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상사의 질책에 따른 정신적 충격 등으로 정신과적 질환이 발...

번호
99구21543
일자
2002-02-04

직장 내에서의 차별적 대우로 크게 상심하고 그에 대한 불만으로 상사 및 동료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상사의 질책에 따른 정신적 충격 등으로 인해 함구증 또는 실성증, 불안, 우울 등의 정신과적 질환이 발병했다면 위 질환과 업무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

[원고] ○○○

[피고] 근로복지공단

1. 피고가 1999.4.20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신청서 반려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채택증거 : 갑1의 1, 2, 갑2의 2(일부), 갑4, 을2(일부), 주식회사 청록개발 대표이사에 대한 사실조회, 삼성에버랜드주식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사실조회(일부), 변론의 전취지]

가. 원 고

(1) 1997.9.25 고층건물종합관리업체인 소외 주식회사 청록개발(이하 `청록개발'이라 함) 입사, 삼성에버랜드주식회사(이하 `삼성에버랜드'라 함)가 운영하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263 소재 삼성플라자 분당점(이하 `삼성플라자'라 함)에 파견되어 승강기 관련업무에 종사

(2) 1998.5.24 함구증[(緘口症) 또는 실성증(失聲症)],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이하 `이 사건 증상'이라 함)을 보이는 정신과적 질환 발병

(3) 1999.3.31 상사의 질책에 따른 정신적 충격 등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질환이 발병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요양신청

나. 피 고

1999.4.20 요양불승인의 취지로 위 요양신청서를 반려하는 이 사건 처분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된 사실관계

[채택증거 : 갑2의 1, 2(일부), 3, 4(일부), 갑3, 5, 갑6의 1, 2, 갑7의 1, 2, 3, 갑9, 갑17의 1, 2, 갑18의 1, 2, 을5, 6, 한국보훈병원장에 대한 감정촉탁(일부),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장·서울특별시립 은평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주식회사 청록개발 대표이사에 대한 사실조회, 삼성에버랜드주식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사실조회(일부), 변론의 전취지]

(1) 원고의 업무내용 및 근무상황 등

(가) 원고는 승강기보수기능사 및 전기공사기능사2급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사람으로서, 청록개발에 입사한 후에는 삼성플라자 시설팀에 파견·배속되어 처음 약 1개월간은 변전실에서 근무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승강기 관리업무에 종사하였다.

(나) 삼성플라자에는 엘리베이터 28대, 에스컬레이터 42대, 곤도라 6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원고는 삼성에버랜드 소속 승강기 관리 책임자인 구정회의 지휘·감독 아래 삼성에버랜드 소속 계약직 사원인 변영진 및 청록개발 소속 파견 근로자 1명과 함께 위와 같은 승강설비의 운행 및 안전관리, 보수점검 등의 업무를 담당·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평소 업무 수행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① 삼성플라자 근무자들의 정규 근무시간은 09:00∼18:00까지로 되어 있었지만, 삼성플라자의 영업이 22:00에 종료되는 관계로 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승강기 관리자들이 번갈아가며 시차제 출·퇴근(07:00∼16:00, 09:00∼20:00, 09:00∼22:00)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연장 근로시간이 많았고, 근무시간이 불규칙하였다.

② 청록개발 소속 동료 파견근로자가 김도환(1997.9.25∼같은 해 11.7), 원종희(1997.11.25∼1998.4.20), 윤흥식(1998.5.6∼) 등으로 빈번하게 교체됨으로써 인화에 어려움이 있었고, 그 충원 공백기 동안에는 원고의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2) 원고의 건강상태 및 이 사건 증상의 발현 경위

(가) 원고는 1966.5.28생으로 중학교 1학년때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 뇌수술을 받은 일이 있는데, 그 이후부터 기억력과 집중력이 약간 떨어진 듯한 느낌을 갖게 되어 “혹시 머리를 다쳐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으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앞서 본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여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소외 회사에 입사하기까지 대인관계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삼성플라자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도 초기에는 대인관계면에 있어서나 근무태도면에 있어서 별다른 문제 없이 평범한 정도의 업무적응성을 보였다.

