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단체협약에 무단결근처리를 징계로 명시하지 않았다면 구제신청...
- 번호
- 99누10802
- 일자
- 2002-01-24
참가인 공사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상 징계처분의 종류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으로 나누어 한정하고 있으므로 위 징계처분의 종류에 해당되지 않는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로 인하여 원고가 사실상 불이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는 법 제30조 제1항이 정한 `기타 징벌'에는 해당하지 아니하여 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자가 그에 대한 구제신청을 할 수 없고, 또 법 제110조에 의하여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를 이유로 사용자를 처벌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 항소인] 박용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상록 담당변호사 이정택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남옥임, 노태근, 양철주, 이미경
[피고보조참가인, 항소인] 한국전기통신공사 대표자 사장 이계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봉구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8.12.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과 사이의 98부노97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87.6.24 피고보조참가인 한국전기통신공사(이하 `참가인 공사'라 한다)에 전기직 7급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7.3.25 참가인 공사 강릉통신망운용국(직원수는 약 140여명) 노동조합 지부장으로 당선되어 활동하던 중 1998.5.25 이사준비를 사유로 같은 달 27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2일간 연차휴가를 얻었는데, 참가인 공사는 원고가 위 기간 중 참가인 공사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민주노총이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개최한 집회에 참석하였다는 이유로 위 연차휴가 승인을 취소하고 무단결근처리(이하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라 한다)하였다.
나. 원고는 1998.6.26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라 한다)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지노위는 같은 해 8.26 ① 집회참석이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② 원고의 연차휴가 사용이 참가인공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이상 참가인 공사가 단체협약 소정의 연차휴가 시기변경권을 행사할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한 것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상에 회복한다는 구제명령을 하였다(위와 같은 지노위의 결정은 원고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이외에도 근로기준법 제33조 소정의 부당해고등에 대한 구제신청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다. 지노위의 위 결정에 대하여 원고는 불복하지 아니하였으나, 참가인 공사는 같은 해 9.4 그 구제명령부분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하다)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노위는 1998.12.15 원고가 당초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만을 제기하였다고 보고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이상 그 구제신청을 기각하여야 함에도 구제명령을 발한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지노위의 구제명령을 취소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위 집회는 관계법령에 따라 사전 신고나 허가를 얻은 합법적인 것으로서 집회참석은 참가인 공사 노동조합의 적법한 의결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를 비롯한 조합원들의 연차휴가 사용으로 인하여 참가인 공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었던 이상 위 집회참석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이므로 이를 혐오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고, ② 원고가 지노위에 제출한 구제신청서의 표지에 비록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서라고만 기재하였으나 지노위의 심문과정에서의 원고의 진술 등 제반자료에 비추어 당초의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에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소정의 부당해고 등에 대한 구제신청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부당해고 등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했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판단을 유탈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부당노동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노위는 같은 해 8.26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부분에 대하여는 기각결정을, 부당해고등 구제신청에 대하여는 구제명령을 발하였는데, 원고는 위 기각결정에 대하여 중노위에 재심신청을 하지 아니하였는 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하는 구제명령신청과 근로기준법상의 부당징벌을 이유로 하는 구제신청은 각각 별개의 신청으로서 독립적으로 확정된다고 할 것이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5조에 의하면,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에 불복이 있는 관계 당사자는 그 명령서 또는 결정서의 송달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그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제1항), 위 기간 내에 재심을 신청하지 아니하면 그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은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제3항), 위 지노위의 기각결정부분은 원고가 중노위에 재심신청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그대로 확정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부당해고등구제 주장에 대한 판단
(1) 부당해고등구제신청의 존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한 부당노동행위구제제도는 집단적 노사관계질서를 파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예방·제거함으로써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확보하여 노사관계의 질서를 신속하게 정상화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는데 반해 근로기준법에 의한 부당해고등구제제도는 개별적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한 권리침해를 구제하기 위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이는 그 목적과 요건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그 구제명령의 내용 및 효력 등에 있어서도 서로 다른 별개의 제도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5.8 선고 97누7448 판결 참조).
