유리에 파견되어 남우유리 사업장 사용자의 지휘를 받아 근무하였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 근로자가 아닐 뿐 아니라 파견근무기간 중 업무상 과로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기존 간질환의 자연경과적 악화로 인하여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

【인정근거】 갑1, 갑2, 3의 각 1, 2, 갑4의 1, 을1, 을2의 1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 사실

(1) 망인은 1989.1.1 소외 회사의 생산관리부장으로 승진한 후 1992.2.10부터 특수제품 영업부장으로 원자재 구매 및 판유리 판매업무를 담당하면서 과로 및 거래업체 직원들과의 잦은 회식 등으로 피로를 느끼던 중 1993년경 간염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1994.1.1부터 인천 소재 생산공장의 공장장으로 근무하였다.

(2) 소외 회사는 1994.5월경 주식회사 대우 및 중국 현지자본과 합작(출자비율 : 소외 회사 10%, 대우측 40%, 중국 현지자본 50%)으로 중국 남경시에 판유리제품 제조업체인 남우 유리를 설립한 후 직원 1명을 파견하여 원자재 구매 등의 관리업무를 담당케 하여 오던 중, 1995.1.1자로 망인을 기획조정실 기획조정3팀으로 전보하는 한편, 남우유리에서 근무하라는 인사명령을 내렸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간염 등 건강상의 문제로 자신의 중국 근무를 재고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생산공장의 공장장 근무경험이 있어 원자재 구매업무를 담당할 적임자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였고, 이에 3개월간의 어학연수과정을 거쳐 1995.4월경 남우 유리에 부임하였다.

(3) 망인은 중국 근무 기간 중 남우유리에서 제공한 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남우유리의 직제상 중국인 총경리와 한국인 사장의 감독 아래 원자재 구매업무를 담당하면서 회사 규정에 따라 주 5일간 근무하였는데, 총경리와 사이에 업무상 마찰을 겪어 왔으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가급적 술자리에는 참석하지 아니한 채 일찍 귀가하여 휴식을 취하는 날이 많았다.

(4) 소외 회사는 구매 업무 담당 직원을 남우 유리에 파견 근무시키는 대가로 남우 유리로부터 1인당 연간 미화 80,000불을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망인은 소외 회사로부터 직책(1995.4월부터 같은 해 말까지는 부장 및 1996.1.1부터는 이사대우 부장)에 따른 임금 외에 남우 유리로부터 직접 지급받은 미화 900달러를 포함하여 소외 회사의 사규에 따른 해외근무수당(1996년의 경우, 매월 미화 2,145달러)을 지급받았고, 이를 기초로 의료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등의 각종 보험료가 징수, 납부되었다.

(5) 망인은 중국 근무기간 중인 1996.8월경 소외 회사로부터 명예퇴직의 권유를 받고, 같은 달 15일자로 소외 회사를 퇴직하는 한편, 같은 달 16일 소외 회사와 사이에 같은 해 9.1부터 1997.2.28까지 남우 유리에서 계속하여 원자재 구매업무를 담당하고, 매월 기본급 및 수당으로 금 2,192,794원 및 해외주재수당으로 미화 1,930달러를 지급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1997.2.28까지 관리본부 소속의 촉탁직 사원으로서 남우 유리에서 근무하였다.

(6) 망인은 1994년경 간염 진단을 받은 이래 중국 근무기간 중 남경시 소재 의원에서 간경화, 비대(1996.6.5), 요도염(같은 해 10.11), 간경화 초기(같은 해 10.25)의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국내에 일시 귀국하였던 기간 중에는 서울 여의도 소재 윤중의원에서 급성 B형 간염(같은 해 9.5), 만성 지속성 간염(1997.1.1)의 진단을 받고 며칠간 통원치료를 받았거나 곧바로 중국으로 출국하였으며, 중국에서의 촉탁근무기간이 만료된 이후인 1997.7월경 귀국하여 서울 마포구 소재 이내과의원에서 같은 해 8.2부터 같은 달 11일까지 만성 B형 간염 및 간종양(의증)의 진단 아래 치료를 받다가 같은 달 11일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전원된 후 같은 달 22일 간암으로 사망하였다.