(나) 그런데, 1998.5.6 원종희의 후임자로 윤흥식이 파견되어 오자, 구정회는 그의 나이(52세)와 승강기 관리업무 종사 경력(약 20년) 등을 감안하여 `주임'으로 호칭하고 업무분담 등에 있어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게 되었다.

(다) 이에 원고는 삼성플라자가 개관하기 전부터 파견근무를 하여 온 자신을 젖혀두고 윤흥식에 대하여 상급자 대우를 하며 잡다한 궂은 일은 여전히 자신에게 떠맡기는 구정회의 처사는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상심한 나머지, 자신과 윤흥식에 대한 호칭, 업무분담, 업무수행에 관한 의견 존중 정도 등에 있어서의 차별에 관하여 불만을 토로하고 항의하는 일이 많아졌고, 윤흥식과의 사이에서도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사사건건 대립하며 갈등을 빚게 되었다.

(라) 그러던 중, 원고는 1998.5.24 16:00경 삼성플라자 기계실에서 바닥 안전라인 도색작업을 하던 중 구정회로부터 “이한구 씨는 무엇을 하고 다니느냐, 무능하니까 주임이라는 소리도 못듣는 것이 아니냐, 명심하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는, 그 이후부터 갑자기 이 사건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3) 원고의 증상에 관한 의학적 소견

(가) 원고는 이 사건 증상에 관하여 1998.5.28부터 같은 해 6.16까지는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에, 같은 해 6.16부터 같은 해 8.16까지는 한국보훈병원에 1999.2.25부터 같은 해 3.17까지는 서울특별시립 은평병원에, 각 입원하여 진료를 받았다.

(나) 강동성심병원과 은평병원의 담당 의사는 각각 원고의 이 사건 증상이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에 의한 것으로 진단하였다[이 사건 증상이 급성 스트레스 장애 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것이라는 취지의 한국보훈병원 담당 의사의 진단(갑2의 2, 을2) 또는 소견(한국보훈병원장에 대한 감정촉탁 결과)은 강동성심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비추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다) 전환장애는 신경학적·내과적 질환에 기인하지 않는 심리적인 요인, 즉 무의식적인 정신내적 갈등의 억압으로 인한 불안이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되어 마비, 감각 이상, 시력 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정신과적 질환으로서, 환자의 병전(病前) 성격과 스트레스가 함께 작용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 어떠한 스트레스 인자가 실제로 개인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지 여부는 그 인자 자체의 강도보다는 개인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즉 개인의 주관적 반응 내지 의미부여와 깊은 관련이 있는데, 원고의 경우는 과거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후 다소의 인격변화가 있었고 그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을 유발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나. 판 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질병이라 함은 그 질병이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직무상 과로나 스트레스 등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한편 근로자가 직장 내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 인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에는 그 업무기인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2) 돌이켜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① 원고가 비록 과거에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치기는 하였지만, 그 이후 10수년간을 학교와 직장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여 온 점, ② 원고는 청록개발에 입사하여 삼성플라자에서 근무하게 된 이후부터 평소 담당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신적 부담에 시달려 오던 가운데 이 사건 질환이 발병하기 10여일 전부터 자신의 기대에 반하는 직장 내에서의 차별적 대우로 인하여 크게 상심하였고, 그에 대한 불만으로 상사 및 동료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상사로부터 자신의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함을 질책하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 그 직후부터 이 사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점, ③ 비록 위와 같은 상사의 언사가 통상의 경우라면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원고의 성격 및 성향, 당시 원고가 처해 있던 상황 및 그에 대한 원고의 주관적 인식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로 인하여 극도의 좌절감과 함께 자신의 직장 내에서의 위치가 결정적으로 위태롭게 되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에다가 이 사건 증상에 관한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정신과적 질환은 업무 자체 및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빚어진 스트레스 요인이 스트레스에 취약한 소인을 가지고 있던 원고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도의 스트레스로 작용한 나머지 발병하게 된 것으로 넉넉히 추단된다 하겠다.

(3) 그렇다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증상의 원인이 된 정신과적 질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의 이 사건 요양불승인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박성수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