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지 않...
- 번호
- 99도4812
- 일자
- 2002-03-02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의 조정전치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분쟁을 사전 조정하여 쟁의행위 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조정전치의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정당성이 결여된 쟁의행위라고 볼 것이 아니고,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사회·경제적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는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 유무를 가려 형사상 죄책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 바, 피고인들이 파업에 이르게 된 과정에 관한 주장과 기록에 의하여 드러나는 바와 같이, 전국민주택시연맹이 같은 달 13일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미리 파업시기를 공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결과적으로 피고인들이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파업에 이르기는 하였지만, 사회·경제적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업무방해죄 및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가. 업무방해죄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여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며(대법원 1997. 3. 11. 선고 96도2801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로 인한 업무방해죄는 노동조합 간부의 지시에 의한 공동정범의 형태로도 행하여질 수 있다(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도1315 판결 참조).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성남지역택시노동조합 경남기업 주식회사 분회의 간부들로서 그 소속 노동조합원들로 하여금 이 사건 각 파업을 일으키게하고, 이로 인하여 그 회사 소속 택시의 운행이 중단된 사실이 인정되는 바이므로,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상급 노동단체의 지시에 따른 파업이라거나, 파업 후 회사에서 노동조합원들에게 파업기간에 해당하는 사납금을 공제하고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써 피고인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거나,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나. 한편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면, 노동관계 당사자가 쟁의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관할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하여 10일 동안의 조정기간을 거친 후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성남지역택시노동조합의 위임을 받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 피고인들의 사용자인 경남기업 주식회사 사용자측과 단체교섭에 이르지 못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그 신청에 대하여 관할이 있는 성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라는 이유 및 해결방법의 안내와 함께 신청을 반려하였는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같은 법 시행령의 각 규정에 의하면, 노동쟁의의 조정은 관할 노동위원회에 신청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관할이 없는 중앙노동위원회가 관할이 있는 성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서류를 송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조정신청서의 반려사유와 해결방법을 고지한 이상, 위와 같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치는 정당하고, 피고인들이 관할 노동위원회인 성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하여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인들의 1998. 4. 23. 00:00경부터 같은 달 24일 15:00경까지 동안 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이 사건 노동쟁의 조정신청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 피고인들이 속한 성남지역택시노동조합을 비롯한 각 지역 225개 택시노동조합으로부터 임금협정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아 중앙노동위원회에 일괄하여 한 것으로, 2 이상의 지방노동위원회의 관할구역에 걸친 노동쟁의의 조정신청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사건은 노동위원회법 제3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의 관할에 속하고, 가사 그 노동쟁의 조정신청사건이 중앙노동위원회의 관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노동위원회법 제25조, 노동위원회 규칙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접수된 노동쟁의 조정신청사건의 관할이 잘못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관할 위원회로 사건을 이송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 경우 사건이 이송되면 처음부터 이송받은 위원회에 접수된 것으로 보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의 조정전치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분쟁을 사전 조정하여 쟁의행위 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조정전치의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정당성이 결여된 쟁의행위라고 볼 것이 아니고,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사회ㆍ경제적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 유무를 가려 형사상 죄책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피고인들이 파업에 이르게 된 과정에 관한 주장과 기록에 의하여 드러나는 바와 같이,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 같은 달 13일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미리 파업시기를 공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결과적으로 피고인들이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파업에 이르기는 하였지만, 사회ㆍ경제적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 반려조치가 정당하고, 관할 노동위원회인 성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쟁의행위 개시를 위한 조정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2.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998. 7. 31. 16:00경부터 같은 해 8. 1. 20:00경까지의 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에 관한 피고인들의 범죄사실은 이를 인정하기에 넉넉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판시 제1의 업무방해죄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제2의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이 부분도 함께 파기하기로 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주심), 윤재식,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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