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례
사직의사가 없는 근로자의 사직서를 선별 수리해 의원 면직한...
- 번호
- 2000부해84
- 일자
- 2001-01-13
사직할 의사가 전혀 없었으나,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과장 5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하였다며 직속 상사가 사직서 제출을 강요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바, 사용자가 이를 선별 수리하여 의원 면직의 형식으로 인사 명령을 한 것은 정당한 이유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당한 해고이다
재심 신청인
서울특별시 종로구 도렴동 60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 재 홍
<위 대리인> 공인노무사 오 현 철
재심 피신청인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1가 우림아파트 101-808호
이 새 별
위 당사자간 부당 해고 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우리 위원회는 이를 심사하고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주 문]
본 건 재심신청은 이를 "기각"한다.
[재심신청취지]
본 건 초심 명령을 취소하고, 사직서에 의한 재심피신청인의 퇴직처리는 재심신청인의 정당한 인사 조치라는 판정을 구함.
제 1. 우리위원회가 인정한 사실
1. 당 사 자
가. 재심신청인 김재홍(이하 "신청인"이라 한다)은 위 주소지에서 상시근로자 1,600여명을 고용하여 보험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쌍용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다.
나. 재심피신청인 이새별(이하 "피신청인"이라 한다)은 1984. 1. 5. 신청인 회사에 입사하여 중부권고객서비스센타 소속으로 천안지점에서 근무 중, 제출된 사직서에 의거 1999. 12. 21.자로 퇴직 처리된 근로자이다.
2. 관련 사실에 대한 인정
가. 1999. 10. 27. 중부권고객서비스센터 실장 김용주가 신청인 회사 중부권영업본부의 구조조정 미진을 이유로 중부권서비스센타 소속 과장 5명 전원이 2차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하였다며 피신청인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사실.
나. 피신청인은 사직할 의사가 전혀 없었으나 김용주 실장이 사직서 양식을 제시하며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여, 사직서 양식에 '사직코자하는 일자' 및 '사직서 작성일자'는 기재하지 않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는 사실.
다. 신청인은 중부권영업본부장이 피신청인의 사직서 수리를 건의하자 중부권서비스센타 소속 과장 5명의 사직서 중 피신청인의 사직서만 수리하기로 결정하고, 1999. 11. 9. 신청인 회사의 전자게시판에 피신청인을 같은 해 12. 21.자로 퇴직 처리한다고 인사 명령을 공고한 후, 나머지 사직서는 반려한 사실.
라. 피신청인은 1999. 11. 9. 인사명령이 공고되자 즉시 신청인에게 사직서의 무효와 철회를 주장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전자우편으로 보내고, 같은 해 11. 23. 같은 전자우편 내용을 신청인에게 내용증명으로 발송한 사실.
마.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사직서를 선별 처리하여 피신청인을 퇴직 처 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초심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바 동 지노위에서 부당해고로 인정하자, 2000. 1. 27. 동 명령서를 송달 받은 신청인이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2. 3. 우리위원회에 재심 신청한 사실 등은 이를 모두 인정한다.
제 2. 우리 위원회의 판단 및 법률상의 근거
1. 신청인의 주장
가. 신청인 회사 중부권 영업본부는 1998. 4. 1부터 1999. 3. 31까지 43억5천8백만원의 영업적자를 초래하여 손익구조를 개선하고자 1999. 4. 1. 천안지점을 대전지점에서 분리 신설하고, 같은 해 6. 14. 지점 2개, 영업팀 2개, 영업소 3개를 각 폐쇄하고 제주지점을 중부권에 편입하였으며, 같은 해 7. 1.에는 중부권영업본부 업무과를 중부권 고객서비스센타로 개편하여 영업의 활성화를 도모하였으나 적자가 더욱 누적되어 같은 해 9. 1. 1차 자체손익개선조치로 영업소 5개와 광영주재소 1개소 폐쇄 및 11명의 인원을 감원하였고, 같은 해 11. 1. 2차 자체손익개선조치로 영업소 3개를 폐쇄하였으며 피신청인을 포함한 7명의 인원을 감원하였음.
나. 피신청인은 중부권고객서비스센타 실장 김용주가 1999. 10. 27. 천안지점에 들러 업무결재 및 직원들의 자동차보험 내근 캠폐인 실적 점검 후 피신청인에게 회사의 구조조정 방향과 중부권영업본부의 경영적자 등 현실을 설명하고 2차 구조조정에 센타과장들도 동참하기로 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며 동참할 의사가 있다면 사직서를 제출하여 달라고 하였더니 피신청인이 한참 고민을 하기에 고용보험에 의한 실업급여을 받을 수 있도록 처리해 주겠다고 제의하자, 실장이 제시한 사직서 양식에 "사직코자 하는 일자"와 "사직서 작성일자"를 제외한 사항을 기재하여 제출하였음.
