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례
명예퇴직자라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시험 응시를 금지하는 것은...
- 번호
- 06진차311
- 일자
- 2007-03-26
명예퇴직 후 계약직으로 전환하여 계속 근무하는 피해자들로 하여금 정규직 전환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것은 기회의 평등 원칙에 위배되는 차별행위이므로, 향후 시행될 전환시험 혹은 특별 전형 등에 이들이 응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할 것을 권고함.
【진 정 인】 선○○
【피 해 자】 1. 구○○, 2. 김○○, 3. 김○○, 4. 김○○, 5. 노○○, 6. 박○○, 7. 봉○○, 8. 양○○, 9. 윤 ○, 10. 전○○
【피진정인】 1. ○○○○시 지역농협 인사업무협의회 의장, 2. ○○○농협 조합장
1. 피진정인들에게 향후 정규직 전환 특별채용시험 혹은 기타 정규직 전환 전형에 피해자들이 응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절한 구제조치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2. 진정요지 ‘가’ 항에 대해서는 이를 기각한다.
1. 진정요지
가. 환직시험 응시자에게 근로계약 해지 관련 서약서를 강요하는 것은 인권침해이다.
나. 2006. 5. 29. ○○○○시 지역농협 인사업무협의회(이하 ‘인사업무협의회’라 한다)는 명예퇴직 후 계약직으로 재입사한 직원들에게는 2006. 7. 22. 실시된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시험(이하 ‘환직시험’이라 한다) 응시 자격을 주지 아니하기로 결정한 바, 이는 부당한 차별이다.
2. 당사자 및 관계인 주장
가. 진정인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해자
1) 1999. 4.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조합측은 ‘기능직 직급이 없어지고 결국 해고될 것이기 때문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의 회유를 하였고 이에 피해자들 모두 명예퇴직을 신청하였으나, 해고가 예정되어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당시 두 명이 명예퇴직 신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2) 명예퇴직 전(정규 기능직)과 후(비정규 계약직)의 업무가 완전히 동일하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명예퇴직금은 모두 반납할 의향이 있다.
3) ○○○농협은 우량 농협이므로 피해자들을 정규직화 하더라도 재정적 곤란은 없고, 인사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각 조합 이사회와 조합장에게 있으므로, ○○○농협 조합장의 결단만 있다면 피해자들의 정규직화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 피진정인 ○○○○시 지역농협 인사업무협의회
1)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정당한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명예퇴직 절차와 비정규직 근무를 자의로 선택한 피해자들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는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으며, 더구나 명예퇴직으로 인한 추가 퇴직금이라는 특혜까지 받았으므로, 이들에게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명예퇴직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2) 현실적으로도,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경우 근속 연수에 따른 호봉을 더 인정해 주어야 하므로 조합에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고, 이는 조합원인 농민의 이익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정규직 직원과의 관계, 정규직으로 전환된 같은 비정규직 직원과의 관계에서 직급체계 상의 혼란을 가져오는 등 조직관리 차원에서도 상당한 문제점을 초래할 것이다.
3) 정규직 전환 기회의 부여는 조합들의 은혜적인 조치이지 의무사항이 아닌 바, 조합들의 재량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4) 결론적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응시자격 제한은 조합들의 경제활동의 자유 범위에 포함되고, 위와 같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으므로 평등권침해의 차별행위가 아니다.
라. 피진정인 ○○○농협 조합장
의견 없음
3. 관련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별지생략)
4. 인정사실
가. 서약서 강요
1) 2006. 7. 22. 시행된 환직시험 당시 응시자 전원에게 아래 <표 1>과 같은 내용의 ‘환직고시 응시자 서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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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환직고시 응시자 서약서
1, 2. 생략
3. 본인은 환직고시에 응시함에 있어서 이후 농협의 규정에 따른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근로계약 해지에 대하여 더 이상 법률적으로
문제 삼지 아니할 것을 확약합니다.
4. 상기의 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발생하는 여하한 책임과 처분에
대하여서도 민.형사상의 이의를 달지 아니할 것임을 서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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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인사업무협의회는 동 서약서를 더 이상 제출받지 아니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환직시험 및 인사권
1) 인사업무협의회 협약서(2004. 6. 4. 개정, 이하 ‘협약서’라 한다)를 보면 ○○○○시 관내 각 지역농협은 ‘공동채용’이라 하여 관내 전체응시자의 고시, 면접을 공동으로 실시한 후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하여 각 지역농협 별로 배분하는 채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 환직시험이란, ‘협약서’ 제10조제3호에서 구분하는 공개경쟁과 제한경쟁 중 제한경쟁의 특수한 형태로서, 외환위기 이전에는 3년이상 근무한 기능직을 일반직으로 전환시키는 시험이었다.
