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회사와 노조 사이에 정리해고기준에 관한 실질적 요건을 갖춘...

번호
99누12979
일자
2001-12-05

원고회사가 1997년 말경에 존폐위기에 처하여 있고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고, 원고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정리해고기준에 관하여 협의를 마치는 등 참가인에 대한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요건들이 갖추어져 있었을 뿐 아니라 참가인이 위 사직서 수리기준의 1순위 대상자에 해당하였으므로 참가인과 정리해고에 관하여 개별협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할 경우 그 결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한다.

[원 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신동방 대표이사 김영록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태현

[피 고, 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박상길, 양철주, 남옥임,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항소인] 임장익

1.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8.11.2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의 98부해482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다만, 소장 청구취지 기재의 1998.12.4은 같은 해 11.23의, 95부해482는 98부해482의 각 오기로 보임).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갑 제1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4, 갑 제15호증의 1, 2, 갑 제16호증의 1, 2, 갑 제18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근로자 1,200여명을 고용하여 대두(大豆) 종합가공 및 각종 식용유지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1983.12.1 원고회사에 생산관리과 사원으로 입사한 후, 1995.7.1 과장으로 승진하여 원고회사의 직제개편에 따라 1997.3.1부터는 개발본부 개발기획팀, 같은 해 10.1부터는 생산본부 산하 개발사업부 개발팀, 1998.1.1부터는 생산본부 개발담당으로 근무하면서, 소속 부서에서 개발한 제품에 관하여 특허, 실용신안 등을 직접 출원하거나 이를 변리사에게 의뢰한 후 행정적인 뒷받침을 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1998.4.30 원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

나. 그 후 참가인은 1998.6.24 위 해고에 대하여 정리해고의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98부해579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던 바,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8.28 위 해고 당시 원고회사에 정리해고를 해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해고회피노력,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의 합리성과 공정성, 해고 60일 전 당사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 정리해고의 요건과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였다고 볼 수도 없고,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참가인에 대하여 임의로 사직서 제출을 전제로 원고회사가 마련한 `사직서 수리기준'을 확대 적용하였으므로 원고의 해고처분은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신청을 인용하여 위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함과 아울러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결정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1998.9.28 위 결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해48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11.23 원고회사의 경우 정리해고에 관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고,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한 점은 인정되나, 위 `사직서 수리기준'은 사직서 제출을 전제로 한 근로자 대표와의 합의에 불과하여 원고회사가 정리해고와 관련하여 참가인과 성실한 협의를 하였다거나 적법한 정리해고자 선정기준이 있었다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정리해고로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는 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서 제출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자 보복조치로서 참가인을 부당해고한 것이거나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행하여진 해고로서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사실

