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재결례

선원의 실종사건을 자살로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으므로 고의...

번호
96재해3
일자
2001-01-13

재심 신청인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 2가 118번지

(주) 동 남 아 해 운

대표이사 양○웅(위 대리인 : 변호사 이○후 외 5명)

재심 피신청인

경상남도 합천군 대병면 성리 2구 296번지

강○수·최○선

위 당사자간 선원 실종 사망에 따른 고의 또는 중대과실 인정 신청사건에 대하여 우리 위원회는 이를심사하고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주 문]

본 건 재심신청은 이를 기각한다.

제 1. 우리 위원회가 인정한 사실

1. 당사자

가. 재심신청인 양○웅(이하 '신청인'이라 한다.)은 동남아 광양호를 소유하고 해상운송업을 경영하는 (주)동남아해운의 대표이사이다.

나. 재심피신청인 강○수·최○선(이하 '피신청인'이라 한다.)은 신청인 소유 동남아 광양호에 1995. 10. 18.부터 승선하던중 같은해 11. 10. 19:00 ~ 같은해 11. 11. 06:30 사이에 실종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원 강병유(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부모로서, 망인의 사망과 관련한 선원법상 보상금의 수령권자이다.

2. 관련사실에 대한 인정

가. 망인은 1995. 10. 18. 신청인 소유 선박인 동남아 광양호에 조리원으로 입사 승선하였으며, `92년 하반기 연근해 어선을 1개월 정도 승선한 적이 있는 사실.

나. 망인은 `93년 방위병 교육을 마치고 `93년 하반기부터 인천 매형 집에서 도배일을 하다가 `95년 다시 배를 타게 된 것이며, 선박승선을 위해 교육을 받던 중 1995. 9. 24. 인천 큰누나 강○석에게 전화를 하여 2개월 정도 승선하고 다시 큰누나네 집으로 가겠으며, 망인이 1995. 3월부터 주택은행에 매월 40만원씩 불입하던 정기적금에 대해서는 승선기간 중에는 불입이 어려우므로 고인이 직접 송금하겠다고 말을 한 사실.

다. 망인은 출항 2일전인 95. 11. 6. 17:00경 부산 제3 부두에서 부산 구포에 거주하고 있는 고종사촌 최○근을 만나 같은해 11. 8. 동남아로 출항하니 부모님과 누나에게 안부를 전할 것을 부탁하고, 선박생활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으며, 2개월 승선 후 누나 집으로 가겠다고 하였고, 만약 부모님께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하면서 선박 전화번호를 적어준 사실.

라. 망인이 승선한 위 광양호는 같은해 11. 8. 필리핀 마닐라를 향해 부산항을 출발하였고, 같은해 11. 10. 19:00경 망인이 혼자서 식당청소를 하는 것을 갑판원 이관우, 우호성 등 3명이 최종 목격한 사실.

마. 1995. 11. 11. 06:30경 조리장 김○원이 망인에게 식사준비를 재촉하기위해 망인의 방에 가보았으나 안보여서 다른 선원들과 같이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선장은 망인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 같은해 11. 11. 06:47경부터 마닐라로 향하던 항로를 변경하여 사고추정 해역을 수색하였고, 일본 해상보안청 및 인근 항해선박 등의 협조를 얻어 공동수색 하였으나 망인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 한 사실.

바. 1995. 11. 11. 06:40경 동료 서원들은 망인을 찾던 중 배 좌현 핸드레일 아래에서 망인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2홉들이 소주병을 발견하였고, 같은날 선원들은 망인의 침실에서 소지품을 검사한 결과 망인의 갈색바지가 없어진 것을 확인한 사실.

사. 1995. 12. 5. 망인이 승선했던 광양호가 인청항에 입항하자 회사측 3명, 유족측 4명, 부산해안경찰청 담당 수사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확인이 있었던 바, 망인의 유품으로 망인이 입던 옷 4벌과 구두 등이 남아 있었으며, 망인의 침실 확인시 유족측이 쓰레기통에서 16절지로 완전히 구겨진채 버려진 망인이 쓴 메모지 1장을 발견한 사실.

아. 망인의 실종사건을 수사한 부산해안경찰청은 1996. 3. 8. 망인의 사망원인을 "고인이 특수한 여건의 선상생활을 견디다 못해 다른 선원들이 잠자는 틈을 이용하여 스스로 해상에 투신, 실종된 것"으로 정리하였으며, 같은해 7. 15. 유족측의 진정으로 위 사건을 재조사한 부산지방검찰청 역시 같은 결론을 내린 사실.

