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광부의 업무상 재해여부...

번호
99구24221
일자
2002-09-18

【원 고】 김상이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2000년 3월 14일

1. 피고가 1998.12.4.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1)소외 망 손창업은 1936.9.10.생으로, 1950년경부터 강원도 영월군 옥동면 소재 옥동광업소, 태백시 장성동 소재 장성광업소에서 석탄광부로 근무하다가, 군복무를 마친 다음 다시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소재 정암광업소, 동고광업소, 경일탄광, 태백시 소재 어룡광업소, 세명탄광 등지에서 채탄선산부로 근무하였다. 망인은 1990년 초경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폐기능의 장애로 더 이상 탄광 채탄선산부로 근무하지 못하고 퇴직하였는데, 퇴직 후인 1990.7.20.자 진단과 같은 해 9.10.부터 9.15.까지의 정밀진단 결과 진폐 2형(2/2), F2, 진폐장해 제3급의 판정을 받았다. 망인은 1998.9.11.13:40경 자택에서 사망하였다.

(2)망인의 사실상 배우자인 원고는 1998.11.경 피고에게 “망인은 40여년간 광업소에서 근무하면서 그 업무로 인하여 걸린 진폐증으로 사망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등의 지급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1998.12.4.“망인은 진폐증과 인과관계가 없는 심근경색증이 갑자기 발병하여 사망한 것일 뿐 진폐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는 취지로 이 사건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진폐증에 걸린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요양하였는데, 진폐증으로 인하여 건강이 갈수록 약해지고 신체의 면역과 저항력이 저하된 가운데, 그러한 일련 과정의 결과로 심근경색에 걸렸거나, 적어도 진폐로 인한 면역 및 신체기능의 저하와 저산소혈증으로 인하여 심근경색이 더욱 악화되거나 이에 대한 응급치료의 시기를 놓치게 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진폐증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인정 사실

갑4호증, 갑5호증, 갑6호증의 1, 2, 을3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산업보건연구원장에 대한 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산재의료관리원 태백중앙병원장, 동해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 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망인의 진폐증 정도

㈎ 망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 후인 1990.7.20.자 진단과 같은 해 9.10.부터 9.15.까지의 정밀진단 결과 진폐 2형(2/2), F2, 진폐장해 제3급의 판정을 받았는데, 진폐장해 제3급은 중증도의 장해로서 환기기능이 45%이상 제한되고, 심폐기능의 장해정도가 50%이상인 경우이다.

망인은 퇴직 후 생계유지를 위하여 일시 아파트 경비원 등으로 근무하기도 하였으나, 그 외 대부분은 호흡곤란 증세로 다른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고 자택에서 요양을 하였다.

망인은 1998.4.12.부터 18.까지 진폐증에 대한 정밀진단을 받았는데, 장해의 정도가 한단계 낮아진 F1, 제5급으로 결정되어(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진폐증의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이 장해등급의 결정이 낮아진 것은 망인의 진폐증이 호전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심폐기능 측정 등의 방법상 잘못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요양신청이 승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망인은 계속 집에서 요양을 하다가 위와 같이 1998.9.11.사망하였다.

㈏ 망인에 대한 부검 결과는 “폐는 진한 흑색으로 폐 표면과 실질 내에 진폐결절이 전체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양폐 상엽에는 주먹 크기의 섬유성 종괴가 발견되었으며, 주위 실질의 괴사와 융해소견이 심하여 실질이 거의 파괴되어 있었고, 기관절개시 거품성 분비물이 증가되어 있었고, 종격동 임파절은 탄의침착에 의한 흑색의 염증성 비대소견을 보였으며, 폐농양은 없었다. ”는 것이다.

㈐ 망인의 폐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는 “분진침착에 의한 대식세포가 확장된 세기관지 주위에 분포하고 대식세포 사이에 교원섬유망을 형성하고 있었고, 탄에 의한 흑반은 색소침착된 대식세포로 구성되어 있었다. ”는 것이다.

(2)망인의 사망원인

부검의는 망인의 사망원인에 대하여 “만성적인 탄의 침착에 의해 진행된 진폐가 발견되었으며, 진폐증은 폐실질이 상당 부분에서 진행되어 실질의 괴사와 자가융해 등의 소견을 보였고, 괴사가 동반된 섬유성종괴 등의 소견이 양측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사망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의 진폐증으로 사료되나, 조직검사상 내인성 급사를 유발할 수 있는 심근경색증이 진단되어 망인의 사망에는 심근경색증이 주요사인으로 생각되며, 진폐증은 망인의 사망에 부분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사료된다. ”고 하면서, 직접사인을 ‘심폐부전증 ’, 중간선행사인을 ‘호흡부전, 심부전 ’, 선행사인을 ‘심근경색증, 진폐증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3)진폐증과 심근경색의 관계

㈎ 심근경색은 지속적인 심근 허혈로 인하여 심근세포가 비가역적으로 파괴되는 상태로서, 관상동맥박리, 전색증, 경련, 혈관염 등에 의하여 초래될 수 있으나 관상동맥의 죽상경화증이 주원인인데, 진폐증이 심근경색의 발생을 유발한다는 의학적 보고는 없다.

㈏ 그러나 진폐로 인한 호흡장애로 유발된 저산소증이 심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진폐증으로 인한 만성저산소증 환자에서는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질환이 동반될 경우 그 경과가 악화되며, 급성 심근경색증과 기존증인 진폐증에 의한 저산소증이 합병되었다면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수일 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많다.

이와 관련하여, 망인의 경우 심근경색증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더라도 진폐증이 기존질환으로 심근경색증의 발병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빨리 사망에 이르게 한 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이고(그리하여 진폐증이 없었다면 심근경색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로 일정기간 생존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 기여도는 약 40%라는 전문의의 소견도 있다.

다. 판단

(1)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그 재해가 질병인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2)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면, 망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인데, 그러한 심근경색이 진폐증 때문에 발병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이 점에서 진폐증이 심근경색으로 발전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망인은 사망 무렵에 독립한 사망원인이 될 정도의 중증 진폐증 상태였고, 그러한 진폐증 상태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호흡곤란과 호흡부전 등이 야기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증세는 망인에게 발병한 심근경색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를 정도에까지 이르게 하였거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심근경색을 촉진시켜 미처 응급조치를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게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망인의 사망과 진폐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3)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전제 아래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받아들인다.

판사 이 재 홍(재판장), 마 용 주, 김 종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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