갑 제1, 4, 11, 13, 14, 17, 19 내지 22, 24 내지 26, 28, 30, 31호증(갑 제4호증은 을 제14호증, 갑 제20호증은 을 제18호증의 1, 갑 제21호증은 을 제7호증과 각 같다), 갑 제2호증의 1 내지 6, 갑 제3, 8호증의 각 1 내지 4, 갑 제5, 23호증의 각 1 내지 3(갑 제5호증의 2, 3은 을 제10호증과 같다), 갑 제6, 10, 12, 15, 16, 18, 27, 29호증의 각 1, 2(갑 제6호증의 1, 2는 을 제9호증, 갑 제15호증의 1, 2는 을 제21호증, 갑 제18호증의 1은 을 제23호증의 1, 갑 제18호증의 2는 을 제23호증의 5와 각 같다), 갑 제7, 9호증의 각 1내지 5(갑 제7호증의 1은 을 제5호증의 1, 갑 제7호증의 2는 을 제5호증의 2, 갑 제7호증의 3은 을 제5호증의 4, 갑 제7호증의 4는 을 제5호증의 3, 갑 제7호증의 5는 을 제22호증의 5, 갑 제9호증의 1은 을 제18호증의 2, 갑 제9호증의 4는 을 제6호증의 1과 각 같다), 갑 제32호증, 을 제1, 2, 8, 11 내지 13, 16, 20, 25, 26, 29 내지 31, 33 내지 39호증, 을 제3, 4, 15, 19, 24, 32호증의 각 1, 2, 을 제6호증의 2, 을 제22호증의 1 내지 4, 을 제23호증의 2 내지 4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이종헌, 당심증인 도무희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이 인정된다(참가인은 갑 제9호증의 2, 4, 갑 제33호증의 1, 갑 제34호증의 1이 원고측에 의하여 위조 또는 변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각 증거의 원본상에 연필로 기재하였던 부분이 남아 있는 점은 인정되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는 인사고과평가자들이 인사고과표상의 점수를 집계하면서 먼저 연필로 기재하였다가 볼펜으로 다시 기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사실만으로는 위 각 증거가 위조 또는 변조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1) 원고회사는 제품 원재료인 대두를 전량 미국, 남미,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가공하여 대두유와 대두박을 생산·판매하여 왔는데, 1991년의 수입자유화조치로 국내 다른 업체들이 인도, 중국, 브라질 등지로부터 아예 완제품을 저가에 수입하여 판매하기 시작함에 따라 원고회사 제품의 재고가 급증하고, 공장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져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1993.11월경 무역위원회에 대두유 수입급증으로 인한 산업피해구제신청을 하는 한편 원고회사 스스로 경영합리화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였으나 원고회사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었고, 1994년에는 40억원 상당의 유가증권을 처분하고, 1995년에는 2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처분하고, 1996년에는 27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처분하여 겨우 경상적자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속에서 원고회사는 1997.11월경부터 IMF관리체제를 맞게 되자 환율 및 금리가 급등함으로써 약 166억원 상당의 환차손, 약 350억원 상당의 금융비용의 증가, 약 193억원 상당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하는 등 막대한 영업외비용이 소요되고,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된 결과, 1997년에 178억원, 1998년에 4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게 되었고, 1999.3월경 부도 위기를 맞아 워크아웃을 신청하여 같은 해 4월경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었다.

(2) 원고회사는 위와 같이 경영상황이 악화일로를 달리게 되자 1997.7월경부터 법정 의무인원을 제외한 신규사원의 채용 및 촉탁직원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은 채, 같은 해 9.30 관리직원 45명을 관계회사로 전출시켰고, 이어 같은 해 12.31경 충북 음성공장의 고춧가루 사업부문의 폐쇄를 계획하고 사무직 2명, 일용직 12명의 직원을 권고사직 시키고, 1998.2.1 안산사료공장에 대한 폐쇄조치를 단행하였고, 1998.1.19 및 같은 달 31일 진해공장 5호기와 인천공장 생산라인에서의 조업을 50% 가량 중단하는 외에 보유 부동산 및 유가증권의 매각, 1998년 임금 동결, 전직원의 급여 20% 반납, 업무용 차량 및 휴대폰 반납, 연·월차 사용 권장, 국내외 출장 제한, 전공장 경비직의 용역화를 실시하는 등 경영난 타개를 위한 자구노력을 하였다.

(3) 또한 원고회사는 이와 병행하여 1997.12.19 이사회에서 회사조직의 20%를 축소하고, 업무를 통폐합하기로 하는 등 인력감축 및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같은 달 26일 당시 전직원 1,204명 중 59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있던 원고회사의 노동조합위원장 김화중 등에게 원고회사의 경영악화에 따라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을 설명하고, 그와 사이에 `① 인사고과 결과 C등급 해당자, ②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자로서 과거 5년간 견책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 ③ 동일 직급에서 승진표준연한인 4년이 지나 향후 승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되는 자, ④ 현 직위에 비하여 나이가 많은 자(부장 : 50세 이상, 차장 : 45세 이상, 과장 : 40세 이상), ⑤ 현 부서에서 특별히 부여된 보직이 없는 자'의 순서로 구조조정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사직서 수리기준'에 관하여 합의하였다.

