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 등 정리해고로써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

번호
99누8062
일자
2001-12-11

기업이 정리해고를 함에 있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거나 해고를 회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해고기준을 정해 그 대상자를 선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 대표나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해야 하는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중후산업은 재정상태가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라고 하기 어렵고, 근로자들을 해고하기에 앞서 이를 회피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해고 근로자들을 선정함에 있어 자의적인 기준이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고와 관련하여 근로자 대표와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는 등 정리해고로써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볼 수 있어 부당해고라고 할 수 있다.

[원고, 항소인] 중후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 권철현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함표

[피고, 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양철주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 최원철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1998.9.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박철규·김광래 및 소외 박수왕 사이의 98부해292호로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라는 판결.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4호증, 을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부동산임대업과 예식장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1998.3.31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과 선정자 박철규·김광래 및 소외 박수왕(이들 4인을 이하 `참가인 등'이라 한다) 등 15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건물관리업무를 외부 전문용역업체에 위탁하게 되었음을 이유로 정리해고하겠다고 통지하고, 1998.4.30자로 참가인 등 15명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나. 이에 참가인 등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같은 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회사에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정리해고의 절차를 거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 등에 대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 등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다.

다. 원고가 위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9.28 원고가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기준을 정하지도 아니하였고 정리해고를 위한 절차도 준수한 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1997년 말 이후 외환위기가 고조되자 원고회사의 임대건물의 공실률(空室率)이 높아져 경영상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등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발생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관리인력에 대한 월 530만원 정도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안으로 건물관리업무를 외부 전문용역업체에 위탁하기로 결정하고 부득이 참가인 등을 정리해고 하게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해고 회피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등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모두 준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은 이 사건 해고 당시의 적자는 일시적인 상황에 불과하여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데다가 그 밖에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법령

근로기준법 제31조【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고용조정】

① 사용자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②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이하 `근로자 대표'라 한다)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④ 사용자가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요건을 갖추어 근로자를 해고한 때에는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를 한 것으로 본다.

다.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에서 본 증거들과 갑5호증, 갑6호증의 1∼4, 갑7∼13호증, 갑14호증의 1∼3, 갑15호증, 을1∼10호증, 을12·14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이영노의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의 경영상태 등

(가) 원고는 서울 및 부산 소재 건물들을 임대·관리하는 회사로 그 본사는 서울에 있으나, 부산 소재 건물을 관리하기 위하여 부산지점을 두고 있다.

(나) 원고의 주된 수입원은 건물임대료 및 예식장 대여료이고, 주된 지출항목은 토지임차료, 직원 급료 및 건물관리비인데, 원고는 1994년도에 1,090만원, 1995년도에 1억5,344만7,000원, 1996년도에 1,846만6,000원, 1997년도에 2,032만7,000원의 당기 순이익을 각 기록한 바 있다.

(다) 그런데, 원고의 건물을 임차하여 사용하던 토탈유통주식회사가 1997.10.16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면서 보증금 4억2,950만원의 반환을 요구하였고, 교보생명주식회사도 1997.12.29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하면서 1998.1월까지 보증금 63억7,070만원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였다.

(라) 이에 원고는 토탈유통주식회사에게 1억5,000만원의 보증금을 반환하였으나, 나머지 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바람에 1998.11.17자로 원고의 다른 임차인들에 대한 임대료채권을 가압류 당하였다.

(마) 한편, 교보생명보험주식회사와는 건물의 일부를 재임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반환할 보증금이 57억2,670만원으로 줄었으나, 미반환 보증금을 제대로 반환하지 못하는 바람에 1998.8.18에 이를 대여금으로 전환(준소비대차)하기로 합의하고, 위 대여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 소유의 건물에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2) 이 사건 해고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 최원철은 1990.11.22, 소외 박수왕은 1996.10.15, 선정자 박철규는 1996.5.22 선정자 김광래는 1997.6.9 원고의 부산지점에 각 입사하여 원고 소유 건물들에 대한 전기설비업무 등을 담당하여 왔다.

(나) 원고는 1998.3.31 참가인 등에게 `경영악화로 인해 건물관리업무를 용역 업체에 위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1998.4.30자로 참가인 등을 해고하겠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다) 원고는 1998.4.29 주식회사 장풍과 사이에 건물관리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1998.4.30자로 참가인 등을 포함한 부산지점의 근로자 15명을 해고하였으나, 서울 본사의 근로자를 해고한 바는 없었다.

(3) 이 사건 해고 이전의 노사관계 등

(가) 원고는 1991년경 영업을 개시한 이래 1996년까지 매년 직원들에게 상여금 200%를 추석과 연말에 각각 지급하여 왔는데, 1997년 추석과 연말에는 예년과 달리 100%의 상여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참가인 등 근로자 30여명은 1998.1.7 부산지방노동청에 상여금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게 되었고, 위 노동청은 원고에게 미지급 상여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불응하자, 1998.3.14 원고의 대표이사 권철현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입건하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나) 그런데, 원고는 1998.4.30자로 부산지점의 근로자들을 해고함에 있어 위 지점의 전기설비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 12명 중 위 진정에 참가하였던 10명의 근로자들만을 해고하고, 진정에 참가하지 않았던 2명의 근로자는 해고하지 않았다.

라. 판 단

(1)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근로기준법 제31조에 따라 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②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④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대표에게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한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7.9.5 선고 96누8031 판결 등 참조).

(2) 그러므로 과연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요건을 갖추어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비록 원고회사 임대건물의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영업실적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고 원고가 교보생명보험주식회사 등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반환 요구를 받고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여 대여금으로 전환해 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거나 채권을 가압류 당하는 등 재정상태에 다소 어려움을 겪은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위에서 본 1997년도 당기순이익 규모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정만 가지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에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참가인 등을 해고하기에 앞서 이를 회피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점, 해고대상자를 선별함에 있어서도 부산지점의 전기설비업무를 담당하던 12명의 근로자 중 대표이사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근로자들만을 해고하고 나머지 근로자는 해고하지 않는 등 다소 자의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근로자대표와 사이에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어떠한 협의를 거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이 사건 해고의 경위 등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이라고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참가인 등에 대한 해고가 정리해고로써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현철(재판장), 황정근, 김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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