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근로관계의 종료를 전제로 퇴직금을 수령했다면 징계해고의 효...
- 번호
- 99누9331
- 일자
- 2002-03-22
이 사건 퇴직금 등의 지급 경위가 인정사실과 같다면 이를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여 지급되는 가불퇴직금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근로관계의 종료를 전제로 한 본래적 의미의 퇴직금이라고 할 것인 바, 참가인이 비록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사직서 등을 제출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유리한 조건으로 퇴직금 등을 지급받고 전별금을 수령한 다음 기숙사에서 퇴사함으로써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의 효력을 인정하고 이에 대하여 더 이상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묵시적으로 표시하였다 할 것이다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동남교통 대표이사 최경복
소송대리인 변호사 변재일
[피고, 피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피고보조참가인] 이상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경우, 이기욱
1. 원심판결을 , '취소'한다.
2. 피고가 1998.2.2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과 사이의 97부해321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6, 7, 8, 을 제2호증의 1,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상시 근로자 203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운수업을 경영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1993.6.7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나.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이 1997.6.18 원고회사의 노무주임 소외 이용수에 대하여 폭언·폭행을 가하였고, 이는 취업규칙 제24조 소정의 복무상 기본원칙을 위반하여 제12조 제21항 소정의 해고사유 및 제41조 제8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997.6.30 참가인을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다. 이에 참가인은 1997.9.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1997.12.4 참가인이 위 이용수에 대하여 폭언·폭행을 가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참가인이 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고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하였으며, 원고가 1997.12.20 피고에게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1998.2.25 97부해321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적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후 그에 불복하여 원고회사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1997.7.10경 원고회사와 합의하여 참가인이 향후 더이상 해고를 다투지 아니하고 스스로 퇴사함으로써 문제를 마무리 짓되, 원고회사는 그 대가로 참가인에게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실제로 만근이 아님에도 만근한 것으로 산정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고, 1997년 2기분 상여금은 지급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참가인은 1997.7.11자로 사직하고 위와 같이 계산된 퇴직금과 상여금을 수령하였으며 나아가 노동조합 공제회로부터 지급되는 전별금까지 수령하고, 기숙사에서 퇴사하였는바, 원고회사는 참가인이 사직한 것으로 처리하고 재심절차도 더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후 참가인은 원고회사에 잔여 연월차수당의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그 금액에 이견이 있어 요구한 대로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자 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은 자진 사직하였거나 해고의 효력을 인정한 것임에도, 이후 이를 번복하고 위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이 사건 소송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참가인이 원고회사로부터 퇴직금과 상여금을 수령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에 있던 참가인이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불가피하게 수령한 것일 뿐 자진 사직하였거나 해고의 효력을 인정한 사실은 없고 오히려 사직서 제출 및 해고예고수당의 수령을 거부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툴 의사를 명백히 하였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판 단
(1)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으나, 다만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된다(대법원 1993.9.24 선고 93다21736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호증의 2, 3, 6 내지 9, 14 내지 22,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박익수, 김형민, 조성현, 환송 전 당심 증인 장영효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참가인은 1993.5.13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1995.3.1부터 1996.11월까지 노동조합 쟁의부장으로 근무하였는 바, 근로조건 등의 문제로 원고회사와 마찰이 잦았다.
(나) 원고회사는 1997.6.3 참가인의 근무불성실과 기물파손 및 소란 등을 이유로 1997.7.1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1개월간의 정직처분을 하였고, 1997.6.20 참가인의 불복에 의해 개최된 재심위원회에서는 1개월 정직처분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다) 그런데 참가인이 같은 달 18일 노무주임 소외 이용수를 폭언·폭행한 사실이 추가로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원고회사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같은 달 3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원고를 1997.7.1자로 징계해고하고 통상임금 30일분을 지급하기로 결의한 후, 같은 해 7.1 참가인에게 징계해고 되었으니 통상임금 30일분의 해고예고수당을 수령하도록 통지하였다.
(라) 위 징계해고에 대해 참가인은 1997.7.8 서면으로 재심청구를 하여 불복의 의사를 명백히 하였고, 이에 원고회사는 같은 달 9일 재심위원회를 같은 달 15일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그 사실을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
(마) 원고회사의 총무부장 소외 김형민과 관리부장 소외 설광석은 같은 달 10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참가인을 수차례 만나 재심신청을 철회하고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복직을 요구하면서 이를 거절하였다.
(바) 원고회사는 예정된 재심위원회의 개최를 연기하다가 같은 해 8.10 참가인에게 “퇴직금을 정산하여 보니 만근이 안되는데 만근으로 처리하여 주겠으니 퇴직금을 수령하라”는 제안을 하였고, 이에 당시 경제적으로 궁핍하였던 참가인은 같은 달 11일 퇴직금과 상여금을 약속어음으로 수령하였다. 그런데 당시 평균임금을 계산함에 있어서 1997.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참가인이 만근하지 않았음에도 만근한 것으로 계산하여 퇴직금을 원래보다 금 71만688원이 더 많은 금 837만2,821원으로 산정하였고, 원고회사에서는 단체협약 제23조에 의하여 상여금지급대상기간 중간에 퇴직한 사원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었으나 참가인에게는 1997년 2기(5월, 6월, 7월 해당) 상여금으로 5월, 6월의 2개월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참가인에게 지급하였다.
(사) 그 당시 원고회사는 참가인에게 퇴직금과 상여금 외에 위 징계의결에 따른 3개월간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제공하면서 영수증과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고 다만 퇴직금과 상여금 영수증만을 교부하였다.
(아) 참가인은 위 퇴직금 등으로 수령한 약속어음을 수령 다음 날인 1997.8.12 할인하여 소외 김윤순으로부터 빌린 차용금의 변제와 주거이전을 위한 자금 그리고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자) 참가인은 같은 달 26일 노조총무부장인 소외 조성현으로부터 해고되면 조합원 자격이 자동 상실되므로 노동조합 공제회의 전별금을 수령하라는 요구를 받고 위 금 174만원을 수령하였고, 그 무렵 자신의 짐을 정리하여 묵고 있던 기숙사를 떠났다.
(차) 원고회사는 참가인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에 관한 다툼이 종결된 것으로 보고 더이상 재심절차를 진행시키지 아니하는 한편, 위 약속어음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도록 하였으며, 참가인은 위 약속어음이 결제된 직후인 1997.9.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해고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3) 이 사건 퇴직금 등의 지급 경위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면, 이를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여 지급되는 이른바 가불퇴직금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근로관계의 종료를 전제로 한 본래적 의미의 퇴직금이라고 할 것인 바, 참가인이 비록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사직서 등을 제출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유리한 조건으로 퇴직금 등을 지급받고 전별금을 수령한 다음 기숙사에서 퇴사함으로써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의 효력을 인정하고 이에 대하여 더이상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묵시적으로 표시하였다 할 것이며, 원고로서도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함이 상당하다고 보여지고, 참가인이 퇴직금 수령 후 얼마 되지 아니하여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당시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태에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참가인이 위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도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이 위와 같은 의사 내지 신뢰에 반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노동분쟁의 신속한 해결이라는 요청과 신의성실의 원칙 및 금반언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명길(재판장), 한범수,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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