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고의 적법절차를 밟지 않은 채 근로의 수령을 거부하였다면...
- 번호
- 99구28346
- 일자
- 2002-03-15
원고회사의 사장 이하 관리과장 등이 매월 10만원의 임금삭감에 동의하였을 뿐 삭감된 임금에 퇴직금까지 포함된 것으로 하는 연봉제에는 동의한 바 없는 피고보조참가인들에게 그러한 연봉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일을 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출근부에 날인하지 못하게 하였다면, 원고의 의사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이 제공하는 근로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이러한 의사는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출근부 날인을 거부한 1999.2.10경 확정적으로 표시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결국 그 무렵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 명한상운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강락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정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피고보조참가인] 경규찬 외 8인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리법률, 담당변호사 김문종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9.8.1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에서 한 99부해249호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1) 원고는 화물운송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소외 린나이코리아 주식회사로부터 제품의 운송 위탁을 받아 이를 운송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원고는 그 업무수행을 위해 관리 직원 3명과 피고보조참가인들을 포함한 차량운행 직원 21명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그 업무 방식은 린나이코리아 주식회사와 사이의 운송위탁 계약에 따랐는 바, 그 계약 내용은 “위 회사가 운송계획에 따라 요청하는 제품을 원고는 24시간 이내에 운송하되, 차량 및 기사가 없을 경우 예비 차량과 기사로 대체하여 운송에 차질이 없어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상당한 배상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피고보조참가인들 등 차량운행 직원의 근무방식은, 특정 차량을 지정받아 해당 차량열쇠를 각자 보관하면서 8:00 내지 8:30경 출근하여 출근부에 날인한 후, 당일 업무지시표를 받아 이를 가지고 근처에 있는 린나이코리아 주식회사 창고에 가서 제품을 출고받아, 주로 오전에는 시내로 운송하고 오후에는 지방으로 운송한 후, 다음 날 다시 본사로 돌아와 바로 퇴근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질병 등으로 결근시에는 사전에 회사에 알려, 회사가 대체 기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2) 피고보조참가인들은 1999.2.13 “원고가 1999.2.10 자신들을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하였다”는 이유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4.6 “해고의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1999.4.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8.16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해고가 인정되고 이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판단 아래,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99년경 위 운송위탁의 수수료가 차량 1대당 33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삭감되는 등 경영사정이 어려워지자, 같은 해 1.18 직원들과 사이에 “월 급여를 10만원 삭감하고, 퇴직금이 월급여에 포함된 것으로 하는 내용의 연봉제를 실시하기로 한다”고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같은 해 2.8 12:00경과 17:00경 직원들에게 이러한 합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하였는데, 그 중 피고보조참가인들은 그러한 조건으로는 근무할 수 없다고 하면서 서명을 거부하는 한편, 그 무렵 각자 보관 중이던 차량열쇠를 반납하고 퇴근한 이래, 같은 해 2.23까지 지각, 무단 외출, 무단 결근 등을 자행하고, 그 이후부터는 출근조차 하지 않는 등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
결국 피고보조참가인들 스스로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반면, 원고는 해고의 통보를 한 바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들을 부당해고 하였다는 전제 아래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판 단
(가) 을1호증, 을2호증의 각 기재(다만 을2호증의 기재 중 다음에서 믿지 않는 부분은 제외), 증인 양만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7호증의 1 내지 2, 갑8호증, 갑10호증의 각 기재, 을2호증의 일부 기재 및 증인 최용광의 증언은 이를 믿기 어렵다.
① 원고회사의 사장은 1999.1.18 피고보조참가인들 등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인천사무소에 들러, 직원 20명 중 13명이 모인 가운데 “원고회사가 위 린나이코리아 주식회사와의 사이에 수수료가 차량 1대당 330만원에서 20만원이 삭감된 310만원으로 운송위탁의 재계약을 채결하였다”고 하면서,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고통분담에 동참하여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직원들은 대체로 `매월 10만원의 임금 삭감'에는 동의하였다.