3) 환직시험의 응시일, 모집인원, 응시자격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일체의 권한은 인사업무협의회에 귀속되어 있으며, 실제 동 협의회는 2006. 5. 29. 회의에서 2006. 7. 22. 시행 환직시험에 명예퇴직자가 응시할 수 없도록 의결하였다. 한편, 각 지역농협의 인사권은 당해 농협 이사회의 결의에 의거 조합장이 행사한다.
다. 피해자들 상황 및 기타 ○○○○시 관내 명예퇴직자 현황
1) 피해자 10명 전원은 1999. 4. 10. 일괄적으로 명예퇴직과 동시에 계약직으로 근로계약을 맺고 동일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퇴직으로 인한 직무 단절은 없었고, 이후 사실상 무기계약 형식으로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2) ○○○○시 지역농협들의 비정규직은 계약직과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계약직은 다시 금융텔러와 특수업무직(출납업무, 기술업무, 배달업무 등)으로 나뉘며, 피해자들은 모두 특수업무직으로 근무 중이다.
3)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시 관내에서 명예퇴직한 자 중 현직인 자는 9개 지역농협에 총 31명이며, 이 중 18명은 명예퇴직과 동시에 계약직으로 전환하여 계속근무 하는 자들로서 각 지역농협별 분포 및 계약 일자는 아래 <표 2>와 같다.
<표 2> ○○○○시 관내 명예퇴직자의 각 지역농협별 현재 근무 현황(생략)
라. 기타 사항
1) 피해자들이 근무하는 ○○○농협은 ○○○○시 관내에서 인적 및 자본 규모, 수익성, 활동성 등이 큰 도시형 농협이고, 당기순이익이 2005년 64억 원, 2006년 상반기 110억 원인 우량 농협으로서 조합원 출자배당금이 높으며, 2005년 농협중앙회 종합경영평가에서 96.8점(100점 만점)을 받아 1등급으로 분류되었다.
2) ○○○○○○○협동조합의 경우 2004. 9. 22. 체결된 노사합의에 의하여 2005년~2010년 6년 간 총 3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명예퇴직자로서 만 4년 이상 근무한 자에게도 응시 자격을 부여하였다.
5. 판단
가. 피진정인의 적격성 여부
애초에 진정인은 농협중앙회 ○○지역본부(본부장) 및 ○○○○시 관내 14개 지역농협(조합장)을 피진정인으로 지정하였으므로, 그 적격성을 살펴본다.
1) 우선,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이하 ‘○○지역본부’라 함)는 인사업무협의회의 간사를 맡고 제반 실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은 사실로 인정되나 피해자들의 환직시험 응시 자격 부여 과정에서 책임이 수반된 권한 있는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진정인으로서 적격하지 아니하다.
2) 다음으로, ○○○○시 14개 지역농협 조합장들, 특히 피해자들이 속한 ○○○농협 조합장이 개별적으로 피진정인으로서 적격한지 여부를 보면, 피해자가 소속되어 있는 ○○○농협 조합장은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사업무협의회 내에서의 역할이 다른 조합장들과 질적으로 상이하고 피해구제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이 귀속되는 자이므로 피진정인으로 적격하다. 그러나 ○○○○시 개별 지역농협은 각각 독립 법인체로서 독자적인 조직과 인사 및 임금규정을 갖고 있고, 개별 지역농협 직원의 실질적인 인사권은 인사업무협의회가 아닌 당해 지역농협 조합장에게 전적으로 귀속되어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소속 농협인 ○○○농협의 인사권에 대하여 여타 13개 지역농협 조합장의 경우는 인사업무협의회를 통한 간접적 의사 개진 외의 영향력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이들 13개 개별 조합장들은 피진정인으로서 적격하지 아니하다.
3) 따라서 진정의 취지에 따라 직권에 의하여 피진정인을 인사업무협의회(의장) 및 ○○○농협(조합장)으로 정정한다.