(4) 그 후 원고회사는 우선 인원감축 조치로서 1997년 말경부터 원고회사의 임원 21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그 중 4명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이어서 원고회사의 사원들에게 20%의 인원감축을 할 수밖에 없게 된 사정을 설명하고, 같은 해 12.29 및 1998.1.5 회사의 구조조정에 협조하기 위하여 급여감축 및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들 152명 중 원고를 제외한 151명과 대리급 이하 사원 467명 중 450여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은 다음, 같은 날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따른 사직서 수리대상자를 선정한 후, 같은 달 31일자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 중 위 기준에 해당하는 과장급 이상 28명, 대리급 이하 68명 등 총 96명을 의원면직에 의하여 퇴직시켰다.

(5) 한편 원고회사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997.10.1 원고회사의 개발본부 직제를 폐지하는 대신 생산본부 산하에 개발사업부를 설치하였으며, 뒤이어 1998.1.3 개발사업부마저 폐지하고 대신 생산본부 직속의 개발담당(인원 21명)과 소비자 상담담당(인원 5명)이 그 업무를 분장하기로 하는 등의 기구개편을 같은 달 1일자로 소급하여 단행하였다.

(6) 참가인은 위 1998.1.3자 기구개편으로 인하여 기술직 직원들이 자신의 해당분야에 관련된 특허출원 등을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종전 담당 업무를 계속할 필요가 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태도와 업무능력면에서 상급자로부터 저조한 평가가 내려져 1996년 및 1997년의 종합인사고과에서 모두 C등급을 부여받았고, 당시 나이가 만 41세인 과장으로서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해당하였으나,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원고회사의 사직서 제출요구에 끝내 불응하며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참가인의 부서장으로 상무이사인 소외 도무희와 총무부 인사팀장인 소외 이종헌이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하였으나 참가인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원고회사는 막바로 참가인에 대한 퇴직조치를 취하지 않고, 우선 1998.1.9 타 부서 잉여인력 5명과 함께 참가인을 같은 해 2.1자로 본사 기업문화팀으로 대기발령한 뒤 같은 해 1.30 인사위원회에서 참가인을 해고하기로 의결하고, 같은 달 31일 및 3.17 두차례에 걸쳐 내용증명우편에 의하여 참가인에게 해고예고를 한 다음, 같은 해 4.30 참가인을 해고하였다.

(7) 참가인 회사에서는 인사고과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 이를 능력고과와 업적고과로 나누고 능력고과 중 60%는 능력(전문지식, 상황판단력, 혁신력, 추진력, 섭외조정력, 관리통솔력, 부하육성지도력), 나머지 40%는 태도(도전의식, 경영의식, 고객지향성, 책임감, 솔선수범)를 피고과자의 상급자가 평가하도록 되어 있고, 원고의 경우 1996년도에는 소외 이경일 차장이 1997년도에는 소외 최길영 차장이 각 1차 고과평가를 하였고, 2차 고과평가는 모두 부서장인 소외 도무희 상무가 하였는데 위 각 고과평가자들의 점수를 집계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연필로 먼저 점수를 집계한 후 볼펜으로 덧씌워 쓰는 방법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1996년도 및 1997년도의 각 인사고과표상에 연필로 기재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 판 단