한편, 노동위원회규칙에 의하면 사용자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 그리고 사용자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당한 근로자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하기 위하여 제출하는 구제신청서에는 `부당노동행위 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 등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과 `청구할 구제의 내용' 등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으나, `청구할 구제의 내용'은 민사소송의 청구취지처럼 엄격하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신청의 전취지로 보아 어떠한 구제를 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면 되는 것으로서, 노동위원회는 재량에 의하여 신청하고 있는 구체적 사실에 대응하여 적절·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구제를 명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구제신청서에 구제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해당 법규에 정하여진 부당노동행위 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 등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구제도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지만(대법원 1999.5.11 선고 98두9233 판결 참조), 근로자가 구제신청서 등에서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만을 하고 있음을 명백히 한 때까지 부당해고등구제를 함께 신청한 것으로 보아 노동위원회가 위 양 신청에 대하여 각각 구제명령, 기각결정 또는 재심판정을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 6호증, 갑 제13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1998.6.26 지노위에 제출한 신청서에는 그 표제가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서'로, 신청취지가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피신청인은 복무처리를 연차휴가 처리한다'로 각 기재되어 있고, 신청이유란에 근거법률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제4호로 특정한 사실, 원고는 위 신청서의 신청이유 중에 이 사건 무단결근 처리가 복무권의 남용이라는 주장도 하였으나 그 취지가 부당노동행위의 부당성을 부연설명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였던 사실, 원고는 지노위에서의 심문절차에서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 중노위에 제출한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 답변서'에서도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부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지노위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서'를, 중노위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 기한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는 것임을 명백히 밝히고, 그에 상응한 구제명령을 해줄 것을 청구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구제신청서의 신청이유, 지노위에서의 심문절차 및 중노위 제출 답변서 중에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부가하여 진술하거나 부기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등구제를 함께 신청하였다거나 그 진술 및 답변서 제출시 부당해고등구제를 추가로 신청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더욱이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부당해고등구제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부당해고등구제신청이 있었다고 볼 필요성도 없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지노위는 부당해고등구제신청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신청이 있는 것을 전제로 구제명령을 하였거나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을 하면서 그에 관련한 구제명령을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이 위법한 지노위의 구제명령을 취소한 중노위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가 징벌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계법령
구 근로기준법(1999.2.8 법 제58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30조(해고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
제33조(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구제신청) 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한 때에는 당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구제신청과 심사절차 등에 관하여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내지 제86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다만, 제85조 제5항을 제외한다.
제96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 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또한 같다.
10.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
제98조(제재규정의 제한)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는 그 감액은 1회의 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에 있어서의 임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
제110조(벌 칙) 제6조, 제7조, 제8조, 제30조 제1항·제2항 또는 제39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나) 판 단
가사 원고가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과 함께 부당해고등구제신청을 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는 징벌이라고 볼 수 없어 노동위원회가 그에 대한 구제명령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법 제30조 제1항에서는 `기타 징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법 제96조 및 법 제98조에서는 `제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모두 소위 징계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때 징계라 함은 근로자가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법령·단체협약·취업규칙 및 근로계약 등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취하는 제재조치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를 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으나 징계는 기업질서위반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행하는 통상해고, 배치전환 등 일반적인 수단과는 별개의 특별한 제재벌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등에 징계사유와 징계의 종류가 미리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고,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에 규정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에 상응하여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의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징계를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79.1.30 선고 78다304 판결 참조).
한편 법 제110조에서 법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법 제30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타 징벌'은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의 종류 중 하나에 해당하는 징계처분만을 의미한다고 한정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살피건대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공사의 단체협약 제32조 제2항, 취업규칙 제56조, 인사규정 제49조에서는 징계처분의 종류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으로 나누어 규정하여 징계의 종류를 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공사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상 징계처분의 종류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으로 나누어 한정하고 있으므로 위 징계처분의 종류에 해당하지 않는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로 인하여 원고가 사실상 불이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는 법 제30조 제1항이 정한 `기타 징벌'에는 해당하지 아니하여 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자가 그에 대한 구제신청을 할 수 없고, 또 법 제110조에 의하여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를 이유로 사용자를 처벌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무단결근처리를 이유로 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지노위의 위법한 구제명령을 취소한 중노위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기홍(재판장), 박순성, 이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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