자. 1995. 12. 5. 발견된 위 메모지는 망인 실종 4일전인 같은해 11. 7. 작성된 것으로 4줄 10자가 기재되어 있고, 상단에 "매일 국밥을 장만한다, 실명제에 달려있다, 요즈음은 한마디의 이익도 없다, 13일 새벽 바다에 뛰어든다"는 내용과 중·하단 전면에는 17개의 망인의 싸인이 연습되어 있는 사실.

차. 망인이 승선했던 광양호 선장 김○길은 망인이 성실하고 말이 없었으며, 승선후 단 한번도 남과 다투거나 소란을 피운 적이 없어 모두 좋은 느낌을 받았고, 평소 침실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었다고 진술한 사실.

카. 신청인은 망인의 사망원인을 자살로 인한 것으로 보아 선원법 제90조에 의거, 1996. 7. 8. 인천선원노동위원회에 고의 중대과실 인정을 신청, 같은해 7. 28. '기각'결정 되었으며, 이에 불복 같은해 8. 5. 우리 위원회에 재심신청 한 사실.

제 2. 우리 위원회의 판단 및 법률상 근거

1. 신청인의 주장

가. 1995. 11. 11. 06:30경 선원들은 망인이 보이지 않아 선내 수색을 하던중 선박 좌현 핸드레일 아래에서 2홉들이 소주병을 발견하였으며, 같은날 망인의 침실 조사시 쓰레기통에서 여러개의 소주병 마개를 발견하고 망인의 소지품 중 망인이 외출시에만 입던 갈색바지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였으며, 같은해 12. 25. 부산항 입항 후 현장확인 과정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망인이 작성한 메모지가 발견되었슴.

나. 위 메모지에는 망인이 "요즘 왠지 잠이 오지 않는다"며 "바다에 뛰어들 것이다", "13일 새벽 바다에 뛰어든다"는 자살결의가 두 차례나 언급되는 등 자살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엿보이고, 실행날짜는 틀리나 2일 앞서 결의대로 실천한 것을 볼 때 유서로 간주할 수 밖에 없슴.

다. 위 '가'항의 발견된 소주병은 평소 망인이 즐기던 소주와 같은 것으로 망인의 실종 직후 실종추정 장소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망인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고, 갈색바지는 평소 망인이 선박 정박중 외출시에만 입던 옷으로 실종 직후 소지품 조사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망인이 자살을 염두에 두고 깨끗하게 갈아입은 것으로 보임.

라. 따라서 망인은 1995. 11. 7. 실종 4일전 바다에 뛰어든다는 유서를 작성하고 기회를 물색하던 중 같은해 11. 11. 저녁 주방청소를 끝내고 외출시에만 입던 갈색바지로 갈아입고 선박 갑판으로 나가 평소 즐기던 소주 1병을 마시고 바다속으로 투신한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을 조사한 부산해양 경찰청도 이와같은 결론을 내렸으나, 인천선원노동위원회는 망인의 자살의 개연성은 인정하면서도 망인이 부모에 대한 효심이 깊고 선내 근무태도가 좋았으며, 생활력이 강한 점 등 정황증거만을 들어 망인이 자살하지 않았을 것으로 잘못된 판정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2. 피신청인의 주장

가. 신청인은 자살의 유력한 증거로 망인의 메모지를 제시하고 있으나 이 메모지의 발견 당시의 보존상태, 그 내용 등을 고려할 때 도저히 유서로 볼 수 없으며,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망인이 선상생활의 외로움등을 달래기 위해 술 한잔 한김에 글쓰기를 좋아하던 평소의 습관대로 몇자 적어보고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완전히 구긴 후 작게 말아서 쓰게기통에 던져버린 것으로 보이며,

나. 신청인은 발견된 소주병이 투신 직전 마신 것이라고 주장하나, 선장을 포함, 선원 모두 사고 당시 시점에 강병유를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슴을 볼 때 발견된 소주병이 망인의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으며, 설령 망인이 갑판위에서 소주를 마셨다 하더라도 이것이 자살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억지이고,

다. 신청인은 망인이 외출시에만 입던 갈색바지가 없어진 것은 망인이 자살을 위해 갈색바지를 갈아 입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망인 실종후 갈색바지가 안보인다고 해서 이 바지를 망인이 사고 당시 입었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이며, 설령 망인이 이 바지를 입었다손 치더라도 평소 깔끔했던 망인의 성격으로 볼 때 주방일을 끝내고 깨끗한 옷(갈색바지 등)으로 갈아입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며,