(1) 보복조치로서의 해고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참가인은, 원고회사가 의원면직을 가장하기 위하여 전직원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한 뒤 이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인사적, 업무적,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대기발령을 하고, 이어서 해고한 것이므로 자신에 대한 해고는 사직서 제출 거부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회사의 대부분 직원들이 1998.1.5까지 회사의 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참가인은 끝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그 후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같은 달 9일 생산본부 산하 개발사업부 개발팀에서 본사 기업문화팀으로 대기발령한 뒤, 같은 해 4.30 해고하였음은 앞서 본 바이나, 나아가 원고회사가 사직서 제출에 불응한 참가인에 대한 보복으로서 참가인을 해고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원래 위 개발팀 내에서 지적재산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원고회사의 1998.1.3자 기구개편에 의하여 기술직 사원들이 자신의 해당 분야에 대한 특허출원 등의 업무를 직접 처리하게 됨에 따라 담당업무가 불필요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사고과와 직위에 비하여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여 위 사직서수리기준에 의한 정리해고 대상자에 해당되었다고 할 것이고, 한편 갑 제19, 20, 31호증, 을 제2, 3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회사의 인사규정 제16조 제1호는 기구의 개편으로 인사관리상 부득이할 때 해당 사원에 대하여 보직해임하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고 하고,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포함한 기구개편에 따른 잉여인력 6명에 대하여 본사 대기발령을 명한 뒤 1998.1.14 원고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과 사이에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기발령자를 같은 달 30일까지 타 부서 및 관계회사에 전환배치 노력하되 기한까지 배치가 불가능한 대기발령자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 하기로 하는데 합의한 바도 있으며, 또 참가인이 위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결과 1998.5.28 참가인의 신청이 받아들여져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은 바 있으나, 그 후 회사의 재심신청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9.3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조치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구제명령을 취소하는 재심판정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서울행정법원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당대기발령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가, 1999.6.15 위 재심판정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바, 이에 의하면 원고회사는 그 인사규정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을 하고,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하여 원고를 해고하게 된 것이지, 참가인의 사직서 미제출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참가인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한 뒤 정해진 수순에 따라 참가인을 해고하였던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정리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 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하고,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생산성의 향상, 경쟁력의 회복 내지 증강에 대처하기 위한 작업형태의 변경, 신기술의 도입이라는 기술적인 이유와 그러한 기술혁신에 따라 생기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 등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12.22 선고 94다52119, 1991.12.10 선고 91다8647 판결 참조).