나. 서약서 강요행위가 인권침해 행위인지 여부
피진정인들은 조사가 시작된 이후 응시자에게 서약서 작성을 더 이상 강요하지 아니하기로 하고 철회하였으므로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
다. 명예퇴직자임을 이유로 환직시험 응시기회를 주지 아니한 것이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인지 여부
1) 피진정인 인사업무협의회는 정규직 전환 기회 부여가 시혜적인 조치이지 의무사항이 아니므로 조합들의 재량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정 집단으로부터 시험 응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동 협의회의 자율적 판단의 영역임을 주장하고 있는 바, 여기서의 쟁점은 과연 환직시험이 이러한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되어야 하는 자율성의 영역인지, 합리적인 이유에 근거하지 않는 어떠한 차별적 행위도 인정되지 않는 평등권의 영역인지를 다투는 문제가 될 것이다.
2) 환직시험은 비정규직이라는 특수한 고용형태가 일반화되기 이전 시기에는 오랫동안 기능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는데 활용되어 왔으며, ‘협약서’ 제10조제2호제나목의 ‘제한경쟁’에 근거를 두고 있는 바, 동조항을 보면 제한경쟁이란, ‘공개적인 공고 여부에 관계없이 일반적 응시자격 이외에 교육기관장의 추천, 성적 제한 등을 통하여 채용예정 인원의 2배수 이상의 제한된 인원만 경쟁에 참여하여 선발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 제한경쟁은 필요한 한에 있어서만 부분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공개경쟁 원칙의 예외임에도 불구하고 ○○○○시 관내 조합들이 공개경쟁보다는 환직시험을 선호하여 왔던 상황에서 동 전형제도는 일반직 채용을 2단계로 분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기능직인 자들이 환직시험을 통하여 일반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이익을 가졌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환직시험은 이미 관습화된 제도(institutionalized custom)이지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관습화된 제도는 그 합리성과 정당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하나의 제도로 굳어진 특정한 관례이며 그것이 제도로 정착되어 있는 한 참가자 개개인에게 예측 가능성을 부여한다. 2004년 처음 실시된 비정규직 대상 환직시험의 경우도 예전의 기능직 대상 환직시험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인 자들에게는 정규직 채용의 2단계 전형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며,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대이익을 갖게 하였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적 이유로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기대이익을 제도의 운영자가 자의적으로 박탈하는 행위는 공정하고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제도의 본질적 속성에 위배되는 행위이므로,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정당화 할 수 없다면 허용되지 않는다.
피진정인 인사업무협의회가 피해자들의 기대이익을 박탈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시한 명예퇴직자라는 이유는 명예퇴직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피진정인이 명예퇴직자들에게 환직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행위는 평등권 침해의 불합리한 차별행위라 할 수 있다.
3) 이 기대이익 박탈행위의 합리성 여부와 관련하여 피진정인 인사업무협의회는 피해자들이 명예퇴직과 비정규직 근무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였으므로 이들은 애초에 정규직 전환의 기대이익을 갖고 있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는 바, 이 주장의 합리성 여부를 살펴보면, 명예퇴직이 근로계약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는 것임은 자명하다 할 것이나, 외환위기 당시 전국적으로 많은 기업들에서 행해진 명예퇴직 과정에는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보다는 사용자로부터의 퇴직 종용 등의 외적인 압력 혹은 회유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고, 실제 이 진정사건의 피해자들도 명예퇴직 신청 과정에서 회유 이상의 기망이 있었음을 주장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비록 형식 및 절차상 피해자들이 자발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순수한 자의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특수한 사정이 고려되어야 하며, 더구나, 명예퇴직 당시 기능직(정규직)이었던 피해자들은 명예퇴직을 아니하였을 경우 관례에 따라 환직시험에 응시하여 일반직으로까지 전환될 기회를 부여받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피해자들이 겪은 불이익은 단지 비정규직화로 인한 임금 감소 등 물질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일반직 전환 기대이익의 박탈 등 심리적 측면에서도 발생하였다는 특수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명예퇴직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피진정인 인사업무협의회가 피해자들이 겪은 불이익과 피해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피해자들로부터 환직시험 응시 기회를 박탈한 것은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6. 결론
가. 진정요지 ‘가’항에 대하여는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므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제1항제3호의 규정에 따라 기각하기로 한다.
나. 진정요지 ‘나’항에 대하여는 평등권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제1항제1호의 규정에 따라 필요한 구제조치의 이행을 권고하기로 한다.
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위원장 김호준
위원 신혜수
위원 윤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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