(7) 이 법원의 사실조회 및 감정촉탁에 대하여 세브란스 병원 주치의는, 망인이 응급실에 내원하였을 당시 이미 간경변증이 심하고 간암은 그 진행정도가 말기에 해당하였는데, 개인차는 있으나 망인의 경우 적어도 사망 1∼2년 전에 간암이 발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신하였으며, 일반적으로 과로나 스트레스가 간염이나 간경변, 간암 자체를 유발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학적 보고는 없으나 면역기능의 저하를 통하여 간경변, 간암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정근거】 갑4의 2 내지 8, 갑5의 1 내지 12, 갑6, 7의 각 1, 2, 갑8, 을7의 1 내지 10, 이 법원의 소외 회사, 신촌세브란스병원장 및 윤중의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위 세브란스 병원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

나. 판 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범위에 관한 같은 법 제5조,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의 각 규정에 의하면, 같은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의 사업주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던 중 인사명령에 의하여 국외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같은 법 제105조의 규정에 의하면,우리나라가 당사국이 된 사회보장에 관한 조약이나 협정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나 지역에서의 사업으로서 노동부장관이 금융감독위원회와 협의하여 지정한 보험회사가 국외 근무기간 중 발생한 근로자의 재해를 보상하기 위하여 관장·영위하는 보험(이하 `해외근재보험'이라 한다)이 국외 근무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와 사이에 성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관장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 바(대법원 1992.7.14 선고 92누4475 판결 참조), 원래 산재법의 적용을 받는 국내 사업주인 소외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인사명령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해외에서 근무한 후 국내 사업장으로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근로자가 국외 근무기간 중 기존 질병이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 당해 근로자를 국외 사업장에 근무시키는 것이 국내 사업을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사업활동의 일환으로서 국외 근무 그 자체가 기존의 질병을 급격히 악화시켜 재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상 책임을 져야 할 사업주들을 보험가입자로 하여 피재 근로자에게 신속, 확실하게 재해보상을 실시하고자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

(2) 이 사건의 경우, 소외 회사는 중국에 투자한 현지 법인인 남우 유리를 관리하고자 오랫 동안 국내에서 근무하여 온 망인을 국외에서 근무하도록 인사명령을 내렸는 바, 소외 회사와 남우 유리가 판유리를 제조, 판매하는 동일한 사업목적을 갖고 있었음에 비추어 망인의 국외 파견 근무가 소외 회사의 사업활동의 일환으로 보여지므로 망인의 경우 비록 국외 근무를 하였다 하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볼 것이다.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05조의 2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같은 법 제7조의 규정에 의한 보험가입자가 대한민국 밖의 지역에서 행하는 사업에 근로를 시키기 위하여 파견하는 자(이하 `해외파견근로자'라 한다)에 대하여는 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얻은 경우에 한하여 해외파견근로자를 당해 가입자의 대한민국 영역 안의 사업에 사용하는 근로자로 보아 산재법을 적용할 수 있는 바, 망인은 해외파견근로자임에도 소외 회사가 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얻지 않았기 때문에 산재법의 적용을 받을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 각하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조항은 망인이 사망한 후인 1997.8.28 법률 제5398호에 의하여 산재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되어 1998.1.1부터 시행된 규정이기 때문에,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이를 적용할 수 없다}

(3) 다음으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① 망인이 중국 근무에 앞서 국내에서 이미 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이러한 건강상의 이유로 소외 회사에 대하여 중국 파견근무 명령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였다가 거절당함에 따라 남우 유리에서 근무하게 되었던 점, ② 중국에서 근무하는 기간 중에 중국 및 국내의 의원에서 여러 차례 만성 간염 및 간경화의 진단을 받았으나, 중국 근무로 인하여 국내 병원에서 적절하고도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망인의 사인이 된 간암은 적어도 사망일로부터 1∼2년 전에 발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망인의 중국 근무기간과 일치하는 데다가 망인이 중국 근무기간 중 불편한 생활환경 속에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으리라 추인되고, 의학적으로 과로나 스트레스는 간염을 악화시켜 간경화 및 간암의 발병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국내에서 소외 회사의 근무 중 발병된 간염 증세가 중국에서의 근무로 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자연적 경과를 넘어 급격히 악화되어 간암으로 사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도형, 김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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