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재결례

단체협약에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본인 동의없이 일방적...

번호
99부해668
일자
2002-06-05

간호조무사인 근로자를 사무직으로 전직명령함에 있어서 그 사유의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근로자가 간호조무사로 입사하여 동일한 직종의 업무를 9년간 수행하여 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직종에 종사하는 것이 기대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단체협약에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채 본인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전직명령한 것은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

재심 신청인

울산시 중구 남외동 김○숙

<위 대리인:공인노무사 홍○경>

재심 피신청인

울산시 동구 방어동 (주)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이○일

위 당사자간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우리 위원회는 이를 심사하고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주 문]

①본건 초심 결정을 취소한다.

②본건 재심피신청인이 재심신청인에게 행한 전직처분은 부당 전직에 해당한다.

③재심피신청인은 재심신청인을 즉시 원직에 복직 조치하여야 한다.

[재심신청취지]

①본건 초심 결정을 취소한다.

②본건 재심피신청인이 재심신청인에게 행한 전직명령을 취소한다

라는 판정을 구함.

제1. 우리위원회가 인정한 사실

1. 당사자

가. 재심신청인 김○숙(이하 "신청인"이라 한다)은 1990. 11. 16. 재심피신청인 회사에 간호조무사로 입사하여 부속의원(의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1999. 5. 10. 총무부 인력개발팀으로 전직된 근로자이다.

나. 재심피신청인 이○일(이하 "피신청인"이라 한다)은 위 주소지에서 근로자 2,700여명을 고용하여 선박건조 및 수리업을 행하는 (주)현대미포조선의 대표이사이다.

2. 관련 사실에 대한 인정

가. 신청인은 간호조무사 자격증의 소지자로서 1990. 11. 16. 입사하여 안전보건부 소속 부속의원의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중 1999. 5. 10. 신청인은 총무부 인력개발팀으로 전보되고, 같은날 신청외 산업위생기사 설희정은 안전보건부로 신규채용된 사실.

나. 신청인은 결혼 전후인 1998. 1.~같은해 4월 사이 피신청인측 노무담당 대리, 과장, 차장, 부장과 결혼 후 거취 문제에 대하여 수차례 면담을 하였으며, 당시 신청인은 노무담당 부장에게 '12월 말까지는 근무할 예정'이라고 이야기 한 사실.

다.1998. 8월 실시한 피신청인 회사의 보건진단 결과 '작업환경 관리, 유해물질관리 등 현장보건관리 업무가 취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안전과 보건업무를 통합하여 부족한 보건분야 인력을 안전분야에서 일부 보완해 줄 수 있도록 하거나, 부속의원과는 별도로 2~3명의 인원이 보강되어 현장 보건관리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된 사실.

라. 피신청인은 1998. 11. 16. 부속의원을 안전관리실로 통합하고 1999. 1. 18.부터 진료시간을 종전의 1일 8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하는 '집중진료제'로 변경·시행한 사실.

마. 신청인은 부속의원 근무당시 간호조무사로서 진료시간중 보조업무 외에 전 종업원 건강리스트 관리, 신체검사시 접수증 정리·배포·누락인원 체크, 신체검사결과표 분류 및 정리, 약품 수불대장 정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 사실.

바. 집중진료제 실시 이전인 '98년도 일일평균 진료인원은 20명이며, 집중진료제를 실시한 '99년도 일일평균 진료인원이 18.2명인 사실.

사.1999. 3. 20. 신청인과 노무담당자와의 면담 과정에서 다시 신청인의 사직 또는 인사발령 등의 문제가 거론된 사실.

아. 입사 당시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갑(피신청인)은 을(신청인)의 근무지를 변경시킬 수 있으나 근무조건의 현격한 변화가 있을 때는 임금을 재조정하기로 한다'고 규정된 사실.

자. 단체협약 제25조(인사기준)제1항에 '전환배치에 관한 제반 인사는 사전에 본인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여 조치하되, 불가피한 경우는 조합과 협의한다'라고 규정된 사실.

차. 단체협약 제25조제3항에 '회사는 운영의 편의상 사내 고유업무(직종)외에 타 업무에 지원작업을 필요로 할 때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강제 조치하여서는 안된다'라고 규정된 사실.

카. 인사명령 다음날인 1999. 5. 11. 노동조합장은 피신청인에게 신청인에 대한 전직명령을 시정해 줄 것을 내용으로 한 '조합원의 인사명령 시정 요청의 건'이라는 문서를, 같은해 5. 13. 신청인은 '본인의 동의없는 인사명령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여 피신청인의 전직명령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

타. 신청인은 1999. 6. 29. 초심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하여 초심지노위가 같은해 10. 11. '기각' 결정을 하자, 신청인은 같은해 10. 13. 위 결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같은해 10. 20. 우리위원회에 재심 신청한 사실 등은 이를 모두 인정한다.

