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기숙사에서 자살한 것을 업무상 재해로 본 예...

번호
99구25835
일자
2002-09-09

【원 고】 이 ○○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0.4.14.

1.피고가 1999.3.12.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망 오 △△은 주식회사 □□□□□□(이하 “소외회사 ”라 한다)의 국제영업부 차장으로 근무하던 중 1998.12.2.새벽 소외회사내 기숙사 부하직원의 방에서 2층 침대의 난간에 넥타이로 목을 메어 자살하였다.

나. 망인의 처인 원고는 망인이 소외회사가 약속하였던 미국 지사 근무가 불가능하게 된 데 따른 좌절감 및 근무의욕상실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병하고 이에 따른 정신병적 증상의 발현으로 자살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지급을 신청을 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는 1998.3.12.망인이 미국 지사 근무가 불가능하게 되자 이를 비관하여 자살한 것이므로 이는 근로자의 자해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업무외의 재해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보험급여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이라 한다)을 하였다.

[증거] 갑1호증의 1,2,갑2호증의 1,2,갑3호증의 1,을1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되는 사실

(1)망인은 서강대학교 전산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알라바마 주립대학에 유학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한 다음 1995.7.15.부터 1997.11.30.까지 에스케이씨엔씨 주식회사의 네트웍사업팀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같은 해 12.1.미국 지사 근무를 조건으로 하여 소외회사에 경력사원으로 특별채용되어 소외회사의 국제영업부 차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2)망인이 에스케이씨엔씨 주식회사에서 보다 낮은 급여와 전공을 달리하는(망인은 컴퓨터부분전공이지만 소외회사에서는 고주파통신부분으로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악조건을 감수하고서도 전직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소외회사가 미국 지사 파견근무를 약속하였기 때문이었다.

(3)망인은 전직 후 미국 지사 파견근무를 확신하고 밤 12시에 퇴근하는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1998.6.-7.경 소외회사의 사정으로 미국 지사 파견계획이 무산되자 심한 좌절감에다 직속상관인 박명불상 국제영업부장으로부터의 과중한 업무위임과 미국에서 전송되는 서류를 정리하는 야간근무 등으로 인한 심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1998.9.경부터 불면증과 식욕부진, 과묵 등 우울증의 초기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4)망인은 1998.11.14.영통성모정형외과의원에서 스트레스성 근육통(우견갑부, 좌전완부 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5)1998.11.경 소외회사의 사정상 정원의 1/3에 해당하는 인원을 감축한다는 소문이 돌자 망인은 두번째 장기출장에서 아무런 실적도 올리지 못한 자신을 정리해고 첫대상자로 꼽으며 더욱 불안해 하며 장시간 두통을 호소하였고, 같은 해 11.17.백산신경정신과의원에서 초조,불안,우울감,직장생활 적응어려움 등으로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2주일 예정으로 투약하며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6)더구나 1998.11.말경 소외회사가 같은 해 초부터 회사의 사활을 걸고 추진하던 미국 ‘나르다사(社)’와의 합작투자협상이 결렬되자 전심전력하여 그 업무를 담당하던 망인은 자신이 ‘나르다사(社)’의 협상요청자료를 잘못 전송하였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었다고 생각하여 심한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면서 협상결렬 4일 후에 소외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사직서가 반려되기는 하였으나 스스로 주위의 눈총을 의식하며 불안 ㆍ초조해 하였다.

(7)망인은 1998.12.1.오전 심한 투통에 시달리다가 기숙사에서 한차례 휴식을 취하였으나 계속되는 심한 두통증세로 또다시 휴식을 하기 위하여 기숙사에 갔다가 그곳에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목을 메어 자살하였다.

(8)망인은 1963.6.24.생으로 1993년 결혼하여 처와 1남 1녀(사망 당시 딸은 5세, 아들은 2세)를 둔 단란한 가정생활을 영위하여 왔고(사망 당시 70세의 아버지와 63세의 어머니가 생존), 가족 중에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병력을 가진 사람은 없으며, 업무와 관련된 일 외에는 달리 스트레스를 가질만한 사정이 없었다. 또는 망인은 외아들로서 꼼꼼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9)망인을 진료한 백산신경정신외과의원 원장 박신은, ① 망인을 초진하였을 때 우울증에 관한 전형적 증상인 우울한 기분, 모든 일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 상실,피로감 증가 등의 증상과 동반증상인 집중력과 주의력 감소, 자존심과 자신감의 감소,수면장해,식욕감퇴,죄의식과 쓸모없다는 느낌,미래를 황량하고 비관적으로 보는 태도, 자해나 자살에 대한 생각 등의 증상을 보여 중증 우울증에 해당하고,② 우울증이 중증의 정도를 넘어 심화될 경우 환각 ·망상 ·우울성 혼미 등 정신증적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③우울증의 증상 자체가 중증을 넘어 심해지거나 정신증적 증상이 나타나면 자해나 자살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망인의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망인도 중증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자해나 자살을 감행할 정도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④ 우울증의 발병원인으로는 생물학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및 정신사회적 요인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정신사회적 요인으로는 생활사건 및 환경적 스트레스,병전 성격,부정적으로 왜곡된 인식, 학습된 무력감 등이 지적되고 있는데,망인의 경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발병시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증거] 갑3호증의 2, 갑4,,5,6호증,갑7호증의 1,2,갑8호증의 1,2,갑9호증,갑10호증의 1,2,을2호증, 을3호증의 1,2의 각 기재,증인 오갑석의 증언

나. 판단

(1)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 ”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12.8.선고 98두12642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근로자가 업무상의 질병으로 자살한 경우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도 자살자의 질병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회복가능성 유무,연령,신체적 심리적 상황,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12.14.선고 93누9392 판결 등 참조).

(2)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미국 지사 근무라는 희망하나로 근무조건이 열악하고 전공분야가 다른 업무를 과도하게 담당하다가 미국 지사 근무라는 뚜렷한 목표가 좌절되자 그 동안 미국 지사근무라는 열망하나로 담당해왔던 전공업무도 아닌 과도한 업무를 계속하여 처리하게 됨으로써 업무에 부담감을 느끼고, 부담스러운 업무를 피동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능률저하로 인한 무력감에 빠지고, 특히 미국 ‘나르다사(社)’와의 투자협상결렬에 따른 극심한 자책감으로 스스로 주위의 시선을 따갑게 느끼는 등으로 목표상실로 인한 좌절감과 과중한 업무부담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이 발생하였고, 꼼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우울증을 심화시켜 정신증적 증상이 발현되어 그로 인하여 자살을 감행한 것으로 추단되므로, 망인의 자살은 업무상 스트레스에 의하여 발현된 우울증에 기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수행과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판사 박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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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