다. 피신청인을 포함한 중부권고객서비스센타 과장 5명의 사직서에 대하여 중부권영업본부장 박신행은 1999. 9. 30.현재 약53억원의 적자 발생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였으므로 징계경력, 입사 날자, 근무 년수, 나이, 직급 및 제3자 평가결과를 기준으로 피신청인의 사직서 수리를 신청인에게 건의하자, 신청인은 피신청인의 사직서를 수리하기로 결정하고 1999. 11. 6. 피신청인에게 우선 유선으로 통보한 후. 같은 해 11. 9. 피신청인을 1999. 12. 21자로 퇴직 처리한다는 인사 발령하였음.
라. 피신청인은 사직서 처리 후 1999. 11. 15부터 같은 해 11. 18까지 별도의 이의제기도 없이 후임자에게 업무 인계인수를 마치고 인계인수서에 날인하였으며, 같은 날 중부권고객서비스센타 전주센타에서 실시한 피신청인의 송별식에 참석하고 센타 실장이 지급하는 금 10만원의 위로금을 받았고, 1999. 11. 20에는 천안지점 직원 극기훈련과 겸하여 실시한 송별식에도 참석하여 퇴직위로 기념품 금 5돈 짜리 행운의 열쇠와 영업소장 일동이 지급하는 격려금 20만원도 수령하였으며, 퇴직금은 같은 해 9. 18. 중간 정산제 실시로 6,424만원을 이미 수령하였기에 퇴직일인 같은 해 12. 21까지의 퇴직금은 소액으로 미정산 상태이고, 피신청인은 최종 송별회식일인 1999. 11. 22부터 1999. 12. 21. 사직 처리일까지 출근하지 않고 그대로 퇴직하였음.
마. 피신청인은 중부권영업본부 고객서비스센타 김용주가 사직서 제출을 억지로 요구하여 사직의사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나 ①다른 과장들의 사직서제출에 동참할 의사가 있으면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하자 피신청인은 한참 고심하면서 사직서 기재방법,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령 가능 여부를 묻는 등 궁금한 사항을 물어본 뒤 스스로 사직서를 작성하여 서명하였고, ②피신청인은 입사 후 업무처리상의 과오로 3회의 견책과 최고 6개월의 승급정지처분을 받아 소속 지점장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였으며 ③1999. 7. 1. 중부권 고객서비스센타 천안지점으로 발령당시 중부권영업본부장 박신행으로부터 재배치는 이번이 마지막이며 잡음이 있고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그만둘 각오를 하라고 주의를 받았고 ④ 1999. 8. 21. 천안지점서산영업소 사무실 임차보증금 9,500만 원의 채권 확보를 위하여 질권 설정된 장기보험금 계약을 해지하면서 임대인에게 9,500만원을 공제하지 않고 전액 송금한 것으로 문책을 당할 처지에 있었으므로 이러한 사유들로 인하여 사직서를 제출하면 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에 피신청인이 사직할 의사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임.
2. 피신청인의 주장
가. 신청 외 김용주 실장은 1999. 10. 27. 피신청인에게 회사의 구조조정 방향, 중부권영업본부에 대한 본사의 지적사항, 같은 해 9. 1.자로 단행된 중부권 1차 구조조정 때의 미진한 사항, 중부권 2차 구조조정사항 등을 설명하는 한편, 금번 2차 구조조정에 센타과장들이 동참하기로 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중부권의 다른 과장들도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그들이 작성한 사직서를 보여주며 사직서 작성을 강요하기에 피신청인이 거부하자, 김용주 실장은 "천안지점에서 고생했는데 사표가 수리될 리 없다"고 하며 다른 사람들은 협조하여 주는데 비협조적으로 나갈 것이냐고 은근히 강요하여 피신청인은 더 이상 사직서 작성을 거부하면 인사 상 불이익을 받을까봐 김용주 실장이 준 사직서 양식에 '회사 구조조정에 의한 사직'이라고 쓰자 '개인적 사유에 의한 사직'이라고 쓰라고 하였음.
나. 신청인은 피신청인의 사직서수리 당시 경영상태가 어려웠다고 하면서도 천안지점을 신설하였고, 1998년에 41억 흑자, 1999년 3/4분기 현재 132억 흑자를 본 것으로 알고있음.
다. 1999. 11. 6. 피신청인의 사직서가 선별 수리되었다는 유선통보를 받고 김용주 실장에게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이루어지지 않고, 같은 해 11. 9. 15:54경 본부장과 "회사 분위기 상 나이가 많아 어쩔 수 없었다. 바쁜 회의 일정 상 개인 면담조차 갖지 못해 미안하다"며 통화하였으나, 16년 동안 근로한 근로자를 면담도 없이 퇴직 날자만 일방 통보한 상사에 대한 배신감으로 곧바로 사내 전자우편으로 사직서 수리의 무효와 철회를 거듭 주장하는 항의를 하였으며 전자우편 내용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신청인에게 보낸 사실이 있음.