② 그런데 원고회사의 관리과장은 1999.2.8 직원들에게 “이러한 임금삭감 외에도, 같은 해 1.1부터 소급하여 연봉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하되 위와 같이 삭감된 임금에 퇴직금까지 포함된 것으로 한다”는 내용의 연봉계약서를 제시하면서, 이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관리과장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그와 같이 하면 1년당 1개월분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는 결과가 되어, 원래의 임금삭감 외에 추가로 7만원 내지 10만원의 임금삭감이 발생하게 된다”고 항의하면서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자, 당시 같은 해 2.5 지급하기로 되어 있던 1월분 월급을 지급하지 않은 채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는 자는 일을 시킬 수 없다.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하면 1월분 월급을 주고 서명을 안하면 주지 않는다”고 하면서 연봉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다(다만 임금체불문제가 제기되자 1월 월급은 다음 날인 2.9 지급되었다). 관리과장은 그 무렵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계속하여 연봉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자, 그들에게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통보하고, 그들이 소지하고 있는 차량열쇠의 반납을 요구하였다.
③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원고측의 요구에 따라 위와 같은 내용의 연봉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수용할 의사가 없었고, 한편 그와 같은 경우 노무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원고의 태도가 확고한 상태였으므로(피고보조참가인들은 같은 해 2.9 출근하여 관리과장에게 “일단 일은 하겠다”고 하면서 차량열쇠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관리과장으로부터 “회장님이 일을 시키지 말라고 지시하였다”는 말과 함께 거부당한 바도 있다), 계속하여 노무를 제공할 수 없었고 게다가 원고가 대체 기사를 투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피고보조참가인들 중 경규찬, 김상운, 조영주는 당일 18:30경 제품을 차량에 실은 후, 정준기, 유연식, 김태철은 다음 날인 2.9 19:00경 제품을 차량에 실은 후 양만규, 함덕운, 안준호도 다음 날 같은 시간인 2.9 19:00경 업무를 마친 후, 각각 차량열쇠를 반납하였다.
그 무렵 인천사무소를 방문한 서울사무소 정모 사장 역시 “1999.2.10까지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는 자는 일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말하였다.
④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원고와의 협상을 위하여 계속출근 하였는데 원고회사 유모 대리는 1999.2.10부터는 출근하는 피고보조참가인들에게 출근부에 날인을 하지 못하게 하고, 관리과장은 같은 해 2.19 “다른 사람의 일에 방해가 되니 출근하지 말라. 집에가서 기다리면 통보할테니 각자 주소를 적어 내라”고 말하였고, 사장은 같은 날 차라리 서면으로 해고 통지를 해달라고 전화한 피고보조참가인 정규찬에게 욕설을 하면서 “너희들은 이미 해고된 상태다”라고 말하였다.
⑤ 한편, 피고보조참가인들은 1999.2.13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해고 사실이 없고, 피고보조참가인들을 다시 근무시키겠다”고 한 후, 위와 같은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이 나자, 피고보조참가인들에게 이전과 같이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일을 시킬 수 없다”는 태도를 계속 유지했다.
(나) 위 인정과 같이, 원고회사의 사장 이하 관리과장 등이 매월 10만원의 임금삭감에 동의하였을 뿐 삭감된 임금에 퇴직금까지 포함된 것으로 하는 연봉제에 동의한 바 없는 피고보조참가인들에게 그러한 연봉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일을 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출근부에 날인하지 못하게 하였다면, 원고의 의사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이 제공하는 근로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이러한 의사는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들의 출근부 날인을 거부한 1999.2.10경 확정적으로 표시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결국 그 무렵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보조참가인들이 차량열쇠를 반납한 것과 관련하여서는, 앞서 본 바에 따르면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근로를 제공하려면 이에 앞서 원고가 제품의 운송명세가 포함된 업무지시표를 교부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이를 이행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터에, 피고보조참가인들로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근로의 수령을 거절하는 상황에서 운송이 지연되어서는 아니되는 원고의 특수한 사정을 이해하고, 투입된 대체 기사로 하여금 운송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로 보일 뿐, 근로제공의 거부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해고의 점이 인정되는 이상, 위 해고의 적법절차를 밟은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고, 앞서 본 바에 따르면 해고의 사유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한 것이다.
3. 결 론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들을 부당해고한 것으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 주장의 위법이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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