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사직의 효과를 진정 바라지는 않더라도 당시 최선이라고 생각...
- 번호
- 99구32604
- 일자
- 2002-04-23
사직서 제출의 경위, 일부 미보직자의 잔류 사실, 근로자들의 연령이나 사회적 경륜 등에 비추어 은행감독원이 미보직 사실을 통보하면서 사직을 권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직서를 제출함에 있어서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당했다거나 위법하게 침해받았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사직의 효과를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이상 이를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러한 사직서 제출이 은행감독원의 강요나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원고] 김○만 외 13명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참조 (담당변호사 김동우)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보조참가인] 금융감독원 대표자 원장 이근영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준·강희원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김학민·최익석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9. 10. 8.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9부해397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들은 1963년부터 1976년 사이에 한국은행에 입사하여 은행감독원 소속으로 재직하던 중 1998. 4. 1. 금융감독기구의 설치등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부칙 제3조에 의하여 은행감독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리됨에 따라 모두 한국은행에서 은행감독원으로 전직하였다가, 1999. 1. 1. 피고보조참가인인 금융감독원(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설립을 앞두고 은행감독원에사직서를 제출하여 1998. 12. 31자로 의원면직 처리되었다.
나. 원고들은 위 사직서 제출이 은행감독원의 강압에 의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기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1999. 3. 25. 법 부칙 제6조에 의하여 은행감독원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 참가인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 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6. 3.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거나 참가인의 강요나 강박에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해고에 의하여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불복한 원고들이 같은 달 19.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도 같은 해 10. 8. 위 초심결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이상 다툼 없음]
2. 원고들의 주장
가. 은행감독원은 참가인의 설립을 앞두고 인력조정의 목적으로 원고들을 비롯한 1, 2급 직원 전원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였다가 원고들의 사직서만 선별수리하였는바, 이는 의원면직의 형식만 빌렸을 뿐 그 실질은 정리해고로서 그 정당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해고이다.
나. 원고들은 은행감독원이 원고들을 일방적으로 퇴직대상자로 선정하여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며 협박하므로 이러한 강박을 이기지 못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것인바, 2000. 6. 7.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위 사직의 의사표시를 취소한다.
다.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행위는 퇴직거부에 따른 불이익을 모면하기 위한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당시 은행감독원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무효이다.
라. 은행감독원이 위와 같은 원고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고 의원면직의 형식을 빌려 원고들을 정리해고한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
3. 재심판정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1997. 12. 31. 법률 제5490호로 제정된 법과 1998. 4. 1. 대통령령 제15751로호 제정된 같은 법 시행령은 종래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으로 분산되어 있던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등의 업무를 통합·수행하도록 하기 위하여 1999. 1. 1. 참가인을 설립하기로 하고(시행령 부칙 제2조 제1항), 위와 같은 참가인 설립에 관한 사무를 처리할 기구로서 설립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직, 인사, 예산, 회계 등 전 분야에 걸친 통합작업을 추진하게 하였다(법 부칙 제7조 제1항).
(2) 새로 설립될 참가인의 조직과 관련하여 설립위원회 인사팀은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직무분석작업을 거쳐 조직설계를 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금융감독기구 통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전체적인 조직규모를 축소하고 중복 부서를 통폐합한 결과 통합전 은행감독원 등 4개 기관의 국·실장급에 해당하는 1, 2급 간부직원이 배치될 보직중 40개 내지 50개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바, 원고들은 당시 은행감독원 각 국실에서 수석부국장, 실장, 선임검사역 등의 직책을 담당하고 있던 1, 2급 직원들로서 금융감독원에서 새로운 보직을 부여받지 못할 경우 미보직 상태로 남게 될 상황이었다.
(3) 설립위원회는 참가인 설립에 따른 직무배치와 미보직자 선정을 위하여 은행감독원 등 4개 기관의 1, 2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업무와 관련된 논문을 작성, 제출하도록 하고, 1998. 11. 20.부터 같은 달 24까지는 자기평가서를 제출하도록 하였으며, 같은 해 12. 1.부터 같은 달 4까지 개인별 면접을 실시한 다음, 위 각 결과와 소속기관 상급자에 의한 자체평가를 종합하여 전체 대상자 72명 중 38명(은행감독원은 22명)을 미보직자로 선정하였는데, 원고들 14명은 모두 미보직자로 선정되었다.