라. 피신청인의 후임자인 신청외 박기정은 1999. 11. 15부터 피신청인의 책상 옆에 의자를 놓고 업무인수를 착수하였고, 주위의 지점장과 육성과장이 "발령도 났는데 집에 가서 쉬어라. 그 심정 알 것 같다. 후임자도 과장이니 알아서 할 것이다"는 등 바람을 잡아서 당시 상황으로는 업무인수인계를 안 할 수 없었으며, 1999. 11. 18. 전주센타의 회식은 직원 53명중 8명이 모여 송별회라기보다는 일종의 회식이었고, 김용 실장으로부터 위로금 10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천안지점 직원 극기훈련 참석은 이미 잡혀있던 일정이기에 훈련을 함께 한 것이고, 전별금과 기념품 증정은 전보 시 통상 있어 왔던 것으로 사직서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반납할 생각이었음.
마. 신청인은 각 지점장들의 확인서를 근거자료로 하여 피신청인이 무능하고 업무처리가 미숙하다고 하였으나, 확인서 모두가 신청인의 요구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객관성이 결여된 증언들로 청주지점장은 1997년도 노동조합 선거로 서로 이견과 감정이 있는 상태이고, 순천지점장은 피신청인에게 평소의 실적에 따라 차장으로 진급시키고자 추천한다고 약속하였으나 청주에서 인사고과를 부당하게 매겨서 승진하지 못하고 천안으로 발령된 것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하며 피신청인의 진급에 충분한 인사고과를 주었다고 말한 사실이 있음.
3. 판 단
본 건 재심신청에 있어 양당사자의 주장과 초심지노위 기록 및 우리위원회에 제출된 관계증빙자료와 본 건 심문사항 등을 토대로 살펴본다.
생각컨데, 기업 경영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업의 인적, 물적규모를 효율적인 방향으로 구조 조정하는 것이 당연하며, 이는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우리 경제원리나 법원리 상 정당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해고의 남발이나 사회적·경제적으로 약자인 근로자의 생활을 위협하게 되고, 근로자가 사회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대사회에서 커다란 사회불안 요인이 되므로 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한이 필요한 것이다.
본 건의 경우, 1998년부터 시작된 중부권 영업본부의 영업적자로 인해 구조조정이 필요하게 되었는 바,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된다. 그러나 신청인 회사는 손익규모를 개선코자 5차례에 걸친 조직 및 인력 축소과정에서 단 한차례도 근로기준법 제3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절차를 밟지 않고 의원 면직의 편법을 동원, 손쉬운 방법으로 인력을 감원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의원면직의 당·부당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구조 조정과정에서 집단적인 감원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법의 취지를 살려 정당한 절차에 따라 어루어져야 마땅한 것임에도 이를 무시하고 의원면직을 남발한 것은 경영의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근로자의 의원면직 형식을 빌렸을 뿐 실제로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진의 아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사용자가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위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리하였다면 사직의 의사표시는 민법 제107조에 해당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하여 그 중 일부만을 선별 수리하여 이들을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정당한 이유나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해고조치로서 근로기준법 제30조 등의 강행규정에 위배되어 당연 무효이다(대판 1992. 5. 26. 92다3670).
본 건의 경우, 위 제1의 2. "가, 나"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신청인은 사직할 의사가 전혀 없었으나 직속상사인 중부권서비스센타 실장 김용주가 신청인 회사 중부권영업본부 구조조정이 미진하여 중부권서비스센타 소속 과장 5명 전원이 2차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하였다며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기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는 바, 이는 피신청인이 작성한 사직서에 '사직코자하는 일자' 및 '사직서 작성일자'를 기재하지 않고 제출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피신청인은 진정으로 사직할 의사가 없었고,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내심으로 본인의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위 제1의 2. "다, 라"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신청인이 중부권영업본부장의 건의에 따라 피신청인의 사직서만 수리하기로 결정하고 1999. 11. 9. 피신청인을 의원 면직시키는 인사명령을 회사 내 전자게시판에 공고하자, 공고문을 본 피신청인이 즉시 신청인에게 사직서의 무효와 철회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전자우편으로 보낸 사실로 볼 때, 신청인은 진의 아닌 의사로 작성하여 일괄 제출된 사직서 중 피신청인의 사직서만 선별 수리하여 의원면직의 형식으로 처리한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부당한 해고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송별식에도 참석하고, 퇴직위로 기념품 및 전별금을 수령하였으므로 진의에 의한 사직서 제출이라고 주장하나, 피신청인이 1999. 11. 18. 가진 모임은 송별식이 아닌 단순한 회식자리였고, 같은 해 11. 20. 개최한 천안지점 직원 극기훈련에는 이미 계획되어 있던 일정인 관계로 참석한 것이었으며, 수령한 기념품 및 전별금은 사직서 문제가 처리되면 반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바, 이는 피신청인이 같은 해 11. 9. 사직서 수리의 무효와 철회를 주장하였던 전자우편 내용을 같은 해 11. 23. 내용증명 우편으로 신청인에게 송부한 사실을 보면 피신청인의 주장이 이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위원회의 판단과 취지를 같이한 초심 지노위의 결정을 번복할만한 다른 이유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3조, 노동위원회법 제26조 및 노동위원회규칙 제38조의 규정에 의거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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