(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회사는 1991년의 대두 수입자유화조치로 인한 상품재고 증가, 공장가동률 저하 등으로 말미암아 경영상황 악화와 수익률 저하가 지속되다가 1997년 말경의 IMF체제하에서의 환율과 금리 급등으로 인하여 1997 사업연도의 당기순손실이 178억원, 1998 사업연도 당기순손실이 474억원에 이르러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몰리고, 급기야 1999.4월경에는 워크아웃 대상기업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회사로서는 1997년 말 당시에 회사의 존립을 위하여 인원 및 회사조직을 감축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참가인은, 원고회사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개 사업연도에 연속하여 당기순이익을 낸 바 있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다는 1997년 및 1998년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은 228억원, 281억원 상당에 달하였으며, 경영상황이 악화되었다면서도 1991년경 동방페레그린증권 주식회사, 1993년경 해표유니레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1994년경 주식회사 풍진을 합병하였으며, 그 후로도 꾸준히 신규투자 및 사업확장을 계속하여 1996.12월경부터 1997.10월경까지 사이에 건풍제약, 영육농산, 주식회사 코코스, 주식회사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등을 인수하는 한편 중국 석가장 신동방사료, 주식회사 해표를 설립하고 해표마트 부평점, 목동점을 개점하였으며 목포사료공장을 준공함으로써 회사의 자산총계 및 투자자산이 증가한 점, 인원감축조치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98.7월경 조직을 대폭 확대개편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회사에 정리해고를 하여야 할 경영악화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4호증, 을 제14호증, 을 제19호증의 각 1, 을 제24호증의 1, 2, 을 제25, 3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이종헌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회사의 경우 그 대차대조표 등 회계장부상으로 1995년에 223억원, 1996년에 222억원, 1997년에 228억원, 1998년 상반기에 281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이 있었던 반면, 영업외비용이 환율 및 금리의 폭등으로 인한 환차손 및 금융비용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1995년에 258억원, 1996년에 302억원, 1997년에 870억원, 1998년 상반기에 563억원 상당에 이르게 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1997년에 374억원, 1998년 상반기에 이미 51억원 상당의 경상이익 적자가 발생한 상태였고, 원고회사의 회사 설립 및 인수, 지점의 설치는 모두 환율 및 금리의 상승으로 원고회사의 재정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되었던 1997년 말 이전의 일인 데다가, 대부분 기존의 회사가 외국인 투자자의 철수로 단순 전환된 것(주식회사 해표의 경우)이거나, 별도의 자금투자 없이 부득이한 사정에 의하여 인수한 것(주식회사 코코스, 주식회사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등의 경우)이고, 한편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해고한 후인 1998.7.30자로 1개의 본부, 3개의 사업부, 33개의 팀, 12개의 공장 내지 사업부(실)를 신설하고, 30개의 담당을 폐지하는 내용의 회사 조직기구개편을 단행한 바 있으나, 이는 종전의 대단위 회사조직을 소규모 팀 단위 위주로 개편한 데 따른 것이고, 전체적인 인원은 오히려 감소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여기에다가 앞서 인정한 원고회사의 경영상황 악화시기 및 경위, 원고회사가 1994년도부터 부동산 및 유가증권의 매각대금으로 경상이익을 흑자로 유지하여 왔던 점, 그 밖에 원고회사가 취한 자구조치 등을 더하여 보면, 장부상 영업이익이 발생하였다거나 회사의 설립, 인수, 점포의 개설, 원고회사의 조직개편이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정리해고에 관한 원고회사의 급박한 경영상 필요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 해고회피의 노력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회사가 참가인을 해고하기에 앞서 경영난 타개를 위하여 신규사원의 채용 및 촉탁직원의 재계약 금지, 인력재배치, 한계사업의 정리, 조업중단, 임금반납, 각종 경비절감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회사로서는 참가인을 해고하기에 앞서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하였다고 할 것이다.

참가인은, 원고회사가 충북 음성공장의 고춧가루사업부문을 1997.12.31 폐업하였다고 주장하나 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직원들의 고용보험료를 계속 지급하여 왔고, 음성공장에서 생산한 고춧가루 제품이 1999.3.19경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되는 등 거짓 주장임이 판명된 점 등에 비추어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1997.12.31경 충북음성공장의 고춧가루 사업부문을 정리, 폐업하기로 계획을 수립하고 사무직 2명, 일용직 12명을 권고사직 시켰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 후 원고회사가 음성공장을 완전 폐업하지 아니하고 일부 가동을 계속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원고회사가 정리해고에 앞서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라) 해고대상자 선별의 합리·공정성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회사는 정리해고를 하기에 앞서 총사원의 49.8%가 가입한 원고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과의 사이에 사직서 수리기준에 관하여 합의하였다고 할 것인데, 그 사직서 수리기준이 인사고과, 연령, 보직, 승진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서 일응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한편 위 사직서 수리기준은 원고회사의 직원들이 회사의 경영악화를 인식하고 원고회사의 인원감축 및 구조조정 작업에 협조하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상황하에서 이를 전제로 회사와 근로자 대표가 합의, 결정한 것으로서 그 작성의 경위, 작성 당시의 상황, 대상자 선정기준의 내용, 사후 적용실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그 명칭과 관계없이 원고회사 직원들의 사직서 제출과 그 선별수리,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원고를 비롯한 대기발령자들에 대한 해고 등 일련의 정리해고 과정에 있어서 실질적인 정리해고 기준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회사가 다른 정리해고자들과는 달리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참가인에 대하여 위 사직서 수리기준을 적용하여 그 기준에 해당하는 참가인을 정리해고한 것은 합리적인 정리해고기준에 의한 것으로 인정된다.

