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결혼퇴직제'는 근로기준법상의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이다...

번호
99구18615
일자
2002-01-22

가. 여성 근로자가 “회사에 입사할 당시의 `결혼하면 퇴직한다'는 조건 내지 `결혼한 여성 근로자는 퇴직시킨다'는 회사의 방침이 있는 이상 의사와 무관하게 어쩔 수 없이 퇴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회사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러한 사직의사의 표시와 그 수리행위에 의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는 “여성근로자에 대하여 혼인을 퇴직사유로 하는 근로계약을 금지”하는 강행규정인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2항에 위반하여 당연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회사가 여성 근로자의 사직서를 수리하여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해고에 해당한다.

나.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이 사건에서는 퇴직금 등을 당해 근로자 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단순히 회사가 당해 근로자의 계좌로 퇴직금을 송금한 사정만으로는 당해 근로자가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또한 해고의 효력을 다투어 왔다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사례).

[원고] 대한제분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표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피고보조참가인] 김영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자하인 담당변호사 이유정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9.5.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의 99부해115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채택 증거] 갑1, 2, 5, 갑6의 1, 2, 을5의 1의 각 기재

가. 참가인은 1991.9.5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원주영업소에 근무하던 중, 1998.8월경 원고회사에 같은 해 11.8 결혼을 한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같은 해 11.2자 사직서를 제출하여 같은 날짜로 의원면직 처리되었다.

나. 참가인은 1998.12.22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은 결혼을 이유로 원고회사에서 퇴직당한 것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의원면직 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부당해고구제를 신청하여¹1999.2.11 구제명령을 받았다.

다. 원고회사는 1999.2.24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구제명령에 대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9.5.15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이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여성 근로자에 대하여 혼인을 퇴직사유로 하는 내용의 채용조건 내지 그와 같은 원고회사의 방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원고회사가 위 사직서를 수리하여 의원면직 처리한 것이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²와, ②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이의 유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함으로써 위 해고를 인정한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이다.

나. 해고 여부

(1) 이 사건에는 “원고회사가 여성 근로자의 혼인을 퇴직사유로 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대립되는 증거들이 있다.

(가) 부합증거

① 원고회사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하였던 여성 근로자인 임은옥(서울영업소), 서정란(천안영업소), 이경미, 허영희의 “결혼과 동시에 퇴직하는 조건으로 원고회사에 입사하였다”는 내용의 각 진술서 및 진술조서(을1의 1 내지 3, 을3의 1, 2, 을5의 28)

② 참가인에 대한 후임자 채용 면접에 참여했던 최소옥, 이근혜, 우명주도 “위 면접에서 사업소장이 결혼 예정시기를 질문하면서 결혼한다면 퇴직할 것을 조건으로 밝혔다”는 내용의 확인서(을2의 1 내지 3)

③ 강원지방노동위원회 심사관으로 이 사건 부당해고구제 신청사건을 처리한 임춘조의 이 법원에서의 증언 중 “원고회사 여직원인 김현주(대구영업소), 손정은(의정부영업소), 이진희(수원영업소), 정성윤(광주영업소)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할 결과, `결혼과 동시에 퇴직하는 조건으로 채용되었다'는 부분 및 이에 부합하는 을5의 16의 기재

(나) 반대 증거

① 위 임은옥, 서정란, 이경미, 김현주, 손정은, 이진희, 정성윤을 포함한 원고회사 여직원 19명의 “원고회사에 입사하면서 `결혼하면 퇴직한다'는 구두 약속이나 각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갑9의 1 내지 17, 갑12의 1, 갑14의 1 내지 3)

② 위 최소옥, 이근혜, 우명주의 “위 확인서는 참가인의 부탁으로 작성한 것이며, 영업소장이 면접에서 `결혼 후 퇴직'을 조건으로 제시한 바가 없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갑10의 1 내지 3) 및 같은 취지의 위 이근혜의 이 법원에서의 증언

③ 원고회사 노조위원장인 강명모의 “결혼하면 퇴직하는 조건으로 여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고, 결혼한다고 해서 사직을 권유하지도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서 및 진술조서(갑8, 을5의 33)와 이 법원에서의 증언 및 같은 취지의 원고회사 영업소장, 직원들의 진술서 및 진술조서(갑12의 1 내지 3, 갑13의 2, 을5의 15)

(2) 판 단

(가) 그러므로 서로 배치되는 위 증거들 중 어느 쪽 증거를 믿을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을5의 9, 15, 25, 29, 44의 각 기재 및 위 강명모의 증언에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원고회사의 정식 여성 근로자 56명(본사 20명, 영업소 13명, 인천공장 23명) 전원이 미혼이고(다만, 정식직원이 아닌 일용직에만 주부사원이 4명 있을 뿐이다), ② 원고회사가 창립된 1953.11월 이래 1999.6월까지 약 46년간 결혼사실이 밝혀진 후 원고회사에서 근무한 여성 근로자가 한명도 없었으며, ③ 원고회사의 노조원 가운데 여성근로자가 한명도 없을 뿐만 아니라, ④ 위 강명모는 여직원 채용시 면접이나 채용 여부 결정, 발령 등 인사에 관여하고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과 같이, 원고회사의 창립 이래 참가인이 퇴직할 때까지 결혼한 여성이 정식 직원으로 근무한 사례가 없는 점, 여성 근로자의 인사에 관여하지도 않고 여성 근로자가 노조원도 아닌 상황에서 한 노조위원장인 위 강명모의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볼 수 없는 점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1) (가)의 부합증거들이 신빙성이 있다. 결국 원고회사는 결혼과 동시에 퇴직할 것을 조건으로 여성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여성 근로자가 결혼하면 퇴직하는 관행을 확립하고 있었다고 인정되며, 이에 어긋나는 (1) (나)의 반대 증거는 이를 모두 믿지 않는다.

(나) 한편 원고회사는 “참가인이 내심으로 결혼 때문에 사직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에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참가인에게는 사직의사는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고, 원고회사가 위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근로계약이 합의해지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입사할 당시의 `결혼하면 퇴직한다'는 조건 내지 `결혼한 여성 근로자는 퇴직시킨다'는 원고회사의 방침이 있는 이상 의사와 무관하게 어쩔 수 없이 퇴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회사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러한 사직의사의 표시와 그 수리행위에 의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는 “여성 근로자에 대하여 혼인을 퇴직사유로 하는 근로계약을 금지”하는 강행규정인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2항³에 위반하여 당연 무효라고 할 것이다.⁴ 따라서 원고회사가 참가인의 사직서를 수리하여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해고에 해당한다5.

다. 참가인이 해고를 인정한 것인지 여부

(1)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3.9.24 선고 93다21736 판결6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7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회사가 1998.11.25 참가인에 대한 퇴직금 등을 참가인 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단순히 원고회사가 참가인의 계좌로 퇴직금을 송금한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갑12의 3, 을5의 9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1998.11월 말경 실업급여를 청구하기 위하여 원주지방노동사무소를 방문하였다가 `결혼을 이유로 여성 근로자를 퇴직시키는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에 원고회사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요구한 사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같은 해 12.22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와 같이 참가인이 퇴직금이 송금된 직후 원고회사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였다가 아무런 조치가 없어 바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는 등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어 왔다면,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7

라.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회사가 참가인을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