라. 망인은 모험심이 강해 동남아호에 승선하기 전에도 `92년경 포항에서 연근해 선박에 1개월 정도 승선한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고기배 승선경력을 즐거워하곤 했으며, 평소 글쓰기를 좋아해 그때그때 느꼈던 것을 일기 혹은 메모형식으로 정리하곤 하였으며,

마. 망인은 3대 독자로서 평소 부모님에 대한 효심이 지극했으며, 매달 주택부금 40만원을 빠짐없이 부을 정도로 삶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도 원만한 유대관계를 유지하였고, 이러한 점은 같은 배에 동승했던 선장 등 동료 선원의 사실확인서에서 증명되고 있으며, 또한 여 자친구가 없어 여자문제로 고민한 적도 전혀 없고, 선장도 인정하듯이 불과 사고 5일전인 1995. 11. 6. 망인이 고종사촌 최○근을 만나 동남아출항 사실 및 귀향계획을 알리고 부모님의 병환 등 유사시에 대비 선박전화번호까지 적어 주었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망인이 자살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바. 특히 선장을 비롯한 동료 선원들의 진술서를 보더라도 망인이 실종된 것으로 보았을 뿐 선장이하 어느 누구도 자살추정은 하지 않았으며, 사고발생 후 45일만에 실시된 현장확인에서 망인의 위 메모지가 발견되자 신청인은 유족보상금 지급을 면하기 위해 망인의 실종원인을 자살쪽으로 몰기 시작하여 위 소주병과 갈색바지도 자살의 증거로 결부시킨 것이라고 주장한다.

3. 판 단

신청인은 망인의 실종이 자살로 인한 것이며, 그 증거로서 망인이 작성한메모지, 소주병 및 없어진 갈색바지를 제시하고 있는 바,먼저 망인의 메모지에 대해서 살펴보면,신청인은 메모지에 망인이 바다에 뛰어든다는 결의 내용이 있고, 망인이 이결의를 실행에 옮겼다는 이유를 들어 위 메모지를 유서로 간주하고 망인이자살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위 메모지는 인정사실 제1의 2. '자'에서보는 바와 같이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을 산만하게 써놓았으며, 특히 중·하단 전면에는 망인의 싸인이 연습되어 완전히 구겨진 상태로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던 점 등으로 볼 때 사회통념상 죽음을 앞두고 쓴 유서라고 인정하기는 힘들고, 신청인 역시 우리 위원회 심문회의시 법률적으로 유서로 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다음으로, 소주병과 갈색바지에 대해서 살펴보면, 신청인은 사고 직후 망인의 실종추정 지점에서 위 소주병이 발견되었고, 다른 선원들은 이 지점에서 소주를 마신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소주병이 망인이 자살을 위해 마신 것이라고 주장하나, 여타 선원들이 부인한다고 해서 술병에 대한 지문감정 등도 하지 않은채 망인이 마신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무리이지만, 설령 그 술병이 망인이 마신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살을 위해 마신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더더욱 무리가 있다 할 것이고, 갈색바지 역시 신청인은 망인이 자살을 하기 위해 외출시에만 입던 갈색바지를 갈아 입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없어진 바지를 반드시 신청인이 입었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또한 망인의 남아있는 작업복 등이 매우 더러웠던 점으로 볼 때 외출시가 아니더라도 일과후에는 좀 더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고 쉬었을 것이라고 충분히예견할 수 있는 바, 갈색바지를 자살과 연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따라서, 신청인측이 제시하는 위 자료들만으로는 망인의 자살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며, 가사 망인의 자살이 증빙자료상으로 인정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인정사실 제1의 2. '나', '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망인이 평소부모님에 대한 효심이 깊었을 뿐 아니라 삶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선상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성실히 근무하였으며, 특히 실종 4일전 고종사촌을 만나부탁한 내용 등 여러가지 정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망인이 자살할 가능성은희박하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 위원회는 초심 선원노동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망인의 사망원인은 자살은 아닌 것으로 보여지며, 기타 중대한 과실도 발견되지 아니하는바, 선원법 제90조와 노동위원회법 제19조, 노동위원회 규칙 제37조 규정에의거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의장 공익위원 고흥소

공익위원 이규창

공익위원 신홍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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