제2. 우리 위원회의 판단 및 법률상의 근거

1. 신청인의 주장

가.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전직사유로 들고있는 '부속의원 인력운용의 합리화'는 표면적인 이유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는 피신청인이 결혼한 신청인에게 사직을 종용하였음에도 이에 불응하고 계속 근무함에 따른 보복적 조치로서 전직명령을 한 것이다.

나. 신청인은 1998. 1월 결혼 직후 피신청인 회사 인력개발팀 간부 와의 면담과정에서 "우리 회사는 관례상 여사원들은 결혼을 하면 그만둔다. 살림이나 잘 살아라"라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

다. 신청인의 경제적 어려움과 결혼을 이유로 한 사직강요가 정당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직을 거부하자 "1998년 말까지 근무하고 그 뒤에는 알아서 그만둬라.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라는 회유를 받고 잠시 마음의 짐을 덜어보고자 연말까지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라. 신청인이 사직을 하지 않고 계속 근무하자 1999. 3월 중순 대리 황준호는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가, 3월말 이후는 우리도 다른 방법을 세울 수 밖에 없다. 대기발령이나 타부서 전환배치다."라고 하여 신청인은 결혼을 이유로 한 사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고 노동조합측에 협조 요청을 하였다.

마. 전직명령 이후인 1999. 5. 28. 피신청인측은 노동조합 실무자와의 협의과정에서 "회사 입장에서는 나가 주는게 베스트다. 본인이 스스로 그만두지 않으면 내보내지는 못한다, 그래서 전환배치 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 결혼을 앞두고 있던 품질경영부 여사원은 결혼 직전인 1999. 10. 8.과 다음날인 10. 9. 회사내 클래스 룸에서 담당과장과의 면담과정에서 "솔직히 말하겠다. 회사를 그만둬라. 네가 결혼을 하고도 계속 회사를 다녀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다. 네 신랑 될 사람도 이 사실을 아는가? "라고 사직 종용을 받는 등 피신청인 회사에 근무했던 많은 여직원들이 사직강요에 못이겨 직장을 잃었음을 진술하고 있다.

사. 이상과 같이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결혼을 하였음에도 사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체협약에 정한 본인 및 노조와의 사전 협의 등 정당한 절차없이 간호조무사로서 10여년간 근무한 부속의원에서 총무부 인력개발팀으로 부당하게 전직명령하였다.

2. 피신청인의 주장

가. 신청인은 1990.11.16. 입사하여 부속의원에서 근무하던 중 진료시간이 1일 8시간에서 3시간으로 축소됨에 따라 부속의원 인력운영의 합리화를 위해 1999. 5. 10.부로 총무부 인력개발팀으로 전환배치되었다.

나.1998. 8월 피신청인 회사의 보건진단 결과 '실질적인 현장 보건관리업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같은해 11. 16. 부속의원을 안전관리실로 통합하고, 1999. 1. 18.부터 부속의원 운영시간을 종전의 1일 8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하는 집중진료제를 실시함으로써 부속의원의 인력 조정이 필요하였다.

다. 신청인의 결혼 전후한 1998. 1.~4월 사이 신청인과 노무담당 간부와의 면담은 인사문제와 관련한 상담이라기 보다는 결혼 후의 생활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상사의 입장에서 부하직원에게 관심을 보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관계에서의 상담이었다.

라. 피신청인 회사의 정규직 여직원은 115명(기혼자 55명, 미혼자 60명)이고 관리직 여직원수는 62명으로 관리직 여직원의 경우 대부분이 결혼을 하면서 의원 사직을 하여 온 것은 사실이나 이는 본인 스스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마. 피신청인 회사는 연초 인력수급계획을 수립하여 정기적 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동 계획 수립과정에서 결혼 등 개인적 사유에 따른 인사상담을 하는 경우가 있으나 신청인은 이를 여직원에게 사직 압력을 행사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바. 간호조무사는 단순 간호보조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불과하고 산업위생기사는 보건전문인력으로서 업무영역이 명백히 다르므로 산업안전보건기사의 신규채용과 신청인의 보직 전환은 조직운영 및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한 조치였다.

사. 신청인의 전환배치 이후에도 부속의원 운영에는 문제가 없으며, 근로계약서상 전환배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청인 및 노동조합측에 사전 배경설명 및 통보를 하는 등 신청인에 대한 인사명령은 절차상 하자가 없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였다.