참가인은, 위 사직서 수리기준은 노동조합 위원장이 자의적·독단적으로 원고회사와 합의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비조합원인 참가인에 대한 해고기준으로 적용할 수도 없는 것이고, 사전에 그 기준내용이 원고를 포함한 사원들에게 발표된 바도 없으므로 정리해고기준으로서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참가인이 비조합원이라고 하더라도, 원고회사가 전직원의 절반 가량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유일한 근로자단체인 노동조합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쳐 정리해고기준을 마련한 이상 이를 토대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조합원이냐 비조합원이냐 여부를 불문하고 그 정리해고기준의 적용을 받는다고 할 것이고, 그 정리해고기준이 일응 합리성과 공정성을 가지는 한 원고회사가 사전에 근로자들에게 이를 공표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그 정리해고가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또 참가인은,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해고대상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원고회사가 참가인의 인사고과표를 위조 또는 변조하여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참가인의 인사고과표가 위조 또는 변조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1996년 및 1997년의 종합인사고과에서 모두 C등급을 부여받았고, 당시 나이가 만 41세인 과장으로서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마) 사전통보 및 협의 절차 이행 여부

정리해고에 있어서 사용자가 해고에 앞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은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라도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보장이나 근로계약의 상대방 보호의 관점에서 근로자측에 대하여 정리해고의 내용을 설명하는 등 성실한 협의를 거칠 것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하겠으나,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이 충족되어 해고의 실행이 시급하게 요청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측과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것만으로 정리해고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11.10 선고 91다19463, 1992.8.14 선고 92다16973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원고회사가 참가인과 개별적인 사전 협의를 거친 바는 없고, 참가인이 과장급 간부직원으로 노동조합원이 아니어서 원고회사의 노동조합이 참가인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는 없으나, 원고 회사는 전직원의 49.8%에 해당하는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사실상 정리해고기준에 해당하는 사직서 수리기준에 관하여 합의하고 이를 토대로 인원감축 대상자를 결정한 점, 참가인 등 극히 일부 사원을 제외한 원고 회사의 대부분 사원들이 원고회사로부터 구조조정작업이 필요한 사정에 관하여 설명을 듣고 이에 협조하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점, 원고회사의 상무이사인 소외 도무희, 총무부 인사팀장이 소외 이종헌이 참가인을 해고하기에 앞서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정리해고 하기에 앞서 일응 근로자측과의 성실한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회사가 1997년 말경에는 존폐위기에 처하여 있고,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고, 원고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정리해고기준에 관하여 협의를 마치는 등 참가인에 대한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요건들이 갖추어져 있었을 뿐 아니라 참가인이 위 사직서 수리기준의 1순위 대상자에 해당하였으므로 참가인과 정리해고에 관하여 개별협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할 경우 그 결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회사가 참가인을 정리해고함에 있어서 근로자측과 성실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참가인은 또, 원고회사가 1998.4.30에는 참가인 한 사람만을 해고하였을 뿐임에도 그에 앞서 참가인과 해고에 관하여 협의한 바 없이 참가인을 해고하였던 것이고, 설사 원고회사가 정리해고에 관하여 원고회사 노동조합 위원장과 협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노동조합은 전 사원의 49.8%밖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대표성을 가질 수 없는 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31조 제3항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와 해고 60일 전에 성실한 협의를 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원고회사 직원들이 사직서 제출과 그 선별수리,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원고를 비롯한 대기발령자들에 대한 해고 등 일련의 정리해고 과정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에 불과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을 정리해고에 앞서 원고회사와 근로자측 사이에 사전협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정리해고의 절차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31조 제4항은 1998.2.20부터 시행되었으므로 그 이전에 사전 협의절차를 이미 마친 참가인에 대한 정리해고에 관하여 다시 근로기준법 제31조 제4항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 따른 보복의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도 아니고, 정리해고로서의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어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 및 참가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기홍(재판장), 박순성, 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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