(4) 한편, 은행감독원은 위와 같은 미보직자 선정을 앞두고 1998. 12. 22. 1, 2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하여 같은 달 24. 해당자 전원으로부터 일괄적으로 명예퇴직신청서를 받아두었는데, 같은 달 29. 오후 마침내 설립위원회로부터 미보직자 22명의 명단이 통보되자 이를 소속 국·실장이나 총무국 직원을 통하여 미보직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하였다.
(5) 설립위원회는 위와 같은 미보직자 명단을 통보하면서 미보직자들이 퇴직을 희망하는 경우 같은 달 31.까지 사직서를 제출받아 각 기관별로 배정된 1998년도 예산으로 퇴직금 등을 정산하도록 함께 지시하였는데, 은행감독원은 이미 1, 2급 직원 전부로부터 명예퇴직신청서를 제출받은 바 있음에도 위와 같은 설립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다시 미보직자들로부터 별도의 사직서를 제출받기로 하고, 같은 달 29.과 30. 사이에 미보직자들에게 미보직 사실을 통보하면서 그에 따른 기본봉급 20% 감액, 직무급 미지급, 퇴직금 감소 등의 불이익을 들며 사직을 권유하였다.
(6) 당시 미보직자 대부분은 사직서 제출을 권유하는 해당 국·실장이나 총무국직원들에 대하여 자신들이 미보직자로 선정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설립위원회의 미보직자 선정내용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였으나, 원고들은 결국 위와 같은 국·실장이나 총무국 직원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1998. 12. 29.부터 같은 달 30. 사이에 모두 사직서를 작성, 제출함으로써(동남은행과 대동은행의 파산관재인으로 파견나가 있던 노○근, 박○근은 같은 달 30. 총무국 직원으로부터 전화로 미보직 사실을 통보받은 후 같은 박○근은 같은 달 30. 총무국 직원으로부터 전화로 미보직 사실을 통보받은 후 같은 날 팩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1998. 12. 31.자로 의원면직 처리되었고, 반면에 나머지 미보직자들 중 위 기한까지도 사직서를 제출하기 아니한 조○동, 노○선, 문○식, 정○수는 1999. 1. 1. 참가인의 설립과 함께 미보직 상태가 되었다.
(7) 은행감독원은 원고들에게 급여후생세칙 제41조 준정년퇴직(1998. 12. 22. 밝힌 명예퇴직실시계획의 내용과 같다) 규정을 적용하여 기준퇴직금 외에 50,282,400원(원고 김○일) 내지 97,618, 500원(원고 김○천)의 특별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였는데, 원고들은 사직서 제출 당시 퇴직금영수증과 퇴직금을 수령할 은행계좌를 적은 계좌이체의뢰서(을3-1 내지8)를 함께 제출하여, 1999. 1. 4. 각자의 은행계좌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원고들은 위 계좌이체의뢰서가 이 사건 퇴직 이전에 이와 무관하게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나, 각 국·실별로 미보직자들이 하나의 용지에 일괄 기재된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이 사건 퇴직에 즈음하여 작성된 것이 틀림없다).
나.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법에 의하여 예정된 금융감독기구 통합을 앞두고 설립위원회로부터 논문과 자기평가서의 제출을 요구받고 개별면접까지 거치면서 자신들과 같은 상위 직급자들 중 일부는 참가인의 설립으로 인하여 보직을 부여받지못하리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던 상황에서, 1998. 12. 29.과 같은 달 30. 은행감독원으로부터 미보직 사실을 통보받고 이와 함께 사직서의 제출을 권유받게 되자, 이제는 참가인으로부터 보직을 부여받아 종전과 같이 정상적으로 근무하게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미보직에 따른 불명예와 급여 및 퇴직금 감소의 경제적 불이익을 회피하고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각자 사직서를 작성, 제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바(위 사직서는 1998. 12. 24. 은행감독원 1, 2급 직원들이 일괄제출한 명예퇴직신청서와는 별개의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들과 은행감독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위와 같은 사직의 의사표시와 이에 대한 승낙으로써 유효하게 종료되었다 할 것이다.
(2) 원고들은 위 사직서 제출이 은행감독원의 강요나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사직서 제출의 경위, 일부 미보직자의 잔류 사실, 원고들의 연령이나 사회적 경륜 등에 비추어 은행감독원이 원고들에게 미보직 사실을 통보하면서 사직을 권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위 사직서를 제출함에 있어서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당했다거나 위법하게 침해받았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원고들이 사직의 효과를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이상 이를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도 없으며(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한편 원고들은 위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이를 수령하는 직원에게 사직의 의사가 없음을 명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이처럼 모순되는 이의의 유보는 법률상 아무런 효력이 없다). 또한 위와 같은 은행감독원의 의원면직 처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김성수 정교화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