3. 판단

본건 재심신청에 있어 양당사자의 주장과 초심지노위 기록 및 우리위원회에 제출된 관계증빙자료와 본 건 심문사항 등을 토대로 살펴본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30조제1항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또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거나 중대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 1992.1.21.선고 91누5204, 대법원 1994.2.8.선고 92다893 판결 참조) 또한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부당 전보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5.2.17.선고 94누7959)

근로기준법 제30조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전직…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사용자에 의한 전직은 정당한 이유의 존부 여하에 따라 그 효력이 좌우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당한 이유라 함은 특정 근로자에게 직무의 변경을 명하지 않으면 안될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고, 또 그 경영상의 이유를 충족하기 위하여 해당 근로자가 적격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등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 밖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으로 직무내용을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전직사유로 '부속의원 인력의 효율성 도모와 인력개발팀의 베트남 지원업무의 확대'를 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1998. 8월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실시한 보건진단 결과 '현장 보건관리 업무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1999. 1. 18.부터 부속의원의 진료시간을 단축하여 간호조무사인 신청인을 인력개발팀으로 발령냄과 동시에 산업위생기사를 신규로 채용하였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위 제1의2 "다"에서 인정하였듯이 보건진단보고서의 내용은 취약한 현장보건관리 업무를 보강하기 위하여 보건과 안전분야를 통합하여 안전분야 인력이 보건분야의 일부를 보완해 주거나, 부속의원과는 별도로 2~3명의 인원을 보강하여 현장 보건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실질적인 현장 보건관리 업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건분야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내용으로 위 제1의2 "라"와 같이 집중진료제를 도입함에 따라 진료시간이 단축되었다면 나머지 시간 동안의 보건분야 인력은 현장의 보건관리 업무에 투입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피신청인은 입사이래 9년간 부속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신청인을 총무부로 발령내어 '베트남 지원업무'라는 전혀 생소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고, 대신 산업위생기사를 신규로 채용하여 위 제1의2 "마"에서 언급한 신청인이 담당하던 업무 중 일부를 담당하게 하였다. 그렇다면 피신청인이 '보건분야 인력 보강'이라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해 신청인에게 전직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년간 간호조무사 업무를 담당하여 온 신청인이 '베트남 지원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적격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또한 위 제1의2 "바"에서 인정하였듯이 집중진료제 실시 이전과 이후의 일일평균 진료인원수가 큰 변동이 없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부속의원의 인력조정이 불가피했다는 피신청인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위 제1의2 "아"에서 인정하였듯이 입사당시 체결한 근로계약서상에는 '근무지 변경'에 관한 조항이 있을 뿐 '직종 변경'에 관한 내용은 명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신청인이 1991년 입사이래 계속 9년간 간호조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간호조무사로 종사하는 것이 충분히 기대되는 상황임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간호조무사직에서 일반 사무직으로 직종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피신청인은 위 제1의2 "나"와 "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청인의 결혼을 전후하여 '결혼 후의 거취' 문제에 관하여 신청인과 수차례 면담을 하였고, 그 후 진료시간이 단축되었던 1999. 1월 이후에도 신청인의 사직여부에 관한 면담이 있었을 뿐 '일반 사무직'으로의 전직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한편 위 제1의2 "자"와 "차"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체협약상 '전환배치의 경우 사전에 본인의 의사를 반영하되 불가피한 경우 조합과 협의'하며, '회사 운영상 고유업무(직종)외에 타 업무에 지원보내는 경우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강제조치를 하여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전직명령 이전에 신청인 및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를 하여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하나 당사자인 신청인과 노동조합은 이를 전적으로 부인하고 있으며, 피신청인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위 제1의2 "카"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신청인에게 전직명령을 한 다음날인 1999. 5. 11. 노동조합은 피신청인에게 '조합원의 인사명령 시정 요청의 건'이라는 항의문을 발송하고, 이어서 같은해 5. 13. 신청인은 '본인의 동의없는 인사명령을 취소하라'는 제목의 문서를 피신청인에게 보낸 사실이 있다.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 단체협약에 정한 절차를 이행하였다고 하는 피신청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상과 같이 피신청인이 간호조무사인 신청인을 사무직으로 전직명령함에 있어서 그 사유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에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채 본인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인사명령한 것은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위원회의 판단과 결론을 달리한 초심지노위 결정을 취소하고 근로기준법 제33조, 노동위원회법 제26조 및 노동위원회규칙 제38조의 규정에 의거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위원장 공익위원 신 홍

공익위원 김수곤

공익위원 김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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