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가 있었다고 해도 파업은 위법하지 않다...
- 번호
- 99노1357
- 일자
- 2002-02-26
[피고인] 박춘호, 택시운전사
[항소인] 피고인 및 검사 정상식
변호인 변호사 김연수, 송동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3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단수금액은 1일로 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 및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
1.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가. 도로법위반의 점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활동을 목적으로 인도를 점용할 경우에는 관할청의 도로점용허가대상이 아니고, 또한 인도상에 설치한 천막은 도로에 일시 적치한 물건에 불과하여 죄가 되지 아니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
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
합자회사 제일택시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약칭한다)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하 `전국연맹'이라 약칭한다)이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1998.4.7부터 10일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자 1998.4.23 04:00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하였으므로 조정기간의 종료 후 쟁의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
다. 업무방해의 점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 절차, 수단 등에 비추어 정당성이 인정되므로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죄가 되지 아니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도로법위반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치고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노조위원장인 위 노동조합이 운송수입금 전액 관리제와 완전월급제 쟁취를 위한 농성을 하면서 8일 동안 제일택시 정문 옆 인도상에서 가로 4미터, 세로 2.5미터, 높이 2미터 정도의 천막을 치고 야간에 3명 내지 4명이 천막에서 농성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 인정과 같은 이 사건 천막의 크기, 도로 점용 면적, 점용 기간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인도에 일시 적치한 물건이라고는 볼 수 없고,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관할청의 허가 없이 이 사건 천막을 쳐 위와 같이 인도를 점용한 이상 도로법 위반죄가 성립하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및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합자회사 제일택시의 노조위원장으로서, 쟁의행위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8.4.23 04:00부터 같은 달 24일 11:40경까지 대전 서구 용문동 206의 8 소재 합자회사 제일택시에서, 같은 달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조정신청서가 소관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려되었음에도 완전월급제 쟁취 및 택시제도개혁을 요구하며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쟁의행위를 함과 동시에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택시운송업무를 방해하여 6,062,000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2)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치고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정부는 완전월급제실시로 택시운전자의 처우개선과 서비스개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1994.8.3 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하여 종전의 사납금제도를 폐지하고,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는 택시운송수입금전액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1997.9.1부터 위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나) 그런데, 택시업계 사용자측에서 위 시행일 이후에도 위 제도 시행에 적극성을 보이지 아니하자 위 노동조합은 1997.12.9 임시총회에서 위 전국연맹에 1997년 임금협상교섭권을 위임하기로 결의하였고, 위 전국연맹의 대의원대회에서 선임된 중앙교섭위원장인 구수영 수석부위원장은 1998.1.22 피고인을 대전지역교섭대표로 선임하여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하였다.
(다) 이에 피고인은 5차례에 걸쳐 사용자측에 완전월급제 실시를 위한 교섭을 요청하였으나 1998.1.23, 같은 해 2.2과 같은 해 2.20 3차례는 사용자측이 교섭요구에 불응하여 불참하였고, 같은 해 2.13 과 같은 해 2.27 2차례는 사용자측이 참석은 하였으나 교섭방식 등의 이견으로 모두 결렬되었다.
(라) 이에 따라 위 전국연맹은 같은 해 4.7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노동조합을 비롯한 225개 사업장의 임금교섭 결렬에 대한 조정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4.9자로 각 지방노동위원회별로 조정신청서를 접수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위 조정신청서를 반송하였고, 위 전국연맹은 위 조정신청서를 반송받은 같은 해 4.16 중앙노동위원회에 다시 조정신청을 하였다.
(마) 한편, 위 노동조합은 같은 해 4.10 14:30경 임시총회에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쟁의행위를 결의하면서 그 시기, 방법 등을 위 전국연맹에 위임하였고, 위 전국연맹의 지시에 따라 같은 해 4.23 04:00부터 같은 달 24일 11:40경까지 노무제공을 거부하였다.
(바) 위 노동조합은 파업기간 중에 택시업체 파업관련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를 요청할 경우 노동가 및 구호를 제창한 사실은 있으나 폭력이나 위력을 행사하여 파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근로자의 택시운행 등 정상 조업을 방해하거나 정문을 봉쇄한 바는 없다.
(3) 관련 법규
(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약칭한다) 제53조는 `노동위원회는 관계당사자의 일방이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한 때에는 지체없이 조정을 개시하여야 하며 관계당사자 쌍방은 이에 성실히 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4조 제1항은 `조정은 제53조의 규정에 의한 조정의 신청이 있는 날로부터 일반사업에 있어서는 10일, 공익사업에 있어서는 15일 이내에 종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45조 제2항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 다만,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나) 노동위원회법 제25조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중앙노동위원회·지방노동위원회 또는 특별노동위원회의 운영 기타 필요한 사항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제정된 노동위원회규칙(1999.6.22 제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는 제1항에서 `접수된 사건이 관할 위원회의 명칭 또는 주소기재의 착오 등으로 인해 관할이 잘못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해 사건을 접수한 위원회의 위원장은 지체없이 관할 위원회로 사건을 이송하여야 한다', 제2항에서 `이송을 결정한 위원회는 당해 이송결정서와 신청인이 제출한 일체의 서류를 관할 위원회에 송부하고 그 사실을 지체없이 신청인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제5항에서 `이송된 사건은 처음부터 이송을 받은 위원회에 신청된 것으로 본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4) 당원의 판단
(가) 노조법위반의 점
조정기간 중의 쟁의행위를 금지한 취지는 쟁의행위의 당사자가 다시 한번 자주적으로 평화적인 분쟁해결을 시도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인 점, 위 관련 법규에 의하면 이 사건 조정신청서를 접수한 중앙노동위원회로서는 법규명령인 위 노동위원회규칙 제17조에 따라 관할 노동위원회인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를 이송하여야 하며(당원의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사실조회 회보서에 의하면 위 전국연맹이 1998.10.31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조정신청서는 위 규칙 제17조에 의거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각 관할지방노동위원회에 이송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 경우 처음부터 위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된 것으로 보도록 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노조법 제54조 제1항 소정의 조정기간은 위 전국연맹이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신청을 한 날로부터 기산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그로부터 10일 경과한 후 행해진 이 사건 쟁의행위가 노조법 소정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위 노조법 소정의 조정기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나) 업무방해의 점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다만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에만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인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파업은 법이 보장하고 있는 근로조건의 개선(완전월급제 실시)을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그 목적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파업의 시기 및 절차에 있어서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의 신청이 있는 날로부터 10일이 지난 다음 노동조합의 조합원총회를 거쳐 실시한 것으로서 그 절차에 있어서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파업의 내용도 소극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면서 집회를 가지고 노동조합원들에 대하여 파업을 독려하면서 폭력행위를 수반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수단, 방법에 있어 상당한 범위를 넘어섰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이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달리 이 사건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쟁의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논지도 이유 있다.
3. 결 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합자회사 제일택시의 노조위원장인 바, 도로의 구역안에서 공작물·물건 기타의 시설을 신설·개축·변경하거나 기타의 목적으로 도로를 점용하고자 하는 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1997.10.11부터 같은 달 18일까지 위 제일택시 정문 옆 인동상에서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와 완전월급제 쟁취를 위한 농성을 하면서 동소에 천막을 쳐 인도를 점용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1. 원심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
1.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김홍식에 대한 각 진술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도로법 제82조 제4호, 제40조 제1항(벌금형 선택)
2.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3.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 및 업무방해의 점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이는 위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혜광(재판장), 설민수, 이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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